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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남ㆍ처제 대신 oo님, oo씨? 명절에 모인 가족 어떻게 불러야할까

중앙일보 2019.02.03 13:00
결혼 이미지 [pixabay]

결혼 이미지 [pixabay]

“저는 남편 여동생을 ‘아가씨’라 부르는데 남편은 제 동생들에게 ‘처남, 처제’라고 낮춰 부르나요. 제가 사극에 나오는 하녀라도 된 것 같은 기분이에요. 명절에 시댁에 갈 때마다 어색하고 불편해요.” 설 연휴를 앞두고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온 글이다. 
 
2012년 국립국어원이 낸 ‘표준 언어 예절’ 에 따르면 남편 동생은 ‘도련님, 아가씨’로, 아내 동생은 ‘처남, 처제’로 부른다. 관습처럼 써오던 가족 간 호칭이 성차별적이라는 지적이 이어지면서 정부가 최근 대안을 내놨다.
 
3일 여성가족부에 따르면 2019년 추진되는 건강가정 기본계획(2016~2020) 시행 계획에 가족 호칭 양성평등 방안이 담겼다. 여가부는 지난해부터 국립국어원ㆍ국민권익위원회와 가족 호칭 개선을 위한 논의를 이어왔다. 국어원은 ‘사회적 소통을 위한 언어 정책’ 연구를 진행했고 이를 토대로 지난해 12월 ‘가족호칭 정비안’을 내놨다. 남편ㆍ아내 양쪽 집안의 호칭 체계를 대칭을 이루도록 바꾸고 차별적인 호칭에 대한 대안을 제시했다.  
[국립국어원]

[국립국어원]

지금은 시부모는 ‘아버님’ ‘어머님ㆍ어머니’ 로 부르고, 처부모는 ‘장인어른, 아버님’ ‘장모님, 어머님’으로 부른다. 국어원의 대안에 따르면 부모는 양가 구분없이 ‘아버님, 어머님’으로 통일한다. 또 친밀하게 부를 경우 양가 부모 구분 없이 ‘님’을 생략하고 ‘아버지, 어머니’로 불러도 된다. 다만 ‘장인어른, 장모님’ 등 기존 호칭도 없애지 않고 유지한다. 시댁-처가 명칭도 “남편의 집만 ‘댁’자를 붙여 높여 부른다”는 비판에 따라 시댁-처가댁 또는 시가-처가 등 나란히 바꾸는 방안이 제시됐다. 
 
배우자의 손아래 동기는 기존에는 남편 쪽은 ‘도련님, 아가씨’, 아내 쪽은 ‘처남, 처제’로 불렀지만 앞으로는 ‘oo(이름) 씨, 동생(님)’ 등으로 부른다. 국어원은 이와 함께 ‘처남님, 처제님’도 대안으로 제안했다. 국어원은 이번엔 표준 언어 예절을 발간하지 않을 계획이다. 사람들이 일상에서 사용하는 개인적인 언어를 ‘표준 어법’이냐 아니냐로 가르는 것이 부적절하다는 판단 때문이다.
 
국어원의 표준 언어 예절과 달리 부르기 쉬운 호칭을 쓰는 이들도 많다. 직장인 지모(32)씨 부부는 서로의 동생들을 이름으로 부른다. 지씨는 “나는 연애할 때부터 남편 여동생을 ‘OO아’라고 이름을 불러왔고, 남편도 내 여동생 이름을 불러왔다. 결혼을 했다고 해서 굳이 처제ㆍ아가씨로 호칭을 바꿀 이유가 없다”라고 말했다.
 
김숙자 여가부 가족정책과장은 “가족 호칭을 하나로 통일하고 이게 옳으니 쓰라고 강제하는게 아니다. 정부는 여러가지 대안을 제시하는 것이고 그것을 쓰는건 사람들의 마음이다”라고 말했다.
 
이에스더 기자 etoil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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