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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복동 할머니 추모] 총리 관저로 확성기 돌려 "아베, 사죄하라"

중앙일보 2019.02.01 18:03
1일 도쿄 치요다구 나가타정 총리 관저 앞에서 재일동포와 일본 시민들이 김복동 할머니를 추모하는 집회를 열고 있다. 윤설영 특파원

1일 도쿄 치요다구 나가타정 총리 관저 앞에서 재일동포와 일본 시민들이 김복동 할머니를 추모하는 집회를 열고 있다. 윤설영 특파원

 
“저는 김복동 할머니가 활동을 시작한 1992년에 태어났습니다. 돌아가실 때까지 평화를 위해 싸운 할머니를 생각하면 부끄럽기만 합니다”  
  
1일 도쿄에서 위안부 피해자인 고 김복동 할머니의 추모집회가 열렸다. 이날 집회는 재일본 조선인총연합회(조총련) 산하 단체인 재일본조선인인권협회의 주최로 열렸으며, 김 할머니를 기억하는 일본인 시민들과 재일동포 등 약 30명이 참석했다.
 
참가자들은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를 상징하는 나비 모양의 종이와 촛불을 들었다. 김복동 할머니뿐 아니라 고(故) 김학순, 박영심, 배봉기 할머니 등 다른 피해자들의 사진도 함께 들었다.
 
1일 도쿄 치요다구 나가타쵸 총리 관저 앞에서 재일동포와 일본 시민들이 김복동 할머니를 추모하는 집회를 열고 있다. 윤설영 특파원

1일 도쿄 치요다구 나가타쵸 총리 관저 앞에서 재일동포와 일본 시민들이 김복동 할머니를 추모하는 집회를 열고 있다. 윤설영 특파원

 
집회가 열린 곳은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업무를 보는 총리 관저와 도로 하나를 사이에 둔 곳이었다. 참가자들은 확성기를 총리 관저 쪽을 향하도록 하고 “일본 정부는 공식 사죄하라”, “역사왜곡을 용서하지 않겠다”는 등의 구호를 외쳤다. 
 
 
주최 측은 김복동 할머니가 1992년 일본군 위안부 피해 사실을 밝힌 뒤, 지난 30년 가까이 벌여온 활동 내역을 소개했다. 할머니를 추모하는 시간엔 눈물을 흘리는 참가자도 있었다.
 
위안부 피해자 지원 활동을 벌여온 후루하시 아야(34)는 “위안부 문제는 역사, 외교 문제를 넘어 여성의 존엄에 관한 문제다. 전시 성폭력 문제가 용기있는 위안부 할머니들로부터 시작됐다”면서 “할머니의 뜻을 우리가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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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가자들은 확성기를 들고 자유 발언을 이어갔다.  
 
한 일본인 여성 참가자는 “2년전 오키나와 미야코지마(宮古島)에도 위안소가 있었다는 증언을 들었다. 12명, 13명 정도가 있다고 했다”면서 “아베 총리가 일본군 위안부의 존재를 부정하는 건 매우 유감이며, 정부가 사실을 부인하더라도 제대로 사죄하는 일본이 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1일 도쿄 치요다구 나가타쵸 총리 관저 앞에서 재일동포와 일본 시민들이 김복동 할머니를 추모하는 집회를 열고 있다. 윤설영 특파원

1일 도쿄 치요다구 나가타쵸 총리 관저 앞에서 재일동포와 일본 시민들이 김복동 할머니를 추모하는 집회를 열고 있다. 윤설영 특파원

 
자신을 ‘80세 넘은 일본인’이라고 소개한 한 남성은 “미국 대통령이 히로시마에 가서 피해자를 직접 만났을 때 아베 총리를 무엇을 느꼈는가. 최소한 서울에 가서 할머니를 만나 말을 거는 총리이기를 바랐다”고 말했다.
 
김복동 할머니가 조총련계 동포들에게도 용기와 희망을 북돋워주었다는 증언도 이어졌다. 김복동 할머니는 2018년 재일조선학교 지원을 위해 5000만원을 기부하고 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전달하는 등 각별한 관심을 뒀다.
 
재일조선인인권협회 박김우기는 “김복동 할머니가 생전에 일본 정부의 조선학교 무상화 배제 정책에 분노하고 여러 번 조선학교를 방문하고 장학금도 지원했다”면서 “2014년 조선대학교에서 피해사실을 증언하면서도 학생들에게 조선사람으로서 떳떳히 살아가라는 귀중한 증언을 해주셨다”고 회고했다.  
  
도쿄=윤설영 특파원 snow0@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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