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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상민심은 어디로? 대치 격해지며 결집하는 여야 지지층

중앙일보 2019.02.01 15:08
명절은 민심의 향배를 가르는 주요 분수령 중 하나다. 친척들이 삼삼오오 모여 앉으면 자연스레 현안 관련 얘기를 주고받기 마련이다. 그래서 정치권에선 명절 밥상에 올라갈 이슈 관리에 유독 신경을 많이 쓴다. 
설 연휴를 앞둔 1일 여야 지도부는 일제히 귀성 인사에 나섰다. 얼굴은 웃고 있었지만, 발언 내용이나 강도는 달랐다.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 등 당 지도부가 1일 오전 서울 용산역에서 열린 현장 최고위원회의를 마치고 플랫폼에서 설 귀성객에게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 등 당 지도부가 1일 오전 서울 용산역에서 열린 현장 최고위원회의를 마치고 플랫폼에서 설 귀성객에게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해찬 대표, 홍영표 원내대표 등 더불어민주당 지도부는 서울 용산역에서 최고위원회의를 열었다. 이 대표는 김경수 경남지사 법정 구속과 관련해 자유한국당 비판에 힘을 쏟았다.
“(한국당 소속인 국회) 법사위원장이 현직 대통령의 퇴진을 촉구하는 걸 보면서 통탄을 금할 수가 없다. 자유한국당의 당 대표였던 사람이 탄핵당했다. 탄핵당한 사람들이 감히 촛불 혁명으로 당선된 대통령을 대선 불복으로 대한단 말이냐.”
 
다른 참석자들도 “김 지사 재판과 연결해서 대선을 불복하는 것은 국민 뜻을 배반하는 것”(홍 원내대표), “허술한 판결로 대선 불복까지 언급하고 암시하는 건 국민에 대한 무시”(박주민 최고위원)와 같은 발언을 쏟아냈다. 다만 당 지도부는 삼권 분립 원칙을 훼손한다는 비판 여론을 의식한 듯 성창호 판사 등 재판부에 대한 언급은 자제했다.
 
김 지사 구속 후 당 지도부는 “대표 등이 직접 이 문제에 대응하지 않는다”는 방침을 정했다. 그러나 한국당이 청와대 앞에서 시위한 것을 계기로 ‘대선불복 프레임’을 제기하며 맹비난하기 시작했다. 정치권에선 문 대통령 지지층을 결집하기 위한 전술이란 분석이 나온다.
 
애초 여권은 지난해 말부터 연일 경제 성과를 강조해왔다. 그러나 뜻대로 되지 않았다. 각 지역을 찾아 현장 최고위원회를 개최하는 등 경제 행보를 강화했지만 ‘손혜원 목포 이슈’가 돌출하면서 가려졌다. 지지층의 비난 여론을 감수해가면서 대규모 SOC(사회간접자본) 공사를 밀어붙이기 위해 예비타당성 조사 면제 카드를 꺼내 들었지만 이번엔 문 대통령 최측근의 구속이란 악재가 덮쳤다. 당직을 맡은 한 의원은 “설 연휴를 앞두고 당이 해온 일들이 가려지는 것 같아 당혹스럽다”라고 말했다.
 
김병준 자유한국당 비상대책위원장과 나경원 원내대표, 당대표 후보들이 1일 오전 서울역에서 설 명절 귀성객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뉴스1]

김병준 자유한국당 비상대책위원장과 나경원 원내대표, 당대표 후보들이 1일 오전 서울역에서 설 명절 귀성객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뉴스1]

 
대여 공세의 고삐를 조이고 있는 한국당은 이날 서울역에서 귀성 인사를 했다. 김병준 비상대책위원장과 나경원 원내대표 등 지도부와 황교안 전 국무총리, 오세훈 전 서울시장, 심재철·안상수 의원 등 전당대회 주자들도 대거 출동했다.
 
한국당은 4쪽짜리 홍보물에 손혜원 의원의 목포 부동산 투기 의혹, 민주당 서영교 의원의 재판 청탁 의혹 등을 넣어 여권의 실정을 부각했다. 김병준 위원장은 “경제가 좋지 않아서 고향 내려가시는데 마음이 좀 답답하고 무거울 것 같다”며 “며칠이라도 반가운 친지들 만나서 즐거운 시간 보내면서 어려움에 대한 걱정들을 내려놓고, 잘 다녀오셔서 새로운 한 해를 잘 설계해주셨으면 한다”고 말했다. 나 원내대표는 “지난해와 올해 한국당을 대하는 부분이 달라진 것 같은데, 야당에 대한 기대가 읽힌다”고 말했다. 전당대회 주자들은 시민들과 만나며 셀카를 찍으며 지지를 호소했다.
 
한국갤럽, 주요 정당 지지도

한국갤럽, 주요 정당 지지도

 
이런 가운데 이날 한국갤럽이 발표한 여론조사(1월29~31일 전국 성인 1004명 조사, 표본오차 95% 신뢰수준 ±3.1%포인트)에서 한국당의 지지율은 전주보다 3%포인트 오른 21%를 기록해 탄핵 이후 처음으로 20%를 넘겼다. 2016년 10월 초까지 30%대를 유지하던 당시 새누리당의 지지율은 국정농단 의혹이 제기된 그해 11월 20% 아래로 떨어진 뒤 한 번도 20% 선을 회복하지 못해왔다. 한국갤럽은 “전당대회를 앞두고 황교안 전 총리 등의 출마 선언이 지지층의 주의를 환기한 결과”라며 컨벤션 효과를 주요 원인으로 꼽았다. 민주당도 전주보다 2%포인트 오른 39%의 지지율을 기록해 양측의 지지자들이 결집하는 양상을 나타냈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된다.
 
권호·성지원 기자 gnom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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