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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와 똑같이' 뿔테 안경 쓰기 시작한 아베, 그 의도는?

중앙일보 2019.01.31 17:28
 31일 일본 신문들의 조ㆍ석간엔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와 그의 선친인 아베 신타로(安倍晋太郎·1924~1991) 전 외상의 사진이 나란히 실렸다.
1986년 러시아 외무장관과 회담하는 아베 신타로 전 외상[사진=지지통신 제공]

1986년 러시아 외무장관과 회담하는 아베 신타로 전 외상[사진=지지통신 제공]

 

뿔테 안경 모습이 '아버지 아베' 옛 모습과 똑 닮아
대소 외교 힘썼던 아버지처럼, 러시아의 협상 어필
노동통계 부정 스캔들,외교 능력 부각해 돌파 의도

최근 들어 공개적인 자리에서 안경을 쓰기 시작한 아베 총리의 모습이 선친과 똑 닮았기 때문이다.  
아베 총리가 31일 안경을 쓴 채 의원들의 답변에 답하고 있다. [UPI=연합뉴스]

아베 총리가 31일 안경을 쓴 채 의원들의 답변에 답하고 있다. [UPI=연합뉴스]

 
짙은 뿔테 안경을 쓴 두 사람의 모습은 누가 봐도 부자간임을 알 수 있을 정도로 닮았다. 
 
1981년 자민당 대회에서 정조회장으로서 연설하는 아베 신타로 전 외상[사진=지지통신 제공]

1981년 자민당 대회에서 정조회장으로서 연설하는 아베 신타로 전 외상[사진=지지통신 제공]

의원들 사이에서도 "신타로 전 외상의 모습을 보는 것 같다"는 반응이 나왔다고 한다.  
 
아베 총리는 최근 들어 안경을 자주 쓰기 시작했다.  
 
지난 23일 스위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 연차 총회(일명 다보스 포럼)연설 때가 처음이었고, 30~31일 일본 국회에 출석해서도 안경을 쓴 채 여야 의원들의 질문에 답했다.
 
선친인 아베 전 외상은 1988년 ‘안경이 가장 잘 어울리는 유명인’에게 수여되는 ‘일본 안경 베스트 드레서’상의 초대 수상자였다.  
 
당시 아베 전 외상의 나이는 64세, 최근 안경을 쓰기 시작한 아베 총리의 나이도 64세로 같다.
 
아베 총리가 안경을 착용하기 시작한 걸 두고는 일본 정계에서 여러 가지 분석이 나오고 있다.
 
아베 전 외상은 외상 재임시절 구 소련과의 관계 개선에 힘을 쏟았다. 
 
1991년 암투병 끝에 사망하기 한달 전까지도 방일한 미하일 고르바초프 당시 소련 대통령과 회담을 할 정도였다.
1986년 도쿄에서 소련과의 조세 며역 관련 협정을 체결하는 아베 신타로 전 외상[사진=지지통신 제공]

1986년 도쿄에서 소련과의 조세 며역 관련 협정을 체결하는 아베 신타로 전 외상[사진=지지통신 제공]

 
그래서 일본 정계에선 “아베 총리가 러시아와의 쿠릴 열도(일본은 북방 영토로 주장)반환 협상에 매달리는 건 아버지가 그에게 남긴 미션이기 때문”이란 말도 있다. 
 
아베 총리의 안경 착용을 놓고도 ‘아버지처럼 협상해 쿠릴 열도 반환 협상을 반드시 전진시키겠다’는 결의를 보인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한편으로는 아버지의 이미지를 자신에게 교차시켜 ‘외교 리더십’을 부각하려는 의도도 엿보인다.
 
노동 통계 부정 논란이라는 대형 스캔들 속에서도 아베 총리의 지지율이 하락하지 않는 걸 두고 일본 언론들은 “러시아와의 평화조약·영토 협상, 한국과의 갈등 국면에서 아베 총리의 외교적 리더십에 대한 일본 국민들의 지지가 탄탄하기 때문”으로 분석하고 있다.
 
아베 신조 총리와 선친인 아베 신타로 전 외상의 안경쓴 모습을 비교한 31일자 산케이 신문 보도. 서승욱 특파원

아베 신조 총리와 선친인 아베 신타로 전 외상의 안경쓴 모습을 비교한 31일자 산케이 신문 보도. 서승욱 특파원

아베 총리는 30일 중의원 답변에서도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의 깊은 신뢰관계를 바탕으로 러시아와의 교섭을 가속시키겠다”고 말했다.
 
아베 총리가 쓰고 있는 안경은 지난해 12월초 자택 부근인 도쿄 시부야(渋谷)의 도큐(東急)백화점 본점에서 구매한 것이라고 일본 언론들은 전했다.  
 
도쿄=서승욱 특파원 sswo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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