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뚜껑 연 넷플릭스 사극 ‘킹덤’…조선 왕은 왜 좀비가 됐나

중앙일보 2019.01.29 00:03 종합 23면 지면보기
‘킹덤’은 세자 이창(주지훈)이 아버지가 걸린 역병의 정체를 파헤치면서 시작된다. [사진 넷플릭스]

‘킹덤’은 세자 이창(주지훈)이 아버지가 걸린 역병의 정체를 파헤치면서 시작된다. [사진 넷플릭스]

이것은 좀비물인가 사극인가. 25일 전 세계 190개국에 동시 공개된 넷플릭스 첫 한국 오리지널 드라마 ‘킹덤’(시즌 1, 6부작)은 권력에 대한 탐욕, 민초의 배고픔이 맞닿아 탄생한 괴물들이 얽히고설킨 사회고발극에 가까웠다. 김은희(47) 작가는 “‘킹덤’은 배고픔에 관한 이야기”라고 설명했다.
 

시즌1 총 6부작 공개한 김은희 작가
위정자 탐욕이 빚은 괴물 이야기
“한옥 등 한국의 아름다움 보여줘”
대본 끝낸 시즌2도 다음달 촬영

역병은 왕에게서 시작된다. 권력 실세 조학주(류승룡) 대감과 그의 딸인 중전(김혜준)은 후궁의 아들인 이창(주지훈)이 왕이 되는 것을 막기 위해 중전의 태아가 출생할 때까지 생사초를 써서 왕의 죽음을 미뤄둔다. 그렇게 왕은 죽었지만 죽을 수 없는 괴물이 된다. 그에게 물린 주검의 정체를 모르고 나눠 먹은 사람들 역시 산 것도 죽은 것도 아닌 좀비가 되자, 의녀 서비(배두나)는 이 기이한 역병의 근원을 찾아 나선다.
 
28일 만난 김은희 작가는 “좀비가 무서움과 공포의 대상일 수도 있지만 배고프고 슬픈 존재로 표현하고 싶었다”며 “전란 후 피폐하면서도 통제가 불가능한 조선 시대로 가져오면 그 아이러니가 더욱 커질 것이라 생각했다”고 밝혔다. 그는 “임진왜란 때 선조나 6·25전쟁 당시 이승만 대통령도 백성과 국민을 버리고 피난을 갔던 것처럼 역사는 변하지 않고 반복된다. 그런 의미에서 공감 능력이 있는 위정자의 모습을 그리고 싶었다”고 덧붙였다.
 
김은희 작가

김은희 작가

‘킹덤’은 한국적 소재로 할리우드 좀비물과 차별화를 꾀했다. 아침이면 좀비들이 툇마루 밑으로 기어들어가는 모습, 감옥에서 나무 칼을 목에 쓰고 발버둥 치는 장면 등이 인상적이다. 김 작가는 한옥 배경인 영화 ‘그해 여름’(2006)의 각본가로 데뷔했을 때부터 “한옥의 아름다움을 알리고 싶다는 마음에 고택과 민속촌 등을 많이 찾아다녔다”고 전했다.
 
‘킹덤’은 ‘부산행’(2016) ‘창궐’(2018) 등 한국 좀비영화에 앞서 2011년 시작된 프로젝트다. 방송용 표현 수위를 고민하던 터에 시놉시스를 들은 웹툰 제작사 와이랩의 윤인완 대표가 “만화로 먼저 내보내는 게 어떻겠냐”고 제안, 2014년 ‘신의 나라’라는 웹툰으로 일본에서 먼저 공개했다. 김 작가는 “웹툰은 세자 이창의 어린 시절을 담은 프리퀄에 가깝다”며 “넷플릭스와는 ‘시그널’(2016) 종영 후 만나게 되면서 ‘이런 작품은 어떻냐’고 역제안한 것”이라고 밝혔다.
 
넷플릭스는 다음 회차 시청을 독려하기 위해 “회당 분량은 짧으면 짧을수록 좋다”는 가이드라인을 줬다. 그 과정에서 당초 8부작으로 기획된 작품이 시즌1, 2 각각 6부작으로 총 12부작이 됐다. 시청자들 사이에서는 “시즌1이 끝났는데도 이야기가 일단락되지 않았다” “생각보다 이야기가 너무 늘어진다”는 볼멘소리도 나온다.
 
김 작가는 “한국 사극을 처음 접하는 시청자들도 있기에 고민이 많았던 게 사실”이라며 “전체 세계관을 이해시키기 위해서라도 전사를 충분히 깔고 가야 해서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고 답했다. 제작이 확정된 시즌2는 대본이 마무리된 상태. 촬영은 다음 달 시작한다. 영화 ‘터널’(2016)의 김성훈 감독이 시즌 1을 연출한 데 이어 시즌 2는 ‘특별시민’(2017)의 박인제 감독이 메가폰을 잡는다. 김 작가는 또 다른 기대작 ‘시그널 2’에 대해서는 “연출과 배우분들이 함께 해주셔야 가능하겠지만 일단 대본은 쓰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글=민경원 기자, 사진=권혁재 사진전문기자 storym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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