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나흘 만에 후원금 다 채웠다…'文파'는 왜 손혜원에 열광하나

중앙일보 2019.01.25 14:10
23일 오후 목포 근대역사문화공간 내 부동산 투기 의혹을 받는 손혜원 무소속 의원이 기자회견을 마친 뒤 지지자들의 환호를 받으며 이동하고 있다. [프리랜서 장정필]

23일 오후 목포 근대역사문화공간 내 부동산 투기 의혹을 받는 손혜원 무소속 의원이 기자회견을 마친 뒤 지지자들의 환호를 받으며 이동하고 있다. [프리랜서 장정필]

 
손혜원 의원이 더불어민주당을 탈당했지만 문재인 대통령 열성 지지층의 성원은 오히려 더 뜨거워지는 분위기다. 손 의원이 탈당 나흘 만에 올해 국회의원 후원금 모금 한도인 1억 5000만원을 다 채울 수 있는 건 이른바 ‘문파(文派)’라고 불리는 문 대통령 열성 지지층의 응원 덕분인 것으로 보인다.
 
정치적으론 손 의원이 사면초가 신세지만 ‘문파’가 이처럼 손 의원 지원 활동에 나서는 건 어떤 이유에서일까. 민주당에선 “손 의원의 그간 행보가 문 대통령 지지층에게 강하게 어필했기 때문”이란 말이 나온다.
 
손 의원은 정계입문 과정부터 최근까지의 이력을 봤을 때 ‘친문’이라는 수식어를 달기에 충분하다. 손 의원은 문재인 대통령이 새정치민주연합 대표시절이던 2015년 당 홍보위원장으로 영입됐고 이듬해 총선 때 서울 마포을 전략공천을 받아 국회의원 배지를 달았다. 문 대통령의 부인인 김정숙 여사와는 숙명여중ㆍ고 동문으로 ‘50년 지기’라 알려져있다.
대통령 부인 김정숙 여사가 23일 서울 종로구 치매안심센터에서 치매환자와 가족에게 봉사하는 치매파트너 교육을 수강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대통령 부인 김정숙 여사가 23일 서울 종로구 치매안심센터에서 치매환자와 가족에게 봉사하는 치매파트너 교육을 수강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손혜원 의원은 지난 20일 탈당 회견에서 “제 분신과도 같은 더불어민주당 당적을 내려 놓겠다는 생각은 그리 쉽지 않은 결정이었다”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이라는 당명과 브랜드 이미지를 손수 만들었고, 문재인 대통령의 집권에 기여했다는 점을 강조하기 위해서다. 같은 편 내에서 손 의원의 공로 자체를 폄하하는 목소리는 거의 없다.
 
여의도 정가에는 “대체 손 의원의 민주당 지분이 어느 정도이기에 탈당을 하고도 ‘문파’들의 지지를 받는거냐. 당 지도부가 내치지도 못하고 쩔쩔맨 건 손 의원이 김 여사와 절친이기 때문 아니겠느냐”는 뒷말이 무성하다. 민주당 관계자는 “손 의원이 ‘적폐’로 내몰리는 순간 문 대통령과 김 여사도 정치적으로 타격을 입을 수 있다는 위기감이 ‘문파’들을 결집시키는 힘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목포 부동산 투기 의혹을 받고 있는 더불어민주당 손혜원 의원이 20일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가진뒤 홍영표 원내대표의 어깨를 만지며 위로하고 있다. [뉴시스]

목포 부동산 투기 의혹을 받고 있는 더불어민주당 손혜원 의원이 20일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가진뒤 홍영표 원내대표의 어깨를 만지며 위로하고 있다. [뉴시스]

 
손 의원은 동료 의원들에게 ‘SNS 중독자’라는 말을 들을 만큼 페이스북이나 유튜브 활동이 왕성한 편이다. 문 대통령이 반대 진영으로부터 공격을 받거나 위기에 처할 때마다 SNS를 통해 ‘호위무사’ 역할을 했고 실제 파급력이 있었다. 최근 신재민 전 기획재정부 사무관이 청와대 관련 의혹을 폭로하자 손 의원은 “나쁜 머리 쓰며 의인(義人)인 척 위장하고 청산유수로 떠드는 솜씨가 가증스럽기 짝이 없다”고 노골적인 비판을 쏟아냈다. “이미 퇴직한 사람이 몇 달이나 지나서 헛소문을 퍼뜨리는 건 보통 양아치 짓”이라는 내용의 역사학자 전우용씨 글을 공유하며 공감을 표하기도 했다. 막말과 인신공격 논란으로 ‘18원’ 후원금을 받는 등 역풍이 있었지만 그럴수록 ‘문파’들에게는 영웅 대접을 받았다.
 
2017년 2월 27일 오전 서울 여의도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 캠프 브리핑실에서 예종석 홍보본부장과 손혜원 홍보 부본부장이 '더문캠' 명칭과 로고 및 홍보 동영상 브리핑을 하고 있다. [중앙포토]

2017년 2월 27일 오전 서울 여의도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 캠프 브리핑실에서 예종석 홍보본부장과 손혜원 홍보 부본부장이 '더문캠' 명칭과 로고 및 홍보 동영상 브리핑을 하고 있다. [중앙포토]

 
손 의원은 지난 24일 페이스북에서 후원금이 쏟아진다는 소식을 전하며 “여러분들 ‘빽’만 믿고 당당하게 최선을 다해 일 하겠다”고 말했다. 스스로 ‘문파’를 자처하는 한 민주당 지지자는 25일 통화에서 “손 의원은 올드한 당의 이미지를 젊고 신선하게 바꿔준 것 만으로도 공로를 충분히 인정받아야 한다. 대선 후보도 될 수 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한다”며 “목포 부동산 투기 논란도 ‘선의’에서 시작했다는 손 의원의 해명을 믿는다, 최소한 투기는 절대 아닐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경희 기자 amator@joongang.co.kr
공유하기
광고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