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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조, 부실 상조업체 피해 2만2000명 구제 나선다

중앙일보 2019.01.25 00:05 종합 8면 지면보기
본지 1월 23일자 1면에 보도된 ‘상조의 배신’

본지 1월 23일자 1면에 보도된 ‘상조의 배신’

공정거래위원회가 24일 자본금 기준 15억원(기존 3억원)의 상향 요건에 미달한 상조업체에 가입한 고객에 대해 전수 실태조사에 나선다. 25일 관련 법 조항이 발효됨에 따라 이 기준을 충족하지 못한 업체들이 등록 취소, 폐업 절차를 밟게 되지만 가입자들이 제대로 피해 구제를 받기 어렵다는 중앙일보의 탐사보도(1월 23일자 1, 4, 5면 ‘상조의 배신…죽음 그 후가 더 두렵습니다’)에 따른 후속 조치다. 현재로선 41곳 업체에 가입한 2만2000명이다.
 

본지 ‘할머니 피해’ 보도에 조치
자본금 15억 안 되는 업체 41곳
오늘부터 폐업, 가입자 피해 위기
공정위 “타업체 서비스 받게 할 것”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은 이날 “(본지에 피해 사례로 언급된) 김옥자 할머니와 같은 상조 피해자들이 다시는 발생하지 않도록 소비자 보호에 힘써야 한다”며 “장기적으론 폐업과 같은 불상사를 미연에 막을 수 있도록 상조회사의 재무 건전성을 강화하는 등의 조치도 필요하다”는 지시를 내렸다고 공정위 관계자들은 전했다.
 
공정위는 이에 따라 2만2000명 전수 조사란 방안을 마련했다. 납입금의 50% 수준인 피해보상금을 제대로 받을 수 있도록 돕자는 차원이다. 또 피해보상금을 다른 상조업체에 맡기고 그대로 상조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내상조그대로’ 서비스로 적극적으로 유도하겠다는 계획도 세웠다. 내상조그대로엔 프리드라이프·교원라이프 등 6개 대형 상조업체가 참여하고 있다.
 
김상조. [연합뉴스]

김상조. [연합뉴스]

공정위 관계자는 이와 관련, “목표는 폐업 대상 업체의 고객 2만2000여 명 모두가 다른 상조업체의 서비스로 갈아타 손해를 보지 않도록 하는 것”이라며 “예산만 확보된다면 피해자 전원에게 개별적으로 연락해 내상조그대로 서비스를 안내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자본금 미충족으로 폐업이 예정된 한 상조업체의 고객 김주민(54)씨는 “폐업 예정 명단에 우리 가족·친척 모두가 가입한 상조업체가 포함돼 있어 지금까지 넣은 돈(3계좌·570만원가량)을 다 날리는 것 아닌가 하는 걱정이 컸다”며 “자본금 문제로 40여 개 업체가 폐업하면 절반 가까운 곳이 망한다는 건데 정부가 적극적으로 나서 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정치권에서도 제도 개선을 위해 빠르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공정위를 담당하는 국회 정무위 소속인 김용태 자유한국당 의원은 23일 오후 공정위 담당 국·과장을 국회에서 만나 소비자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방안을 논의했다. ▶자본금 미충족 업체의 가입 고객 2만2000명 전원 구제 ▶최근 3년간 폐업한 85개 업체의 가입 고객 31만 명에 대한 피해보상 등 두 가지 방안이 대표적이다.
 
또 방만·부실경영과 ‘먹튀 폐업’ 등 상조업계의 곪아온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대책 마련도 논의됐다. 김 의원은 공정위 측에 ▶고객 적립금 50% 현금 예치 의무화 ▶고객 적립금 사용 용도 제한 ▶상조협회 설립 등 세 가지 방안 마련을 주문했다. 업체 폐업 등 대부분의 문제가 경영진이 아무런 제한 없이 고객 적립금을 방만하게 사용해 불거지고 있다는 점을 고려한 조치다.
 
김 의원은 “그간 공정위의 소홀한 관리·감독과 부실한 안전장치로 인해 소비자 피해가 계속됐다”며 “김 위원장에게 지금이라도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당부했고 정부와 국회가 함께 노력해 나가기로 뜻을 모았다”고 말했다.
 
한편 김옥자 할머니에게 도움의 손길이 이어졌다. 24일 현재 8개 상조업체에서 김 할머니에게 무상으로 장례서비스를 제공해 주겠다고 자원했다. 김 할머니는 “나 혼자 피해를 본 것도 아닌데 도움을 주신다니 몸 둘 바를 모르겠다”며 “죽은 뒤에 나를 챙겨줄 사람이 생겼다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든든하고 고마운 마음뿐”이라고 말했다.
 
탐사보도팀=유지혜·정진우·하준호 기자 dino87@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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