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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사하다

공정위 "상조 피해 2만2000명 구제"

중앙일보 2019.01.24 17:29
2만2000명 '상조 피해자' 전원 구제 나선 공정위
공정거래위원회가 24일 자본금 기준 15억원(기존 3억원)의 상향 요건에 미달한 상조업체에 가입한 고객에 대해 전수 실태 조사에 나선다. 25일 관련 법 조항이 발효됨에 따라 이 기준을 충족하지 못한 업체들이 등록 취소, 폐업 절차를 밟게 되지만 가입자들이 제대로 피해 구제를 받기 어렵다는 중앙일보의 탐사보도(1월 23일 자 1·4·5면 '상조의 배신…죽음 그 후가 더 두렵습니다')에 따른 후속 조치다. 현재로썬 41곳 업체에 가입한 2만2000명이다. 
 

정치권·여론 질타에 대책 마련 나선 공정위
김상조 "피해자 다시 발생 없도록 적극 조치" 지시
내상조그대로 통해 2만2000여명 전원 구제
적립금 예치 규정 바꾸고 협회 설립해 관리·감독
김용태 “제2의 김옥자 할머니 다시는 없어야”
공정위 “현실적 문제 있겠지만 적극 논의할 것”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은 이날 “(본지에 피해 사례로 언급된) 김옥자 할머니와 같은 상조 피해자들이 다시는 발생하지 않도록 소비자 보호에 힘써야 한다”며 “장기적으론 폐업과 같은 불상사를 미연에 막을 수 있도록 상조회사의 재무 건전성을 강화하는 등의 조치도 필요하다”는 지시를 내렸다고 공정위 관계자들은 전했다.
 
피해고객 '내상조그대로' 서비스 활용 유도   
공정위는 이에 따라 2만2000명 전수조사란 방안을 마련했다. 납입금의 50% 수준인 피해보상금을 제대로 받을 수 있도록 돕자는 차원이다. 또 피해보상금을 다른 상조업체에 맡기고 그대로 상조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내상조그대로’ 서비스로 적극적으로 유도하겠다는 계획도 세웠다. 내상조그대로엔 프리드라이프·교원라이프 등 6개 대형 상조업체가 참여하고 있다.
 
공정위 관계자는 이와 관련 “목표는 폐업대상 업체의 고객 2만2000여명 모두가 다른 상조업체의 서비스로 갈아타 손해를 보지 않도록 하는 것”이라며 “예산만 확보된다면 피해자 전원에게 개별적으로 연락해 내상조그대로 서비스를 안내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자본금 미충족으로 폐업이 예정된 한 상조업체의 고객 김주민(54)씨는 “폐업 예정 명단에 우리 가족·친척 모두가 가입한 상조업체가 포함돼 있어 지금까지 넣은 돈(3구좌·570만원 가량)을 다 날리는 것 아닌가 하는 걱정이 컸다”며 “자본금 문제로 40여개 업체가 폐업하면 절반 가까운 곳이 망한다는 건데 정부가 적극적으로 나서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김용태 "정부와 국회가 함께 노력해 문제 해결할 것"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김용태 의원은 소비자 피해를 최소화하고 '먹튀 폐업'을 방지할 수 있는 5가지 방안을 마련, 공정위에 주문했다. 김 의원은 "자본금 기준을 15억원으로 상향조정키로 결정한 게 3년6개월 전인데 그간 공정위에선 소비자 피해가 뻔히 예상되는 상황에서도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며 "대책 마련과 함께 주문한 방안들이 실현될 수 있도록 끝까지 감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중앙포토]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김용태 의원은 소비자 피해를 최소화하고 '먹튀 폐업'을 방지할 수 있는 5가지 방안을 마련, 공정위에 주문했다. 김 의원은 "자본금 기준을 15억원으로 상향조정키로 결정한 게 3년6개월 전인데 그간 공정위에선 소비자 피해가 뻔히 예상되는 상황에서도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며 "대책 마련과 함께 주문한 방안들이 실현될 수 있도록 끝까지 감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중앙포토]

정치권에서도 제도 개선을 위해 빠르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공정위를 담당하는 국회 정무위 소속 김용태 자유한국당 의원은 23일 오후 공정위의 담당 국·과장을 국회에서 만나 소비자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방안을 논의했다. ▲자본금 미충족 업체의 가입 고객 2만 2000명 전원 구제 ▲최근 3년간 폐업한 85개 업체의 가입 고객 31만 명에 대한 피해보상 등 2가지 방안이 대표적이다. 
 
또 방만·부실경영과 ‘먹튀 폐업’ 등 상조업계의 곪아온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대책 마련도 논의됐다. 김 의원은 공정위 측에 ▲고객 적립금 50% 현금 예치 의무화 ▲고객 적립금 사용 용도 제한 ▲상조협회 설립 등 3가지 방안 마련을 주문했다. 업체 폐업 등 대부분의 문제가 경영진이 아무런 제한 없이 고객 적립금을 방만하게 사용해 불거지고 있다는 점을 고려한 조치다.  
 
김 의원은 “그간 공정위의 소홀한 관리·감독과 부실한 안전장치로 인해 소비자 피해가 계속됐다”며 “김 위원장에게 지금이라도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당부했고 정부와 국회가 함께 노력해 나가기로 뜻을 모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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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김옥자 할머니에게 도움의 손길이 이어졌다. 24일 현재 8개 상조업체에서 김 할머니에게 무상으로 장례서비스를 제공해주겠다고 자원했다. 김 할머니는 “나 혼자 피해를 본 것도 아닌데 도움을 주신다니 몸 둘 바를 모르겠다”며 “죽은 뒤에 나를 챙겨줄 사람이 생겼다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든든하고 고마운 마음뿐”이라고 말했다.  

 
탐사보도팀=유지혜·정진우·하준호 기자 dino87@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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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진우 정진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