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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대판 흔드는 황교안 "첫사랑 뜨거웠다, 한국당이 그렇다"

중앙일보 2019.01.24 17:09
황교안 전 국무총리가 23일 서울 서초동 사무실에서 중앙일보와 인터뷰하고 있다. [최정동 기자]

황교안 전 국무총리가 23일 서울 서초동 사무실에서 중앙일보와 인터뷰하고 있다. [최정동 기자]

첫사랑.
 
황교안 전 국무총리는 자유한국당에 대한 자신의 감정을 그렇게 밝혔다. 
 
“첫사랑 해보셨나?”라고 말문을 연 그는 “저는 정치 경험이 없다. 새정치하겠다고 들어오게 됐다. 그런데 돌이켜보면 제일 힘이 났을 때가 언제냐? 나는 첫사랑할 때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첫사랑인 아내를 만났을 때 정말 힘이 났다. 사법연수원에서 시험을 준비하는 동안도 애인(아내)이 너무 보고 싶더라. 정말 첫사랑은 뜨겁다. 저는 한국당과 첫사랑을 하고 있다. 그런 열정이면 뭐든지 할 수 있다”고 말했다. “관료 출신이라 당 대표가 되더라도 대여투쟁력이 약할 것이라는 지적이 있다”는 질문에 그는 이같은 대답으로 반박했다.
 
 이달 초까지만 해도 그가 전당대회에 뛰어들지에 대해서는 물음표가 많이 따라 붙었다.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이나 고건 전 총리 등 관료 출신들의 선례에 비춰 결국 정치권에 뛰어들지 못할 것이란 관측도 많았다. 하지만 지난 11일 김병준 비상대책위원장을 직접 찾아와 전격적으로 입당의사를 밝히며 이러한 예상을 뒤집었다. 보름이 지난 현재는 전당대회의 판을 뒤흔드는 가장 강력한 플레이어로 떠올랐다. 23일 서울 서초동에 있는 그의 사무실에서 인터뷰를 했다. 
 
사실상 정치활동 중이다. 정치가 몸에 맞는지.
“생래적 정치인은 없다고 하더라. 현장을 경험하면서 정치인이 돼가는 것이다.  
막상 어떤까.
“해야 하니까 한다. 불편하지만 해야할 일이다. 사명감이다. 그런데 국민들이 힘들어하는 걸 보기가 힘든 것도 사실이다.

 그는 “전당대회에 나올 것이냐”는 질문엔 “국민의 기대에 어긋나지 않게 할 것”이라며 “조만간 결정하겠다”고 했다. 하지만 인터뷰 도중 “강력한 자유우파 정당을 만들고 싶다”, “보수통합을 위해선 내려놓는 협상의 기술이 필요하다”고 하는 등 사실상 출마를 결심한 것으로 보였다.
 
 황교안 전 국무총리가 23일 서울 서초동 사무실에서 중앙일보와 인터뷰하며 보수 통합에 대한 생각을 설명하고 있다. 그는 유승민 의원에 대해 "내 가까운 친구의 친구"라고 소개했다. [최정동 기자]

황교안 전 국무총리가 23일 서울 서초동 사무실에서 중앙일보와 인터뷰하며 보수 통합에 대한 생각을 설명하고 있다. 그는 유승민 의원에 대해 "내 가까운 친구의 친구"라고 소개했다. [최정동 기자]

한국당은 보수통합이 큰 화두다. 당 대표가 되면 어느 세력까지 품을 것인가.
“중앙일보 기사(23일자 24면 ‘황교안 정치멘토는 자신이 사형 외쳤던 반미좌파 김현장’)를 보자. 김현장씨는 간첩 등의 죄가 인정된 안보사범으로 1989년쯤 내가 중형을 구형한 사람이다. 그런데 박근혜 정부에서 사회통합위원회가 구성돼 회의에 갔더니 그 분이 내 옆자리에 앉아 있더라. 생각을 바꿔 자유민주주의를 신봉하는 분이 됐더라. 그 뒤 급속도로 가까워져 친구처럼 됐다, 자유민주주의 가치를 가진 분들이라면 과거를 떠나 함께할 수 있는 것이 자유민주주의다. 우리가 지향하는 헌법가치가 같다면 다른 부분들은 극복할 수 있다.”
 
구체적으로 유승민 의원이나 바른정당계에 대해서는 어떤 생각인지.
“그 분은 제 가까운 친구의 친구다. 이 말씀으로 어떤 의미인지 아시겠죠? 기본적으로 가치가 같으면 자유우파는 같이 가야한다.”
 
가치는 같은데 이해관계가 다르기 때문에 갈등이 만들어진다. 그래서 통합이 어려운 거 아닌가.
“(통합을 하려면 협상이 필요하고) 협상을 위해선 내려놓음이 필요하다. 내려놓음이라는 과정을 통해 통합을 이뤄가는 과정이 이어질 것이라고 본다. 누가 당 대표가 되든 함께 당을 세워가야 한다. 내려놓는 것이 세우는 방법이다.”
 
반대편에는 태극기 세력이 있다. 이들도 통합 대상인가.
“물론이다. 태극기 부대라면 부정적으로 보는 시각도 있는데 이분들은 대한민국이 오늘날처럼 이만큼 살 수 있도록 평생 헌신해오신 분들이다. 대한민국 발전과 국민 통합에 대해서는 어느 누구를 가릴 수 없다.”
 
 23일 서울 서초동 사무실에서 중앙일보와 인터뷰하는 황교안 전 총리. "홍준표 전 대표와는 검사 시절 청주지검에서 힘께 일했다. 홍 전 대표의 아들 이름을 아직도 기억한다"고 말했다. [최정동 기자]

23일 서울 서초동 사무실에서 중앙일보와 인터뷰하는 황교안 전 총리. "홍준표 전 대표와는 검사 시절 청주지검에서 힘께 일했다. 홍 전 대표의 아들 이름을 아직도 기억한다"고 말했다. [최정동 기자]

 최근 홍준표 전 대표가 황 전 총리에 대해 “(탄핵 과정에서) 뒷방에 앉아 대통령 놀이를 즐겼던 사람”, “병익 미필을 방어하다가 당이 수렁에 빠질 것”이라며 거센 비판을 쏟아내고 있다.  
 
이런 비판을 들으면 어떤가.
“역시 나라를 걱정하기 때문에 보수우파의 역량을 걱정하며 하는 말씀 아니겠나. 받아들이기 나름이다. 특정한 분에 대해 이런저런 이야기하는 것은 오해의 소지가 있다. 저는 그 분의 장점을 보려고 한다. 물론 단점도 있겠지만 장점을 모아가는 정당이 돼야 진정한 통합이 된다.”
 
다소 거친 단어들도 나온다. 언짢지 않나.
“홍 전 대표는 젊었을 때 청주지검에서 같이 일한 좋은 인연이 있다. 당시 검사가 4명 뿐이었으니 다 친했다. 가족들과 인근 여행도 하고 그랬다. 홍 전 대표 아들 이름이 정석일 거다. 오래 지났는데도 이름을 기억한다는 건 의미하는 바가 있지 않나.”
 
홍 전 대표를 비롯해 군면제를 지적하는 목소리가 있다.
“사법시험 준비를 위해 계속 연기하다가 4학년 때 신검 받으러 갔는데 군의관이 ‘피부 알레르기가 심하다’고 해서 일주일 후 정밀 검사를 했다. 담마진이라는 증상이었는데 3개월 이상 치료를 받으면 군대에 갈 수 없다. 참고로 나는 17년을 앓았다. 17년간 병원에서 약을 받아 먹었다. 우리집은 6·25 전쟁 때 월남해 산동네에서 가난하게 살았다. 아버지는 고물상을 하셨고 초등학교 시절에는 도시락도 못 싸다녔다. 대학 가기 직전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어머니에게 ‘대학에 못가겠다’고 하니 어머니가 ‘내 머리카락을 팔아서라도 널 공부시킬테니 가라’고 해서 대학을 갔다. 그런 내가 무슨 수로 병역비리를 저지르겠나. 총리 청문회 할 때 나를 검사했던 군의관이 청문회장에 나와서 증언도 했다.”
 
황교안 전 국무총리가 23일 서울 서초동 사무실에서 중앙일보와 인터뷰하며 본인의 '가발' 소문에 대해 "헤어스타일 때문에 오해가 있었다"며 "이번 기회에 확실히 정리를 해달라"고 부탁했다. [최정동 기자]

황교안 전 국무총리가 23일 서울 서초동 사무실에서 중앙일보와 인터뷰하며 본인의 '가발' 소문에 대해 "헤어스타일 때문에 오해가 있었다"며 "이번 기회에 확실히 정리를 해달라"고 부탁했다. [최정동 기자]

 인터뷰 말미에 궁금한 걸 하나 물었다. “항간엔 가발을 쓴다는 소문도 적지 않다”고 넌지시 질문했다. 
 
 얼굴에 웃음을 가득 담은 그는 이렇게 답했다. “보세요. 머리에 숱이 많죠? 그동안 헤어스타일 때문에 그런 오해도 있었는데 아내가 바꿔준 뒤론 괜찮아졌다. 이번 기회에 정리를 해주세요.”  
 
◇김병준 “전대 불출마, 황교안도 나오지 마라”
 
김병준 위원장은 24일 국회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자신의 전당대회 출마와 관련, “제가 출마할 수 있겠느냐”며 불출마 의사를 밝혔다. 이어 “황 전 총리가 나오면 친박 프레임, 탄핵 프레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당 기여도 역시 낮은데, 그나마 약해진 계파 논쟁이 당내에 살아날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또 홍준표 전 대표와 오세훈 전 서울시장에 대해서도 “당의 분란과 어려움, 혼란의 단초를 제공했거나, 거기에 책임이 있는 분들, 그리고 당 기여가 확실하지 않은 분들은 솔직히 출마하지 않았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황 전 총리는 “표현의 자유가 있다. (김 위원장은) 당을 위해서 그동안 많은 수고를 하신 분이다. 본인의 평소 생각이나 인품에 맞는 말씀들을 하실 것”이라고만 언급했다. 이어 “우리가 지금 어떤 사람들은 나중에 일해라 혹은 조금 더 기다려라 이렇게 한가한 때는 아니지 않나. 모두가 다 나서서 나라의 어려움을 극복하고 경제 살려내는 일에 지금 매진해야지, 나중에 할 여력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만난사람=신용호 정치국제에디터, 정리=유성운 기자 nova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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