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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사고방식을 믿는다"는 김정은, 무슨 얘기 들었길래

중앙일보 2019.01.24 15:57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보낸 답신 친서를 놓고 “훌륭한 친서에 만족을 표시했다”고 노동신문 등 북한 관영 매체들이 24일 보도했다. 노동신문 등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23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만났던 특사단(단장 김영철 당 부위원장) 일행으로부터 출장보고를 받았다. 김영철 일행은 지난 18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트럼프 대통령에게 김 위원장의 친서를 전달하고, 이에 대한 답신을 가져와 김 위원장에 전했다. 노동신문은 이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이) 제2차 조미 수뇌 상봉에 큰 관심을 가지고 문제 해결을 위한 비상한 결단력과 의지를 피력한 데 대하여 높이 평가했다”며 “2차 조ㆍ미 상봉과 관련한 실무적 준비를 잘 해 나가라고 지시했다”고 전했다.
 
김정은(오른쪽) 북한 국무위원장이 집무실에서 북미고위급회담대표단장으로 지난주 미국을 방문했던 김영철 당 부위원장으로부터 도널드 트럼프 미국대통령과의 면담 결과를 보고하고 있다. 보고는 23일 이뤄졌으며, 김영철 부위원장은 트럼프 대통령의 친서를 김 위원장에 전달했다고 북한 매체들이 24일 전했다. [사진 조선중앙통신]

김정은(오른쪽) 북한 국무위원장이 집무실에서 북미고위급회담대표단장으로 지난주 미국을 방문했던 김영철 당 부위원장으로부터 도널드 트럼프 미국대통령과의 면담 결과를 보고하고 있다. 보고는 23일 이뤄졌으며, 김영철 부위원장은 트럼프 대통령의 친서를 김 위원장에 전달했다고 북한 매체들이 24일 전했다. [사진 조선중앙통신]

 
김 위원장은 특히 “우리는 트럼프 대통령의 긍정적인 사고방식을 믿고 인내심과 선의의 감정을 가지고 기다릴 것이며 조미 두 나라가 함께 도달할 목표를 향하여 한 발 한 발 함께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는 김 위원장이 트럼프 대통령을 ‘믿고 기다린다’고 공개적으로 알린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친서를 놓고도 김 위원장이 ‘만족했다’고 공개했다는 점으로 볼 때 김영철 일행이 워싱턴에서 북한이 원했던 미국의 상응조치를 어느 정도 받아온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다른 쪽에선 정상회담의 성격을 사전에 규정하려는 북한의 굳히기 전략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김 위원장이 특사단을 접견한 사실을 보도하면서 2차 북·미 정상회담 개최 사실까지 사전에 공개한 것은 이례적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싱가포르에서의 첫 북·미 정상회담을 약 20일 남겨 놓고 정상회담을 하지 않겠다며 판을 흔든 적이 있다. 이번엔 “차질없이 상봉을 준비하라”는 지시로 이같은 ‘흔들기 전례’를 차단하면서 2차 정상회담은 트럼프 대통령이 약속을 지키는 회담이 돼야 한다는 요구라는 것이다. 정부 당국자는 “김영철 부위원장은 지난해 6월에도 백악관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만났지만, 북한 내부적으론 공개하지 않았다”며 “1차 북ㆍ미 정상회담도 개최 직전에야 공개했는데 이번에는 조금 시차가 있기는 하지만 대놓고 알린 건 이례적”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북ㆍ미 정상회담을 기정사실로 하며 공세적인 자세로 나가겠다는 취지로 읽힌다”고 덧붙였다.  
 
한편 북한은 23일 평양에서 정부ㆍ정당ㆍ단체 연합회의를 열고 호소문을 채택했다. 북한은 호소문에서 “북남 사이의 군사적 적대 관계를 근원적으로 청산하고 조선반도를 항구적이며 공고한 평화지대로 만들자”고 주장했다. 연합회의는 김 위원장의 신년사를 이행하기 위한 분야별 토론 및 정책 방향을 결정하는 자리로, 이날 평화와 남북교류를 강조한 호소문을 고려하면 북한이 향후 남측과 미국을 향해 보다 공격적인 제안들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정용수 기자 nkys@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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