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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법 음란물로 돈벌면 재산 몰수…정부 '양진호 재발 방지책' 발표

중앙일보 2019.01.24 15:08
 
정부가 '제2의 양진호'를 방지하기 위해 웹하드 카르텔 방지 대책을 24일 발표했다.
 
이낙연 국무총리는 이날 오전 서울 광화문 정부중앙청사에서 국정현안조정회의를 개최하고 불법 음란물을 유통해 부당한 이익을 얻고 피해자의 고통을 가중시키는 웹하드 카르텔을 막기 위한 방지 대책을 발표했다. 이번 대책은 방송통신위원회·과학기술정보통신부·법무부·문화체육관광부·여성가족부·국세청·경찰청·방송통신심의위원회 등 8개 기관이 공동으로 만들었다.
 
정부가 24일 '제2의 양진호'를 막기 위한 웹하드 카르텔 방지 대책을 발표했다. 이번 대책에는 불법 촬영물 및 아동 음란물을 유통해 얻은 범죄 수익을 몰수·추징하는 내용 등이 포함되어 있다.[자료 방송통신위원회]

정부가 24일 '제2의 양진호'를 막기 위한 웹하드 카르텔 방지 대책을 발표했다. 이번 대책에는 불법 촬영물 및 아동 음란물을 유통해 얻은 범죄 수익을 몰수·추징하는 내용 등이 포함되어 있다.[자료 방송통신위원회]

지난해 불법 음란물 영상이 유통되는 국내 최대 웹하드 업체 '위디스크'의 실소유주인 양진호 회장이 구속되면서 웹하드 업계의 유착 관계가 드러났다. 양 회장이 관련 업계에서 리벤지 포르노, 불법 몰카 영상 등 유통을 막는척 하면서 일부 임직원들을 시켜 불법 영상을 집중적으로 올리는 헤비 업로더를 관리하게 했다는 정황 등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이 과정에는 ▶동영상을 올리는 업로더 ▶동영상을 유통하는 웹하드 업체 ▶불법 영상을 거르는 필터링 업체 ▶불법 영상을 삭제하는 디지털 장의 업체 등이 유착 관계를 맺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①불법 음란물 유통하면 재산 몰수하는 법 추진
 
정부는 불법 음란물을 유통하는 행위를 범죄수익은닉규제법상 '중대 범죄'에 포함하고 불법 촬영물 및 아동 음란물을 유통해 얻은 범죄 수익을 몰수·추징할 수 있게 법 조항을 개선하기로 했다. 현재 범죄수익은닉규제법은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1소위에 계류 중인데, 정부는 상반기 내에 국회를 통과할 수 있게 추진하겠다는 입장이다.
 
또 웹하드 업체와 필터링 업체, 디지털 장의업체 간의 유착 관계를 근본적으로 해소하기 위해 관련 업체들의 주식·지분을 소유하지 못하게 법적으로 금지할 예정이다. 이들 업체가 영상물 필터링 등 기술적인 조치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으면 징벌적 과징금도 부과하기로 했다. 정부는 이를 위해 전기통신사업법을 개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②웹하드 카르텔 가담하면 무조건 징역형
 
정부는 웹하드 카르텔에 가담한 주요 인물들과 불법 촬영물을 영리 목적으로 유통한 자들에 대해서는 무조건 구속 수사를 하고 징역형으로만 형사 처벌하기로 했다. 이는 지난해 12월 성폭력처벌법이 개정되면서 가능해졌다. 또 불법 음란물을 유통해도 돈을 벌 수 없게 '기소 전 몰수 보전' 신청과 국세청 통보를 강화하기로 했다. 기소 전 몰수 보전이란 범죄 수익금을 처분할 수 없게 미리 재산 처분 등을 금지하고, 유저 확정 시 재산을 몰수하는 제도다.  
 
경찰은 각 지방경찰청의 사이버성폭력 수사팀들을 중심으로 웹하드 업체와 유착된 헤비업로더, 프로그램 개발 판매자, 관련 광고주들에 대해서도 집중적인 단속을 시행할 계획이다. 경찰청의 자체적인 '불법 음란물 추적시스템'을 활용해 불법 촬영물을 신속히 탐지하고, 방심위와 공조해서 최초 촬영자, 유포자를 끝까지 추적·검거하게 된다.  
 
 정부가 24일 '제2의 양진호'를 막기 위한 웹하드 카르텔 방지 대책을 발표했다. [자료 방송통신위원회]

정부가 24일 '제2의 양진호'를 막기 위한 웹하드 카르텔 방지 대책을 발표했다. [자료 방송통신위원회]

③불법 촬영물 심의 기간 3일에서 24시간으로 축소
 
방심위는 피해가 명백하고 중대한 불법 촬영물에 대한 심의 기간을 현재 3일 이내에서 24시간 이내로 단축한다. 또 불법 음란물이 다량 유통되는 성인 게시판에 대해서는 방심위가 심의해 게시판을 삭제할 예정이다.  
 
피해자로부터 불법 촬영물에 대한 신고·차단 요청을 받은 웹하드 사업자가 즉시 삭제·차단 조치를 취하지 않으면 이들 업체들은 방조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게된다. 또 조치를 취하지 않은 건별로 최대 2000만원의 과태료도 부과받는다.
 
정부는 웹하드 카르텔을 근본적으로 해체하기 위해 현재 민간 기업들에게 맡겨져 있는 필터링 역할을 공공기관에서도 참여하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다.
 
여성가족부, 경찰청, 방심위, 시민단체 등이 각각 보유하고 있는 불법 음란물의 차단 정보를 상호 공유할 수 있는 공공 통합 데이터베이스(DB)도 만들어진다. 통합DB를 만들어 영상의 DNA값 등을 관련 기관들이 공유하면 불법 음란물이 변형돼 재유통되는 경우를 막을 수 있다. DNA값이란 영상물의 오디오, 그래픽 등의 특징에서 추출한 값을 말한다.
 
④디지털성범죄 피해자에 생계 지원, 임시 주거 시설지원도
 
여가부는 디지털 성범죄 피해자 지원센터의 인력을 현재 16명에서 26명으로 늘리고 방통위, 경찰청 등 전문 인력도 함께 지원 방안 마련에 동참해 '원스톱 지원체계'를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점차 다양해지고 있는 디지털 성범죄를 고려해 지원 대상을 기존의 불법 촬영, 유포에 의한 피해 위주에서 사이버 성적 괴롭힘, 몸캠 등의 피해까지로 확대한다.  
 
또 디지털 성범죄로 인해 신체적·정신적 피해를 입은 피해자에 대해서는 생계 지원, 심리치유 서비스, 임시 주거 시설지원 및 법률 서비스 제공 등을 지원하기로 했다.  
 
하선영 기자 dynamic@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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