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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남아 유니콘]“앱으로 주문하면 카페서 커피 배달, 우리가 세계 최초”

중앙일보 2019.01.23 08:00
베트남 '시드컴' 창업자 딘 안 후안 인터뷰 
 
‘동양의 파리’로 불리는 호찌민은 베트남 최대 상업 도시다. 지난달 찾은 호찌민은 도시 전체에서 유럽 분위기가 물씬 났다. 80여년간 프랑스령이었던 영향으로 유럽풍 저층 건물이 곳곳에 남아있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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끓어오르는 베트남 경제를 상징하는 초고층 건물 중에서도 유독 높게 솟은 건물이 있다. 68층(262m) 높이의 ‘바이텍스코 파이낸셜 타워’다. 2010년 11월 문을 연 이 건물은 상업 도시 호찌민의 상징적인 건물이자 360도 파노라마 조망으로 유명한 관광지다. 또 베트남 대표 IT기업으로 손꼽히는 시드컴(Seedcom)그룹의 본사가 있는 곳이기도 하다.  
64층 높이의 시드컴 본사에서 내려다 본 호찌민 전경.

64층 높이의 시드컴 본사에서 내려다 본 호찌민 전경.

딘 안 후안(Dinh Anh Huan) 시드컴 창업자 겸 최고경영자(CEO)를 이 바이텍스코 파이낸셜 타워 64층에서 인터뷰했다. 외벽뿐 아니라 각 사무실의 문과 벽도 모두 유리로 이뤄진 덕에 64층 어디 곳에서도 사이공 강을 포함한 호찌민 시내가 한눈에 보였다. 후안 CEO는 “사방이 트인 인테리어는 개방적이고 자유로운 근무 환경을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근무 환경은 창업 4년 만에 누적 매출 2200억원을 달성한 비결 중 하나다.  
 
직영 카페, 신발매장 등에 IT 입혀
 
2014년 세워진 시드컴은 전통적인 유통 영역에 정보기술(IT)를 입힌 사업 모델로 설립 이후 매년 연평균 200%씩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있다. 직원 2만명에 사업 영역은 크게 식·음료, 패션, 소프트웨어 부문으로 나뉜다. 카페나 신발 매장 같은 오프라인 매장을 운영하면서 모바일로 주문이나 배달 서비스를 제공하는 방식이다.
베트남 시드컴(Seedcom) 창업자이지 CEO인 딘안후안.

베트남 시드컴(Seedcom) 창업자이지 CEO인 딘안후안.

성장세가 무서운데.
"지난 4년간 매년 연평균 200% 이상 성장 중인데, 성장세가 최근 들어 더 빨라지고 있다. 올해는 지난해 대비 300% 이상의 성과를 낼 것으로 본다. 창업 후 2018년 11월까지 약 2억 달러(약 2251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주요 사업이 뭔가. 
"오프라인 매장 중심의 전통적인 유통업에 물류,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을 접목해 새로운 형태의 시스템을 만들고, 이 시스템이 효율적으로 운영될 수 있도록 관리하는 프로그램(소프트웨어)을 개발했다. 이 SW의 효율성은 식·음료와 패션 매장을 직접 운영하면서 증명하고 있다. 시드컴을 ‘신유통(New Retail)’ 기업이라고 소개하는 이유다. 현재 시드컴은 베트남에서 매장이 두 번째로 많은 카페 브랜드인 ‘더 커피 하우스’ 매장 160곳, 베트남 2위 여성 신발 브랜드인 ‘주노’ 매장 81곳, ‘워킹 룩’을 판매하는 패션 매장 30곳, 식품 매장 3곳, 배송 업체인 ‘GHN’ 등을 운영한다. 내년 스포츠 패션 매장도 낼 거다. 매장은 모두 직영이다."
 
오프라인 매장부터 배송, 앱 개발까지 모두 직접 하는 건가. 
"그렇다. 직원이 2만명 정도 된다. 스마트폰으로 앱을 다운 받아 커피를 주문하면 더 커피 하우스에서 30분 안에 사무실, 집 어디든 배달해준다. 출근길에 사무실 도착 시각에 맞춰서 커피를 주문하면 유용하지 않겠나. 점심을 먹으면서 앱으로 원하는 시간에 맞춰 커피를 주문해두면, 커피 주문을 위해 줄을 서서 기다리며 소중한 점심시간을 낭비하지 않아도 된다. 시드컴은 2014년 이 서비스를 시작했고 지금은 스타벅스를 비롯해 각 국가의 유명한 커피 브랜드도 시행하고 있다. 이 시스템은 운용이 중요하다. 우선 앱이라는 매개체가 필요하고, 주문이 접수되면 해당 배송지에서 가장 가까운 매장에 연락이 가고, 배달자가 빠르게 이동해서 정해진 시간 안에 도착해야 한다. 시드컴은 이 모든 과정이 원활하게 운용될 수 있는 관리 프로그램을 개발했고, 이 프로그램은 다른 기업에 판매도 한다. B2C(기업과 소비자간 거래)와 B2B(기업간거래)를 병행하는 것이다. 프로그램 이용자는 현재 15만명(유료)이다."
시드컴이 운영하는 '더 커피 하우스' 매장. 매장에서 직접 커피 콩을 볶아서 판매한다.

시드컴이 운영하는 '더 커피 하우스' 매장. 매장에서 직접 커피 콩을 볶아서 판매한다.

매출에서 배달이 차지하는 비중이 큰가. 
"더 커피 하우스의 경우 매출의 10% 정도다. 배달이라는 방식은 다른 카페와 차별화하는 요소였고, 덕분에 빠르게 성장할 수 있었다. 배달 이용자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어서 3년 후에는 매출의 30~40%까지 늘 것으로 본다."
 
굳이 오프라인 매장을 운영하는 이유는. 
"매장은 상품을 보관하는 곳이자, 고객과 접촉하기 위한 공간이다. 시드컴의 목적은 고객이 스마트폰으로 원하는 상품을 원하는 시간과 장소에서 받을 수 있는 서비스를 효율적으로 제공하는 것이다. 매장 없이 온라인으로만 상품을 보여주고 판매한다면 고객을 모으기 쉽지 않다. 예컨대 온라인으로 아무리 수박이 싱싱하다고 강조해도 고객 입장에선 와 닿지 않는다. 하지만 실제로 매장에서 싱싱한 수박을 본 고객은 수박뿐 아니라 사과가 싱싱하다는 온라인 문구에도 좋은 이미지를 떠올리게 된다. 매장은 기업이 고객을 찾을 수 있도록 도와준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접어들면서 소비가 온라인 중심으로 이동하고 오프라인 매장은 줄어드는 추세 아닌가. 
"무조건 온라인에서만 소비가 이뤄지고 오프라인 매장이 없어지는 것이 아니다. 서로 보완하는 형태가 되는 거다. 예컨대 시드컴의 프로그램을 이용하면 빅데이터를 얻을 수 있다. 카페에 고객이 몰리는 시간대부터 어떤 음료가 어떤 시간대에 잘 팔리는지, 날씨에 따라서 선호하는 음료가 어떻게 달라지는지, 초코케이크와 함께 자주 팔리는 음료는 무엇인지 등 자세한 정보를 얻을 수 있고 마케팅이나 운용에 도움이 된다. 특히 온라인은 오프라인보다 관리가 더 중요하다. 빠른 성장의 비결을 묻는다면 소프트웨어로 이런 관리의 문제를 해결한 것이라고 답하고 싶다."
베트남 호치민에 있는 시드컴 본사에 있는 휴식 공간에서 직원들이 자유롭게 업무를 보고 있다. 외벽은 물론 사무실 문과 벽도 모두 유리다.

베트남 호치민에 있는 시드컴 본사에 있는 휴식 공간에서 직원들이 자유롭게 업무를 보고 있다. 외벽은 물론 사무실 문과 벽도 모두 유리다.

한국을 비롯한 해외 진출 계획은. 
"한국은 IT 강국이고 크고 강한 기업이 많아서 큰 성공을 얻기 어렵다고 생각한다. 다만 우리는 유통 분야의 강점이 있는 만큼 베트남 제품을 한국에 수출하거나 한국 제품을 수입하고 유통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시드컴은 2021년까지 세계 시장으로 영역 확장에 나설 거다. 한국을 비롯해 일본, 호주의 제품을 수입하고 또 베트남 제품을 수출하면서 협력할 거다. 2024년엔 금융 분야에도 진출할 거다. 물론 우리의 주력인 관리 프로그램은 계속 업데이트할 것이다. 지난 5월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초대로 한국에 다녀왔는데, SK라는 큰 기업을 운영하면서도 새로운 걸 배우고 싶고 도전하고 싶다고 해서 놀랐다. 시드컴도 끊임없이 새로운 영역에 도전할 거다."
호찌민=최현주 기자 chj80@joongang.co.kr 
 
시드컴은 어떤 기업
  
시드컴(Seedcom)은 베트남에서 가장 주목받는 IT기업이다. 2014년 설립 후 연평균 200% 이상 성장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말까지 누적 매출이 2억 달러(약 2251억원)고 직원은 2만여 명이다. 시드컴은 오프라인 매장, 배달, 애플리케이션(앱)을 연계한 관리 프로그램을 개발했다. 이 프로그램을 적용해 카페 브랜드인 ‘더 커피 하우스’ 매장 160곳, 여성 신발 브랜드인 ‘주노’ 매장 81곳을 비롯해 ‘워킹 룩’을 판매하는 패션 매장 30곳, 식품 매장 3곳 등을 직접 운영하고 있다. 이들 업체의 특징은 앱으로 주문‧배송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배송 업체인 ‘GHN’도 보유하고 있다. 특히 앱으로 커피를 주문하면 카페에서 직접 배달하는 서비스는 시드컴이 세계 최초로 시도했다는 것이 이 회사의 설명이다. 현재 더 커피 하우스는 베트남 커피 시장 2위를 차지하고 있다. 시드컴이 개발한 관리 프로그램의 현재 이용자는 30만명이며, 이 중 유료 이용자가 15만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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