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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2.5% 성장도 장담 못해"…한층 어두워진 한국 경제 전망

중앙일보 2019.01.22 11:37
한국 경제에 ‘감속’ 경고등이 커졌다.  
 
22일 한국은행은 지난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2.7%라고 속보치를 발표했다. 2012년 2.3% 이후 6년 만에 가장 낮은 수치다. 2017년 3.1%였던 경제성장률은 지난해 다시 2%대로 추락했다. 문제는 올해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까지 2년 연속 2%대 경제 성장에 그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뿐만 아니다. 올해 경제성장률이 지난해보다 낮을 것이란 예측이 줄을 잇고 있다. 
박양수 한국은행 경제통계국장이 22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2018년 4분기 및 연간 실질 국내총생산(GDP)을 설명하고 있다. [뉴스1]

박양수 한국은행 경제통계국장이 22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2018년 4분기 및 연간 실질 국내총생산(GDP)을 설명하고 있다. [뉴스1]

 
지난해 10월 한국은행은 올해 경제성장률을 지난해와 같은 2.7%로 예상했다. 이틀 후인 24일 열리는 새해 첫 금융통화위원회에서 한국은행이 올해 경제성장률 예측치를 낮출지가 시장의 관심이다. 이미 다른 연구기관의 시선은 아래로 향해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가 16개 국내ㆍ외 금융사와 연구기관을 대상으로 취합한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 평균 2.59%다. 지난해(2.7%)보다 더 낮다. 거시경제 예측기관 대부분이 ‘올해 경제가 지난해보다 더 나쁘다’고 전망했다는 뜻이다.
 
올해 한국이 3%대 경제성장률을 기록할 것이라 예상한 금융사, 기관은 하나도 없다. 국제통화기금(IMF)은 2.6%,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2.8%로 전망했다. 그마저도 지난해 10월 발표한 예측치다. 점점 어두워지는 세계 경기와 한국 경제 안팎의 상황을 고려하면 이들 기관이 예상치를 더 낮출 가능성은 크다.
 
실제 IMF는 21일 세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3.7%에서 3.5%로 0.2%포인트 낮췄다. 석 달 만의 하향 조정이다. 이날 한국 경제성장률 예측치는 따로 발표하지 않았다. 하지만 이후 IMF가 한국을 포함한 개별 국가의 성장률 전망치를 수정ㆍ발표할 때 하향 조정할 가능성은 한층 커졌다.
 
국내 연구기관의 시각도 비슷하다. 지난해 12월 현대경제연구원은 일찌감치 올해 경제성장률 예상치를 2.6%에서 2.5%로 0.1%포인트 낮춰 잡았다. LG경제연구원(2.5%), 산업연구원(2.6%), 한국개발연구원(2.6%) 역시 올해 한국 경제성장률이 지난해(2.7%)보다 더 낮을 것으로 봤다.
 
증권업계의 시각은 더 부정적이다. 에프앤가이드 집계를 보면 국내 증권사가 전망한 올해 경제성장률은 2.48%다. 2.5% 성장도 어렵다는 예상이다. 지난해 초만 해도 2.8%였던 증권사의 올해 성장률 전망 평균치는 3월 2.73%, 6월 2.7%, 9월 2.68%로 점점 낮아지더니 1월 현재 2.5% 아래로 추락했다.
 
부산항 신선대부두와 감만부두. 한국 경제를 지탱하던 수출에 경고등이 커지면서 성장률 감속이 우려되고 있다. [연합뉴스]

부산항 신선대부두와 감만부두. 한국 경제를 지탱하던 수출에 경고등이 커지면서 성장률 감속이 우려되고 있다. [연합뉴스]

원인은 다양하다. 수습이 좀처럼 되지 않고 있는 미ㆍ중 무역 분쟁, 여전히 불확실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긴축 속도 조정 여부, 중국 경제 불안. 이런 요인이 겹쳐 한국 경제를 지탱하는 축인 수출마저 크게 흔들리고 있다.
 
관세청에 따르면 이달 1~20일 수출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4.6% 감소한 256억8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주력 수출 상품인 선박(-40.5%). 반도체(-28.8%), 석유제품(-24.0%) 수출 금액 하락 폭이 특히 컸다. 
 
이상재 유진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단가 하락, 대 중국 수출 부진 영향으로 올해 연간 수출은 역성장 가능성이 크다”며 “지난해 수출이 3월부터 500억 달러 선을 상회했음을 고려하면 올 1분기 이후 수출 감소폭이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고 예상했다.
 
한국 주요 수출국이던 중국 경제가 흔들리면서 성장률 전망에도 경보음이 켜졌다. 21일 중국 국가통계국은 지난해 중국 경제성장률이 6.6%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톈안먼(天安門) 민주화 시위 유혈 진압 사건 직후인 1990년(3.9%) 이후 최저치다. 
 
유승민 삼성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세계 금융시장에서 한국의 수출은 소위 ‘카나리아 지표’로 인식된다”며 “한국의 월간 수출입 통계는 아시아뿐 아니라 세계 무역지표 중 가장 먼저 발표돼 속보성이 강하고, 한국의 수출은 ‘G2(주요 2개국, 미국과 중국)’를 비롯한 주요 경제 대국에 크게 노출된 구조이기 때문”이라고 짚었다.  
 
그러면서 유 팀장은 “한국 수출이 감소세를 지속한다면 향후 세계 경기와 기업 이익 전망에 부정적 신호”라며 “세계 수출 둔화가 단순히 미ㆍ중 무역 분쟁에 기인한다고만 할 수 없고, 주요 지역의 전반적인 경기 속도 조절에서 비롯된다는 우려가 커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조현숙 기자 newea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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