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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년 만의 파업에 고객 시선은 싸늘…국민은 노조, 2차 파업 철회하고 잠정합의 접근

중앙일보 2019.01.22 09:53
19년 만의 파업으로 몸살을 앓았던 KB국민은행 노사가 잠정 합의에 바짝 다가섰다. 노동조합은 이달 말로 예정했던 2차 파업 계획을 철회했다.
 
KB국민은행 노조가 19년 만에 총파업에 돌입한 8일 서울 시내의 한 KB국민은행 지점에 파업에 따른 사과문과 정상영업 안내문이 붙어 있다. 2019.1.8/뉴스1

KB국민은행 노조가 19년 만에 총파업에 돌입한 8일 서울 시내의 한 KB국민은행 지점에 파업에 따른 사과문과 정상영업 안내문이 붙어 있다. 2019.1.8/뉴스1

고액 연봉자들의 파업에 대한 고객들과 여론의 싸늘한 시선, 스마트폰 등을 활용한 전자금융 거래로 파업 당일 은행 영업점 창구에 큰 혼란이 없었던 점 등이 노조에 부담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22일 국민은행에 따르면 최근 대표자 교섭을 통해 주요 쟁점 사항 중 페이밴드(호봉 상한제)를 제외한 대부분의 안건에서 의견접근을 이뤘다.
 
핵심 쟁점이었던 임금피크제 진입 시기는 전 직원이 만 56세에 도달한 다음 달 1일로 일원화할 전망이다. 잠정합의안에 따르면 팀장 이하 임금피크제 진입 대상자는 6개월짜리 인생설계 연수를 받으며 연수비를 일부 지원받는다.
 
현재 국민은행은 현재 부점장급은 만 55세에 도달한 다음 달 1일, 팀원 급은 만 55세 도달한 다음 해 1월 1일부터 각각 임금피크제에 들어가도록 이원화돼 있다. 이에 대해 노조는 임금피크제 진입 시기를 1년씩 연장하자고 요구했었다.
 
허인 국민은행장

허인 국민은행장

국민은행 노조는 지난 8일 1차 파업을 벌이며 사용자 측을 압박했다. 2000년 국민ㆍ주택은행의 합병에 반대하는 파업 이후 19년 만이었다. 하지만 파업의 ‘부메랑’은 이미 노조원에게 돌아오고 있다.
 
유휴 인력이 많았던 것이 증명된 만큼 인력을 더 줄여야 한다는 목소리가 은행 안팎에서 나오고 있어서다. 노조 추산 9000여 명, 은행 추산 5500여 명이 참여한 지난 8일 1차 파업에도 영업 현장에선 큰 혼란이 없었다.
 
노조는 오는 30일부터 다음 달 1일까지 사흘간으로 예고했던 2차 파업은 하지 않기로 했다. 다만 2월 말 이후로 예고한 3~5차 파업 계획은 아직 철회하지 않아 '불씨'를 남겼다.
 
국민은행 노사는 임단협 쟁점이었던 최하위 직급(L0) 처우 개선에 대해선 인사제도 태스크포스(TF)를 꾸리고 개선방안을 찾기로 했다. L0는 2014년 영업점 창구 직원을 정규직으로 전환하면서 만든 직급이다. 당시 최대 60개월까지 근무 경력을 인정했지만, 인정 범위를 확대해 달라는 것이 노조의 요구였다.
 
보로금(성과급)은 우리사주와 시간외수당을 합쳐 300%를 지급하는 방안이 유력하게 논의되고 있다. 임금 인상률은 노조의 요구대로 일반직은 2.6%, L0 등 저임금직은 5.2%로 타결될 전망이다.
 
노사 간 의견 접근을 이루지 못한 쟁점은 페이밴드(호봉 상한제) 정도만 남은 상황이다. 노사가 교환한 잠정 합의안에는 “2014년 11월 1일 이후 입행한 직원에 대해 페이밴드는 새로운 급여체계에 대한 합의 시까지 적용을 유보한다”라는 내용이 담겼다.
 
이에 대해 사용자 측은 페이밴드 적용이 무기한 유보될 가능성을 우려하며 구체적인 기한을 명시하자고 했지만, 노조는 반대하는 입장이다. 사측은 5년간 적용 유보 기한을 두거나, 올해 안에 다시 논의하자는 수정안을 제시했으나 노조의 동의를 얻지 못했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페이밴드에 대한 노사 간 이견이 현재까지 임단협 교섭이 타결되지 못한 핵심 이유”라며 “노조와 계속 논의를 진행해 하루빨리 교섭이 타결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주정완 기자 jwjo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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