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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 코리아 20년 만에 부자들 사모펀드 시대

중앙일보 2019.01.21 00:02 경제 2면 지면보기
2004년부터 중앙일보가 실시한 펀드 평가가 올해로 15년을 맞았다. 국내 펀드 시장도 획기적으로 변했다. 거슬러 올라가면 1999년 ‘바이 코리아(Buy Korea)’ 열풍이 한국 펀드 시장의 본격적인 출발로 꼽힌다. 최근에는 ‘부자들의 리그’로 불리는 사모펀드가 전성시대를 맞고 있다. 한국 펀드 시장의 흥망성쇠를 5가지 장면으로 요약했다.
 

펀드시장 흥망성쇠 다섯 장면
외환위기 후 ‘우리기업 주식 사자’
바이코리아 펀드 넉달 만에 10조

펀드시장 500조원대로 커졌지만
사모펀드가 63% ‘부익부 빈익빈’

 
① 태동기 … 바이 코리아 펀드 열풍
 
현대증권 ‘바이 코리아 펀드’ TV 광고. [중앙포토]

현대증권 ‘바이 코리아 펀드’ TV 광고. [중앙포토]

1999년 3월 2일 현대증권과 현대투신운용은 ‘바이 코리아’ 펀드를 선보인다. 개인은 대부분 직접 주식을 사서 투자하고 간접 투자 상품인 펀드는 생소하던 시절. 현대증권은 ‘우리 기업의 주식을 사자’는 캐치프레이즈를 내걸고 바이 코리아 펀드 판매를 시작한다.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를 딛고 경제가 살아나기 시작한 때다. 이 펀드는 예금 금리에 만족하지 못한 개인 투자자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외환위기를 극복하려면 한국 국민이 나서 주식을 사모아야 한다는 ‘애국 마케팅’도 통했다. 출시 넉 달 만에 판매액은 10조원을 돌파한다. IT 주가 상승과 맞물려 바이 코리아 펀드는 빠르게 성장한다. 현대증권은 ‘바이 코리아’ 이름을 단 정보기술(IT) 펀드, 하이일드 펀드, 코스닥 펀드 등이 줄이어 선보였다. 하지만 열기는 오래가지 못했다.
 
 
② IT 거품 붕괴로 첫 번째 시련
 
2000년 초 미국을 시작으로 IT 거품이 붕괴하기 시작한다. 국내 관련 주가지수도 빠르게 하강했다. 현대증권과 현대투신운용의 비리도 드러난다. 바이 코리아 펀드로 모은 자금으로 고객 몰래 불량 주식을 사들였다가 손실을 키웠고, 현대전자 주가 조작 의혹도 제기됐다. 이에 대한 금융 당국의 조사, 검찰 고발이 이어졌다. 주가 하락으로 펀드 원금이 ‘반 토막’ 나는 사태까지 덮쳤다. 국내 펀드는 태동하자마자 침체기로 접어든다.
 
③ 적립식 펀드, 인사이트 펀드 전성기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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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년 적립식 펀드가 투자자의 관심을 끌기 시작한다. 한꺼번에 많은 자금을 넣는 거치식과 달리 적립식은 일정 금액을 정기적으로 불입하는 펀드 투자 방식이다. 주가지수가 내려도 오히려 싼 값에 적립하는 효과가 나서다. 그리고 2007년 펀드시장은 폭발적 성장기를 맞는다. 그해 주식형 펀드 설정액이 100조원을 처음으로 넘어섰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이 출시한 ‘미래에셋 인사이트 혼합형 펀드’ 가 그 중심에 있었다. 출시 한 달 만에 수탁고는 4조원을 넘어선다. 중국 주식 편입 비율이 높은 인사이트 펀드의 초기 수익률이 중국 증시 활황에 타 펀드를 압도했고, 더 많은 돈이 몰렸다.
 
 
 
④ 미국발 금융위기로 다시 암흑기
 
다시 돌아온 펀드 전성기는 길지 않았다. 미국에서 시작한 서브 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부실 사태는 전 세계 금융위기로 번졌다. 2008년 미국과 중국, 한국 할 것 없이 전 세계 증시가 붕괴한다. 미래에셋 인사이트 펀드 수익률도 2008년 -50% 아래로 추락했다. 반 토막 펀드에 투자자는 좌절해야 했다. 국내 펀드시장은 다시 가라앉았다.
 
 
 
⑤ 공모 줄고 사모 급증 … 반쪽 성장
 
부침 속에서 국내 펀드시장은 꾸준히 성장해왔다. 2003년 말 134조5248억원이었던 펀드 판매 잔액은 15년 만인 지난해 11월 말 512조4902억원으로 4배 가까이 성장했다. 하지만 속내를 들여다보면 반쪽 성장이다. 일반 투자자가 소액을 자유롭게 투자할 수 있는 공모펀드 규모는 지난해 11월 기준 187조6435억원으로 전체 펀드 시장의 36.6%에 불과하다. 나머지 3분의 2(324조8466억원)는 사모펀드 차지다. 최소 가입액이 1억원 안팎이고 운용사에서 기관투자가, 고액 자산가를 대상으로 비공개로 모집하는 사모펀드가 국내 펀드시장의 중심이 됐다. 15년 전 사모펀드 비중이 전체 펀드시장의 39.2%로, 공모펀드(60.8%)보다 비중이 작았던 것과는 반대다. 한국 경제를 잠식한 ‘부익부 빈익빈’은 펀드시장도 예외가 아니었다.  
 
◆사모펀드
비공개로 투자자를 모집(사모)하는 펀드를 말한다. 일반 소액 투자자를 대상으로 공개적으로 자금을 모으는 공모펀드와 대조적이다. 사모펀드는 관련 법령에 따라 49인 이하로만 모집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고액 투자자나 기관투자가를 대상으로 한다.

‘우수 펀드’와 ‘2018년 수익률’ 표가 있습니다. 우수 펀드는 운용 순자산 100억원 이상인 펀드를 대상으로 3년 동안 기복 없이 얼마나 꾸준히 수익을 냈는지를 살펴 1등급 펀드만을 뽑았습니다. 같은 등급에서는 위에 있는 펀드가 3년 수익률이 더 높습니다. 2018년 수익률 표에서 운용 순자산 100억원 이상인 펀드를 유형별로 연간 수익률에 따라 정리했습니다.  
 
[자료 : KG제로인(www.funddoctor.co.kr)]
2018년 수익률

2018년 수익률

 
조현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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