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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 펀드 수익 비결? 입지 좋은 해외 부동산 투자해 성공”

중앙일보 2019.01.21 00:02 경제 2면 지면보기
성태경 미래에셋자산운용 부문장은 ’부동산 펀드는 입지와 임차인이 핵심“이라고 말했다. [사진 미래에셋]

성태경 미래에셋자산운용 부문장은 ’부동산 펀드는 입지와 임차인이 핵심“이라고 말했다. [사진 미래에셋]

지난해 펀드 시장을 수익률로 평가한다면 참담 그 자체다. 대부분 손실을 기록했고, 수익을 낸 펀드는 손에 꼽는다.
 

성태경 미래에셋자산운용 부문장
애틀랜타 오피스빌딩 투자 펀드
임차인·대출 조건도 맞아떨어져
부동산펀드 문턱 낮추는 정책을

국내 주식형 펀드 389개 가운데 원금을 까먹지 않은 건 단 6개(1.5%)에 그쳤다. 나머지 383개 펀드(98.5%)에선 손실을 기록했다. 다른 유형 펀드도 상황이 다를 게 없다. 주식·채권·혼합형 펀드를 통틀어 두 자릿수 수익률을 올린 펀드는 하나도 없다. 조금이라도 수익을 올린 펀드는 20개 중 1개도 채 안 된다.
 
‘펀드 빙하기’에 나 홀로 25%에 가까운 수익을 올린 펀드가 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의 ‘미래에셋맵스 미국 부동산 11호(지난해 수익률 24.45%)’다. 해외 부동산 펀드는 물론 전체 펀드를 통틀어 독보적인 1위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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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해외 부동산 펀드의 평균 수익률(5.69%)과 비교해도 월등히 좋은 성적이다. 같은 유형 펀드의 4배 넘는 수익률을 기록한 비결은 무엇일까. 이 펀드의 운용을 맡은 성태경 미래에셋자산운용 리테일마케팅부문장을 최근 만나 물었다.
 
성 부문장은 “세 가지 조건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며 “우량한 장기 임차인, 좋은 입지로 가치를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부동산, 상대적으로 낮은 대출 금리였다”고 말했다. 이 펀드는 투자자들의 돈을 모아 미국 애틀랜타에 있는 ‘프라임 오피스 빌딩’에 투자한다. 운용 자산 규모는 설정액 기준 1470억원이다. 이 돈에 현지 대출금(1700억원)을 보태 미국의 대형 빌딩을 사들인 다음 입주한 기업에서 임대료를 받고 있다. 성 부문장은 “미국의 손해보험사 스테이트팜이 동부 지역 본사를 이 건물에 두고 있다”며 “2016년부터 20년짜리 임차 계약을 맺었고 20년 더 연장 가능한 조건도 걸려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해외 부동산 투자는 입지가 중요하다”며 “프라임 오피스 빌딩은 애틀랜타 도심에서 15분 정도 떨어져 있어서 교통이 편리한 위치”라고 소개했다. 이어 “임차인인 스테이트팜의 높은 신용도와 우량한 건물 가치 덕분에 안정적인 임대 수익을 올리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 펀드는 2017년 7월 부동산 펀드로는 드물게 일반 투자자를 대상으로 가입자를 공개 모집했다. 최소 가입 금액은 500만원이었다. 최소한 1억원이 있어야 명함을 내밀 수 있는 사모펀드와 비교해 가입 문턱이 크게 낮았다. 폐쇄형 펀드여서 추가로 투자자를 모집하지는 않는다. 만기는 2025년 1월이다. 성 부문장은 “현지 대출을 받을 때는 경쟁 입찰을 했는데 연 3.34%에 7년 고정금리라는 조건이 적용됐다”며 “예상보다 좋은 조건으로 대출을 받은 덕분에 투자자들에게 더 많은 수익을 돌려줄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반기(6개월) 기준 6.3%의 배당 수익률을 목표로 해서 펀드를 만들었다”며 “지난해 3월 4.77%, 9월 6.73%를 배당했다”고 전했다. 이어 “당초 목표로 했던 6.3% 이상의 반기 배당이 앞으로도 가능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
 
부동산 펀드는 종류가 다양한 만큼 옥석을 가리는 게 중요하다. 특히 미래에셋 미국 부동산 11호 같은 임대형 부동산 펀드는 어떤 건물을 사서 어떤 임차인과 계약하느냐가 수익률을 좌우하는 핵심 요소다. 성 부문장은 “우선 투자 자산이 핵심 지역에 위치해야 한다”며 “신용도 높은 임차인과 장기 임대 계약을 맺는 것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해외 부동산 펀드라면 환율 변동에 유의해야 한다”며 “달러·엔·유로 같은 주요 통화로 운용되는 상품이 안정적인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지난해 펀드 시장에선 부동산 펀드가 양호한 성적을 냈지만 올해도 그러리란 보장은 없다. 성 부문장은 “경기 전망이 밝지 않은데 부동산 시장만 좋을 순 없을 것”이라며 “‘돌격 앞으로’ 식의 투자보다는 좋은 입지의 우량 자산을 선별해 신중히 접근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전국적으로 15명 정도 거액 자산가를 프라이빗뱅커(PB)와 함께 만나고 있다”고 소개했다. 그는 “이들은 2~3년 전부터 사무용 빌딩에 많이 투자하고 있다”며 “자산 가치 증대보다는 안정적인 임대료 수익에 주목하고 있다”고 전했다.
 
부동산 펀드의 한계도 있다. 돈 많은 사람에게 더 많은 기회가 있는 시장이어서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부동산 펀드 중 사모펀드의 비중은 97%를 차지했다. 현재 판매·운용 중인 부동산 펀드 77조3500억원(지난 16일 기준) 가운데 74조9500억원이 사모펀드였다. 일반 소액 투자자도 가입할 수 있는 공모펀드는 전체의 3% 수준에 그쳤다.
 
성 부문장은 “부동산 펀드 중 리츠(회사형 부동산 투자신탁)는 일반 주식처럼 증시에 상장해 사고팔 수 있기 때문에 일반 투자자도 쉽게 접근할 수 있다”며 “시장을 활성화하려는 정부와 자산운용사의 노력이 필요한 시기”라고 말했다.
 
조현숙 기자 newea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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