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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혜원 '그 골목' 가보니…박물관 부지엔 낡은 건물 '다닥다닥'

중앙일보 2019.01.20 15:00
구 화신백화점 목포점 건물. 대표적인 근대식 건축물의 하나로 2017년 tvN '알쓸신잡'에도 소개됐다. [이가영 기자·tvN 방송 캡처]

구 화신백화점 목포점 건물. 대표적인 근대식 건축물의 하나로 2017년 tvN '알쓸신잡'에도 소개됐다. [이가영 기자·tvN 방송 캡처]

20일 오전 손혜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건물과 땅을 약 20여곳 산 것으로 알려진 전남 목포의 원도심. 이곳의 근대 건축물 중에서 익숙한 건물이 눈에 띄었다. 2017년 tvN 프로그램 ‘알고 보면 쓸데없는 신비한 잡학사전’(알쓸신잡) 목포편에 소개된 근대 건축물이었다. 이 방송에서는 구 화신백화점 목포점과 목포문화원 등의 건물이 전파를 탔다. 유시민 작가는 방송에서 “목포는 문화적으로 수준 높은 곳”이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이 화신백화점에서 5분만 걸어가면 손 의원 조카와 보좌관 딸 등 3인이 건물주인 게스트하우스 창성장이 나온다.

 
손혜원 의원 조카 등 3명이 소유한 게스트하우스 창성장. [프리랜서 장정필]

손혜원 의원 조카 등 3명이 소유한 게스트하우스 창성장. [프리랜서 장정필]

작은 도로를 두고 창성장 인근에는 손 의원 조카 손소영씨 등 주로 주변 인물이 산 건물들이 자리잡고 있었다. 도로 건너편엔 손 의원의 남편인 정건해(74) 크로스포인트문화재단 이사장이 운영하는 재단에서 사들인 건물들이 주를 이뤘다.  
 
손 의원은 나전칠기 박물관 건설을 위해 해당 부지를 4차례에 걸쳐 구매했다고 했다. 그는 지난 17일 페이스북을 통해 “재단은 공장과 면한 집들을 여건을 봐 가며 기다리면서 매입하는 중”이라며 “앞으로도 재단에서는 박물관 부지와 접한 땅을 좀 더 확보해야 한다”고 밝혔다.

 
재단 소유 지역을 둘러보니 낡은 건물들이 줄지어 있었다. 간판만 붙어있을 뿐 실제 영업하는 곳은 많지 않아 보였다. 이 지역 토박이라는 강모(65)씨는 “목포 원도심에는 일제 강점기 곡물 수탈을 위해 일본 사람들이 머물며 지었던 건물이 많이 남아있다”며 “30년 전까지만 해도 목포에서 가장 부자 동네였는데 신도시 개발로 지금은 아무도 찾지 않는 곳이 됐다”고 말했다. 인근을 지나던 택시기사 역시 “저녁 6시만 돼도 길가를 걷는 사람 하나 없었을 정도”라고 전했다.  

 
손혜원 의원이 박물관 입구 확보를 위해 구매했다고 밝힌 건물. [프리랜서 장정필]

손혜원 의원이 박물관 입구 확보를 위해 구매했다고 밝힌 건물. [프리랜서 장정필]

손 의원 남편이 운영하는 재단·회사 건물을 모두 둘러보는 건 쉽지 않았다. 도로에 인접한 건물은 볼 수 있었지만, 도로 뒤편 건물은 입구를 찾는 게 불가능했다. 건물들이 다닥다닥 붙어 있어 건물 사이를 통과해 뒤편으로 갈 수가 없었다. 건물 구역을 빙 돌아서 뒤편으로 가려고 해도 인접한 모텔 부지가 가로막아 들어갈 수 없었다.
 
손혜원 의원 남편이 운영하는 재단에서 구매한 건물들이 밀집한 지역. 작은 건물들이 붙어 있어 도로에 인접한 건물 외에는 드론으로만 확인 가능하다. [프리랜서 장정필]

손혜원 의원 남편이 운영하는 재단에서 구매한 건물들이 밀집한 지역. 작은 건물들이 붙어 있어 도로에 인접한 건물 외에는 드론으로만 확인 가능하다. [프리랜서 장정필]

전체 건물을 한눈에 보기 위해서는 인근 건물 옥상에서 드론 촬영을 해야 했다. 촬영을 해보니 2층 이하의 작은 건물 여러 채가 다닥다닥 붙어있었다. 적산가옥(敵産家屋)의 뾰족한 지붕들이 여기저기 솟아 있었다. 비·눈을 빨리 흘려보내기 위해 지붕을 가파르게 만드는 일본 가옥 양식이다.  
 
손혜원 의원 조카 손소영씨가 커피숍으로 리모델링한 건물. [연합뉴스]

손혜원 의원 조카 손소영씨가 커피숍으로 리모델링한 건물. [연합뉴스]

손 의원은 과거 ‘목포 구도심 집들이 보물’이라고 말한 적 있다. 그는 2017년 조카 손씨와의 대화 내용을 페이스북에 옮기며 “목포 구도심 집들이 보물인데 사람들이 너무 모른다. 가옥 수리의 표본을 목포 사람들에게 보여주고 싶다”고 했다. 손씨는 일본식 건물 한 곳을 리모델링해 갤러리와 카페로 운영 중이다. 유리창엔 지지자들이 붙인 ‘손혜원 힘내라’ 등 응원 문구가 붙어 있었다. 건물 근처에는 손 의원 보좌관의 남편이 구매한 건물도 눈에 띄었다.
 
해당 골목을 보존할 것인지 개발할 것인지 시민의 입장은 엇갈렸다. 목포 시민 김모(53)씨는 “하도 시끄러워 지나다 와 봤다”며 “보존해서 될 동네가 아니다. 개발이 답인 것 같다”고 말했다. 이곳이 고향이라는 한 상인은 “손 의원이 문제 제기한 서산온금지구 고층 아파트는 아파트대로 개발하고, 여기는 문화재 보존 구역으로 지정됐으니 보존하면서 살렸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이가영 기자 lee.gayoung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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