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남편과 말다툼했다고요? 명령조 말투 바꿔보세요

중앙일보 2019.01.18 13:01
[더,오래] 박혜은의 님과 남(40)
얼마 전 집안 행사로 남편과 대화를 나누다 뜻하지 않게 언성이 높아졌다. 서로가 평소에 많이 배려하려 노력해 왔다 생각했는데 몇몇 지나간 행동과 대화들이 서로 다른 기억으로 남아 있는 듯했다. [사진 pixabay]

얼마 전 집안 행사로 남편과 대화를 나누다 뜻하지 않게 언성이 높아졌다. 서로가 평소에 많이 배려하려 노력해 왔다 생각했는데 몇몇 지나간 행동과 대화들이 서로 다른 기억으로 남아 있는 듯했다. [사진 pixabay]

 
얼마 전 집안 행사로 남편과 대화를 나누다 뜻하지 않게 언성이 높아졌습니다. 평소 남편에게 많이 배려받고 있다 느끼며 그에 대해 늘 고마운 마음을 갖고 있었죠. 그리고 저 또한 남편을 많이 배려하려 노력해 왔다 생각했는데, 예상치 않게 대화가 흘러가면서 몇몇 지나간 행동과 대화들이 서로 다른 기억으로 남아 있는 듯했습니다.
 
그럴 때 필요한 생각은 이미 알고 있죠. 지금 나누는 대화의 사안이 아닌 이미 지난 일을 꺼내 확대하지 않을 것, ‘아~그럴 수도 있겠다’고 생각해 보는 겁니다. 그런데 정작 저도 붉으락푸르락할 때는 여느 부부와 다르기가 쉽지 않습니다. 대체 배려가 무엇인지를 이야기하면서 정작 우리의 대화는 배려가 없는, 서로에게 상처가 될 말들만 골라 꺼내고 있었습니다. 멍하니 앉아있다 문득 얼마 전 듣고 기억에 남았던 이야기가 생각났습니다.
 
연말이면 각 방송사는 다양한 분야의 시상식으로 마무리하죠. 한 해 열심히 달려온 사람들의 손에 트로피를 안겨주며 노고를 위로합니다. 그리고 어떤 부문이건 올해의 대상수상자가 적합했네, 아니네 하며 관심의 대상이 됩니다.
 
작년 한 해 가장 인상 깊었던 대상 수상자는 두 곳의 공중파 방송에서 연예대상을 거머쥔 이영자 씨였습니다. 많은 사람이 인생을 살며 높고 낮음의 그래프 굴곡을 그리며 지나왔겠지만, 전 국민의 주목을 받으며 성장한 개그우먼에서 일련의 일로 모두의 손가락질을 받게 되었던 그가 다시 차근차근 계단을 밟아 정상에 선 모습에 개인적으로 손뼉을 쳐주고 싶었습니다.
 
MBC 연예대상에서 대상을 수상한 이영자. 이영자 씨는 30대 잠시 했던 잘못된 생각으로 큰일을 겪고 난 후 '완전히 새로운 내가 될 거야'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고 했다. [사진 MBC]

MBC 연예대상에서 대상을 수상한 이영자. 이영자 씨는 30대 잠시 했던 잘못된 생각으로 큰일을 겪고 난 후 '완전히 새로운 내가 될 거야'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고 했다. [사진 MBC]

 
시상식이 열리기 얼마 전 한 프로그램에서 이영자 씨는 30대 잠시 했던 잘못된 생각으로 큰일을 겪고 난 후의 본인 이야기를 꺼낸 적이 있습니다. 그 후 스스로가 너무 싫어 자신의 모든 것을 바꾸고 싶었던 이영자 씨는 ‘완전히 새로운 내가 될 거야’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그리고 과거에는 싫다고 피하기만 했던 것들에 하나씩 손을 내밀어 보게 됩니다.
 
먼저 어릴 적 강아지에게 물렸던 기억 등으로 사람 외에 움직이는 모든 동물은 무서워했지만 용기를 내어 애완동물을 키우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음식 중에선 절대 싫다고 피했던 고수도 먹어보게 됩니다. 그렇게 하나씩 바꿔가면서 많은 것이 스스로 만든 편견이었음을 깨닫게 되었다고 합니다.
 
그러면서 사소한 생활 습관들도 바꿔보게 되었는데 집을 나설 때면 아무 생각 없이 늘 오른쪽으로만 돌아 나왔던 길을 어느 날 집을 나서는 방향을 바꾸어 보니 새로운 것들이 보이기 시작하더라 고백합니다. 방송에서 이 말을 듣고 있던 최화정 씨는 일상적인 나를 바꾸는 것은 대단한 것이라며 인생을 바꾸고 싶다면 죽어도 못하겠다는 한 가지를 해보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
 
관계, 특히 부부관계에서는 가장 필요한 노력이지 않을까 생각해보게 된 이야기였습니다. 결혼해서 한 해, 두 해가 지나다 보면 부부 사이 일상적인 루틴이 만들어집니다. 그리고는 은연중에 나, 그리고 나의 배우자가 할 수 있는 것과 할 수 없는 것의 보이지 않는 기준선이 생깁니다. 그렇게 30~40년이 지나면 어떤 일은 부부 사이 절대 할 수 없는 것처럼 여겨집니다. 혹시 나에게 그런 일은 어떤 일인가요?
 
남편이 아내를 좋아하는 것이 가득 느껴지는 부부의 공통점은 아내가 말을 예쁘게 하고 있었다. 반면 그렇지 않은 경우도 말을 기분 나쁘게 한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었다. [사진 pixabay]

남편이 아내를 좋아하는 것이 가득 느껴지는 부부의 공통점은 아내가 말을 예쁘게 하고 있었다. 반면 그렇지 않은 경우도 말을 기분 나쁘게 한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었다. [사진 pixabay]

 
소통을 강의하는 김창옥 씨가 한 강의에서 전했습니다. 남편이 아내를 좋아하는 것이 가득 느껴지는 부부를 가만 들여다보니 공통점이 있더랍니다. 아내가 말을 예쁘게 하고 있었답니다. 반면 그렇지 않은 경우도 같은 공통점이 있었습니다. 바로 말을 기분 나쁘게 하더라는 거죠.
 
왜 그런가 한 아내에게 물었더니 “나는 원래 틀린 말은 잘 안 해요. 성격 자체가 원래 한 번 아니면 아닌 사람이에요”라고 말했다고 합니다. 말투가 명령조인 경우가 많았습니다. 아내의 예를 들었지만 남편들의 경우도 비슷하지 않을까요?
 
아내와 남편 사이 원래 그런 것, 그래서 우리 부부 사이에서는 절대 못 할 일이거나 절대로 일어나지 않을 일이라 생각하고 있는 것이 있을 겁니다. 그런데 가만 돌아보면 정말 하지 못할 일은 없습니다. 할 수 없다고 생각할 뿐입니다.
 
마음속에 나쁜 것이 잔뜩 들어왔을 때 찌꺼기를 빼내려 그것들에 집중하기보다는 깨끗한 물을 넘치도록 붓는 것이 불순물을 제거하는데 더 빠르고 효과적이라고 합니다. 새롭게 한 해가 시작되고 얼마 되지 않아 벌어진 우리 부부의 말다툼을 돌아봅니다. 절대 할 수 없다고 생각하는 일에 집착하기보다 새롭게 해 볼 수 있는 많은 것을 떠올려 보게 됩니다.
 
박혜은 굿커뮤니케이션 대표 theore_creator@joongang.co.kr
 
관련기사
공유하기
박혜은 박혜은 굿 커뮤니케이션 대표 필진

[박혜은의 님과 남] 은퇴 후 가장 오랜 시간을 보낼 집에서 자주 함께할 상대는 누구인가요? 그 상대와의 관계는 지금 안녕하신가요? 가장 가까운 듯하지만, 어느 순간 가장 멀어졌을지 모를 나의 남편, 나의 아내와 관계 향상을 위해 지금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요? 강의와 코칭 현장에서 만난 수많은 고민을 바탕으로, 닿을 듯 닿지 않는 서로의 심리적 거리의 간격을 좁혀봅니다.

광고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