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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재 지정 미리 알았나, 이득 봤나···손혜원 쟁점 3가지

중앙일보 2019.01.17 15:17
[SBS 8시 뉴스 갈무리]

[SBS 8시 뉴스 갈무리]

 
손혜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받고 있는 의혹의 핵심은 ‘미공개 정보를 이용한 땅 투기’다. 17일 자유한국당은 손 의원 의혹에 대해 “권력형 비리”라며 징계요구안을 제출했고, 하태경 바른미래당 최고위원은 전날 즉각적인 수사를 요구한 상태다.

손혜원 문화재 투기 의혹, 형사처벌 가능할까?
법조계 “공무비밀 이용했다면 부패방지법 위반”

 
손 의원에 대해 수사기관이 수사에 착수한다면 형사처벌이 가능할까. 17일 법조계 전문가들은 "손 의원이 친인척 등의 명의로 사들인 전남 목포의 건물 9채 인근이 문화재 거리로 지정될 걸 미리 알고 있었는지 여부가 중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손혜원, 문화재 지정 사전에 알았다면 ‘공무상 비밀 누설’”
부패방지법(부패방지 및 국민권익위원회의 설치와 운영에 관한 법률)은 공직자가 업무처리 중 알게 된 비밀을 이용해 재산상의 이익을 취득하거나 제3자로 하여금 취득하게 할 경우 7년 이하의 징역 또는 7000만원의 벌금에 처하도록 규정한다.
 
신봉기 한국부패방지법학회 회장(경북대 로스쿨 교수)은 “손 의원이 단지 목포를 살리기 위한 순수한 의도였다면 굳이 조카 등 타인의 명의로 건물을 매입한 게 납득이 잘 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반면 탁경국 변호사(법무법인 공존)는 “손 의원이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여당 간사라는 점에서 미리 정보를 알았을 것이란  ‘심증’은 가능하지만 실제로 이를 입증하기는 쉽지 않다”고 말했다.
 
손혜원 의원 측근이 매입한 것으로 알려진 전남 목포 '창성장' 건물. [연합뉴스]

손혜원 의원 측근이 매입한 것으로 알려진 전남 목포 '창성장' 건물. [연합뉴스]

 
손 의원은 목포의 역사적 가치를 느껴 주변에 매입을 권유했을 뿐 문화재 지정 정보를 알고 산 건 아니라는 입장이다. 그는 “문화재 거리 지정은 2018년 8월 6일날 됐는데 제 조카가 처음으로 목포에 집을 산 건 2017년 3월”이라며 “어떻게 1년 반 전에 (미리 알고) 그 곳에 집을 살 수 있겠냐”고 언론 인터뷰를 통해 반박했다.
 
2006년 대법원은 시의 도로개발 정보를 미리 알고 토지를 구입해 12억원의 시세 차익을 남긴 시청 직원에게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했다. 당시 해당 직원은 “도로 개설 계획이 주민들 사이에 이미 소문이 나 있어 공무상 비밀이 아니다”고 재판에서 주장했지만, 대법원은 “공적으로 일반에 공개되기 전까지는 부패방지법상 비밀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문화재 지정되면 무조건 이득?…손혜원 “오히려 손해”
손혜원 의원 페이스북 캡처.

손혜원 의원 페이스북 캡처.

손 의원이 실제로 재산상의 이득을 봤거나 이득이 예상가능했는지 여부도 쟁점이다.
2015년 검찰은 개발사업 발표를 하루 앞두고 인근 땅 일부를 취득한 혐의로 고발된 염태영 수원시장에 대해 무혐의 처분했다. 해당 땅이 개발 지역이 아니라 오히려 개발제한구역으로 묶여 값이 떨어졌기 때문이다. 검찰은 “염 시장이 공직자의 비밀을 이용해 재산상의 이익을 취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앞서 한 언론은 목포 주민들의 말을 빌어 “문화재 지정 이후 건물 가격이 4배 정도 뛰었다”고 보도했다. 문화재로 지정되면 나랏돈으로 리모델링을 할 수 있고, 향후 거리가 관광 자원으로 개발될 수도 있어 적어도 재산상 손해를 볼 일은 없다는 것이다. 신봉기 교수는 “앞서 대구 ‘김광석 거리’가 조성될 때 인근 부동산 가격이 급등했다는 등 선례를 보면, 문화재 거리 지정으로 이득을 볼 거라는 계산은 충분히 가능하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손 의원은 오히려 문화재로 지정되면 아파트 재개발 등을 못하니 시세 차익을 얻기가 어려워진다는 입장이다. 그는 “8700만이었던 주변의 건물이 1억 2000만원 가량에 팔렸다고 들었다”며“4배 시세차익은 잘못됐다”고 해명했다. 또 리모델링 지원에 대해 “매입한 건물 중 일부는 문화재 거리로 지정되기 전에 이미 리모델링을 마쳤는데 만일 이익을 얻으려 했다면 리모델링을 받지 않고 방치했어야 한다“고 반박했다.  
 
“여당 간사 막강 파워…문화재청이 압력 느꼈다면 직권남용”
손혜원 의원. [뉴스1]

손혜원 의원. [뉴스1]

손 의원이 문광위 간사로서 문화재청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었다는 점에서 ‘직권남용’ 혐의도 거론된다. 손 의원은 건물 매입 이후인 2017년 11월 국회 교문위 예결 소위에서 문화재청 측에 목포의 목조주택 등을 언급하며 ‘지원’ 검토를 요청했다. 지난해 문화재청 국정감사 당시 손 의원은 목포 건물에 대한 현장 답사를 주도하기도 했다.

 
신봉기 교수는 “처음에는 문화재청 측에서 ‘이미 예산이 배정돼 있다’는 태도를 보이다가 두 달 뒤 손 의원 건의대로 문화재 공모 사업을 벌였다”며 “만일 문화재청 측에서 손 의원으로부터 일종의 ‘압력’을 느꼈다면 직권남용 혐의가 적용될 수도 있다”고 밝혔다.

 
 반면 박병규 변호사(법무법인 이로)는 “직권남용은 구체적이고 직접적인 압력을 행사해서 상대방의 의무에 없는 일을 하게 해야만 성립된다”며 “단지 손 의원이 상임위에서 발언했다는 것 만으로 문화재청이 손 의원 때문에 계획에도 없던 문화재 지정을 했는지 좀 더 살펴봐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박사라 기자 park.sar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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