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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인사노무담당 "노사관계 예전으로 돌리려 하는가"

중앙일보 2019.01.16 12:19
"노조 전임자를 늘리려 시도하는 경제사회노동위원회 공익위원의 제안이 상당히 우려스럽다. 옛날로 되돌리려 하는가."
 

이재갑 고용장관과 30대 그룹 인사노무담당 간담회
이 장관 "기업이 신나게 일할 수 있게 지원하겠다"
참석자, 노조 전임자 확대 움직임 등에 걱정 전달
"경사노위 공익위원안, 아주 우려된다"
근로시간단축 보완, 임금체계 개편에 정부 역할 주문

30대 그룹 인사노무담당(CHO)의 항의다. 16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이재갑 고용노동부 장관과 가진 조찬 간담회에서 나왔다. 이날 간담회는 고용노동현안에 대해 이 장관이 설명하고, 기업 현장의 목소리를 듣기 위해 마련됐다.
이재갑 고용노동부 장관이 16일 오전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과 30대 그룹 인사·노무 책임자(CHO)와의 간담회에서 모두 발언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갑 고용노동부 장관이 16일 오전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과 30대 그룹 인사·노무 책임자(CHO)와의 간담회에서 모두 발언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 장관은 모두 발언에서 "일자리는 기업이 만드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최저임금 산입범위 개편, 노동시간 단축 등을 추진하면서 적지 않은 진통이 있었다"며 "정책의 긍정적 효과는 살리고, 부정적인 것은 현장과 소통하며 최대한 보완하겠다"고 덧붙였다. "기업이 신나게 일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도 했다.
 
이 장관의 발언에 앞서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은 "기업이 감당할 수 있는 최저임금의 적정 수준에 대해 깊이 고민해야 할 시기"라고 말했다. 손 회장은 국제노동기구(ILO) 핵심 협약 비준과 관련해 "노사 간 힘의 불균형 속에 대립적·갈등적 노사관계를 초래하고 있는 대체근로 금지, 사용자에 대한 부당노동행위 처벌, 용이한 파업요건과 사업장 점거 허용 등과 같은 사안을 경쟁국 수준으로 개선하는 게 선결적이고 중요한 국가적 과제"라고 말했다.
 
CHO는 조용하지만 강한 어조로 이 장관에게 건의했다. 한 CHO는 "ILO 협약 비준을 위한 경사노위 공익위원안을 보고 산업현장을 제대로 알고나 있는지 의심이 들었다"고 말했다. 특히 근로시간면제제도에 대한 공익위원안을 강하게 비판했다. "공익위원안은 제도가 시행되기 이전으로 되돌리려는 시도로 아주 우려된다"는 것이다. 또 다른 참석자는 본지와 통화에서 "노조 전임자를 늘리면 노사 관계가 좋아지는가. 기업에 노조를 지원하라는 건 노조를 기업에 종속되도록 하는, 노조의 자주권을 해치는 행위이다. 이걸 확대하라고 권하는 게 학자가 할 일인가. 노조는 노조 스스로 꾸려가야 한다는 기본 원칙을 무시한 행위"라고 말했다.
 
근로시간면제제도는 기업 규모에 따라 노조 간부가 노조활동에 전념할 수 있는 시간을 정하고, 그 시간에 대해서는 일한 것으로 간주해 임금을 지급하는 제도다. 노조 전임자가 일은 하지 않고 임금을 받는 것은 노조의 자주권을 해치고, 무노동 무임금 원칙에도 위배된다는 지적에 따라 2010년 7월 시행됐다.
 
근로시간 단축과 관련된 건의도 쏟아졌다. 대부분의 참석자가 "근로시간을 줄여야 한다는 점에 동의한다"면서 제도 보완을 요청했다. 한 참석자는 "계약대로 생산하고 제시간에 납품하기 위해서는 52시간이 모자란 경우도 있다. 제품 개발과 같은 프로젝트형 업무는 52시간을 적용하기 무척 힘들다"고 호소했다. "거의 예외없이 획일적으로 근로시간을 단축하도록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말도 나왔다. 참석자들은 "근로시간을 줄이려 노력하고 있다"며 "다만 산업현장의 적응력을 높이기 위한 보완책을 하루빨리 마련해달라"고 건의했다.
 
최저임금과 관련해서는 임금체계 개편의 어려움을 호소하는 내용이 많았다. 한 CHO는 "임금체계를 바꾸는 게 상당히 중요하다는 것을 기업도 안다"며 "그러나 노조의 협조를 얻어내기가 몹시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이런 점을 감안해 정부가 나서 노조를 계도하는 등 현장 분위기를 다잡아달라"고 요청했다.
 
이런 건의에 대해 이 장관은 "소통을 강화해 현장 분위기가 정책에 반영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며 "경사노위에 참여하는 경총을 통해 기업 입장을 (공익위원이나 노동계 위원에게)잘 전달해 달라"는 원론적인 답변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기찬 고용노동전문기자 wols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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