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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에 사흘간 미세먼지 '폭격'…도로 먼지 평소보다 2.5배

중앙일보 2019.01.16 11:53
서울 강남구 청담대로에서 먼지흡입 차량이 저속으로 운행 중이다. 시속 8~15㎞로 운행해 끼어들기가 잦다. 이상재 기자

서울 강남구 청담대로에서 먼지흡입 차량이 저속으로 운행 중이다. 시속 8~15㎞로 운행해 끼어들기가 잦다. 이상재 기자

수도권에 미세먼지 비상저감 조치가 발령된 지 사흘째인 15일 서울 시내는 온통 잿빛이었다. 그 중에서도 강남구는 초미세먼지 농도가 한때 179㎍/㎥까지 치솟는 등 최악의 상태였다. 이날 오전 강남구 일대에서 먼지흡입 청소차 운행 현장을 둘러봤다. 강남구청 앞에서 출발해 학동로를 왕복하고, 강남대로를 거쳐 도산대로에 이르는 약 10㎞ 구간이었다.
 

강남구 먼지흡입 청소차 동행해 보니

최근 사흘간 하루 평균 5㎏ 먼지 수거
운행량 감안하면 2.5배로 늘어난 셈

하지만 강남 도로엔 차량 운행 늘고
공사 구간선 먼지흡입기 작동 '불가'

기자가 유모(68)씨가 운행하는 차량 보조석에 탑승한 건 오전 10시50분쯤이었다. 비교적 한산한 시간대였으나 이날은 유독 많은 차량들이 눈에 띄었다. 유씨는 “미세먼지 경보가 울렸지만 강남 도로엔 오히려 자동차가 더 늘었다”는 말로 인사를 대신했다. 
 
“월요일부터 차량 운행이 평소보다 10% 이상 늘어난 거 같아요. 먼지가 많다는 예보가 나오니까 걷는 것보다 자동차 안이 낫다고 생각한 거 아니겠어요. 오늘 같은 날은 오후 4시도 안 돼 교통 체증이 일어날 겁니다.”
 
먼지흡입 차량의 앞·뒷바퀴 사이에는 긴 막대 형태의 흡입장치가 달려 있다. 길이 2.3m, 폭 4㎝짜리 진공청소기라고 보면 된다. 이 흡입장치를 가동하면 길바닥에 3~5㎝가량 가까이 붙어 쓰레기와 분진·먼지를 빨아들인다. 그래서 도로 위의 ‘먼지 먹는 하마’로 불린다. 토사나 휴지 같은 상대적으로 부피가 큰 쓰레기는 1차 적재함에, 분진·먼지는 2차 적재함에 모아진다. 
 
길이 2.3m의 긴 막대 형태로 생긴 먼지흡입기는 바닥면 3~5㎝ 위에서 가동된다. 이상재 기자

길이 2.3m의 긴 막대 형태로 생긴 먼지흡입기는 바닥면 3~5㎝ 위에서 가동된다. 이상재 기자

지난해 4월부터 먼지흡입 차량을 운행했다는 유모씨는 ’최근 사흘 새 하루 분진·먼지 수거량이 5㎏가량 됐다“고 말했다. 이상재 기자

지난해 4월부터 먼지흡입 차량을 운행했다는 유모씨는 ’최근 사흘 새 하루 분진·먼지 수거량이 5㎏가량 됐다“고 말했다. 이상재 기자

지난해 4월부터 먼지흡입 차를 운행한다는 유씨는 “하루 평균 3.5~4㎏이던 먼지 수거량이 최근 사흘간 평균 5㎏로 부쩍 늘었다”고 말했다.
 
“평소엔 토사와 휴지가 8㎏, 먼지가 3.5~4㎏쯤 수거됩니다. 그런데 어제와 그제는 토사가 10㎏, 먼지 5㎏가 나왔어요. 대한민국에서 가장 깨끗하다는 강남 도로인데…. 얼마나 미세먼지가 심각한지 실감하고 있어요.”
 
기자가 먼지흡입기를 가동하기 전과 후의 도로 상태가 크게 차이 나지 않는 듯하다고 질문하자 그는 “그래서 강남을 가장 깨끗한 도로라고 하는 것”이라며 “공기 중에는 자동차 배출가스·미세먼지, 아스팔트 틈새에는 타이어·브레이크패드 마모가 박혀 있다”고 말했다.  
 
유씨는 하루 8시간씩 테헤란로에서 봉은사로~학동로~도산대로에 이르는 50여 ㎞ 구간을 운행한다. 강남구는 그동안 주간(오전 9~오후 6시) 2대, 야간 4대(오후 10시~이튿날 오전 7시)씩 분진흡입 차량을 운행했는데 13~15일엔 각각 6대씩, 두 배로 늘렸다. 운행량을 감안하면 최근 사흘간 먼지 수거량이 2.5배로 늘어난 것이다.
 
차량이 논현역 인근 공사 구간을 통과할 때 유씨는 흡입장치 작동을 멈췄다. 유씨는 “고장 날 우려가 있어서 포장이 울퉁불퉁하거나 공사 구간에선 (흡입기를) 가동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가장 먼지가 많이 발생하는 곳에서 먼지흡입기 가동을 못 한다는 사실에 대해 “어쩔 수 없다. 이게 운행 규칙”이라고 대답했다. 사상 최대의 미세먼지 사태가 빚어졌지만 개인 차량 운행은 오히려 늘고, 먼지흡입 기술은 별다른 진전이 없는 역설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먼지흡입 차량은 울툴불퉁한 지형이나 공사 구간에서는 고장을 우려해 먼지흡입기를 가동하지 않는다. 이상재 기자

먼지흡입 차량은 울툴불퉁한 지형이나 공사 구간에서는 고장을 우려해 먼지흡입기를 가동하지 않는다. 이상재 기자

유씨가 운전하는 차량은 시속 8~15㎞를 유지했다. 분진·먼지 흡입 효과를 높이기 위해서다. 좌·우회전을 하거나 차선을 변경할 때는 경적까지 울려가면서 주변 차량에게 신호를 준다. 그는 “(먼지흡입 청소차는) 느릿느릿 운전한다는 걸 알아서 그런지 가끔 무리하게 끼어드는 차량이 있어 운전이 조심스럽다”고 말했다. 
 
서울시는 2011년 먼지흡입 청소차를 도입해 현재 124대를 운영하고 있다. 서울시는 13~14일 이틀간 1만1289㎞을 운행해 미세먼지 580㎏, 초미세먼지 163㎏을 수거했다고 밝혔다. 먼지흡입 차량을 통해 ㎞당 미세먼지 51.4g, 초미세먼지 14.5g을 수거한다는 자체 분석 결과를 토대로 추정한 것이다. 이상재 기자 lee.sangja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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