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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온공주 집안 3대의 한글유물, 고국 품으로 돌아왔다

중앙일보 2019.01.16 09:47
덕온공주가 한글 친필로 저근 '자경전기'[사진 문화재청]

덕온공주가 한글 친필로 저근 '자경전기'[사진 문화재청]

'자경전기'. 덕온공주의 한글 친필을 볼 수 있다.[사진 문화재청]

'자경전기'. 덕온공주의 한글 친필을 볼 수 있다.[사진 문화재청]

순조의 셋째딸이자 조선의 마지막 공주인 덕온공주(1822~1844)가 아버지 순조가 한문으로 지은 글을 한글로 번역해 단아한 글씨체로 쓴『자경전기』, 덕온공주의 아들 윤용구(1853~1939)가 1899년 당시 열 두살이 되는 딸(윤백영,1888~1986)에게 써준 『여사초략』, 윤백영이 1934년에 궁체로 쓴 『환소군전』…. 
 

덕온공주가 친필로 적은 한글판 '자경전기'부터
손녀 윤백영이 궁체로 쓴 '환소군전'까지
3대의 한글유물 총 68점 국립한글박물관으로

 덕온공주 집안 3대의 책과 편지, 서예작품 등 한글 유물 68점이 한자리에 모였다. 국립한글박물관은 16일 국외소재문화재재단이 수집한 조선 왕실 한글 유물을 문화재청으로부터 이관받아 공개했다. 조선 왕실의 한글문화를 보여주는 중요한 자료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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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날 공개된 자료 중에서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은 덕온공주가 직접 쓴 『자경전기(慈慶殿記)』와 『규훈(閨訓)』이다. 이 두 책은 모두 본래 한문으로 쓰여 있던 것을 덕온공주가 한글로 번역해 친필로 작성한 것으로, 덕온공주가 한글 궁체로 손수 쓴 『자경전기』와 『규훈』이 발견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덕온공주가 친필로 옮겨 적은 '자경전기'. [사진 문화재청]

덕온공주가 친필로 옮겨 적은 '자경전기'. [사진 문화재청]

『자경전기』는 1808년 순조가 어머니 효의왕후의 명에 따라 창경궁 자경전에 관해 쓴 책이다. 자경전은 1777년 효심이 지극했던 정조가 어머니 혜경궁홍씨를 위해 창경궁의 양화당 옆 작은 언덕에 지은 전각이다. 자경(慈慶)은 자전(慈殿, 임금의 어머니)의 장수를 기원하는 뜻을 담고 있다. 후에 이곳엔 효의왕후(정조 비)가 거처했고, 한때는 왕실 도서관이었던 장서각이 있었으나 현재는 터만 남아 있다. 
 
효의왕후는 생전에 아들 순조에게 자경전의 유래 등을 밝힌 『자경전기』를 한문으로 짓게 했고, 순조 비였던 순원왕후(1789~1844)는 그 효심을 딸이 전해 받을 수 있도록 덕온공주에게 한글로 번역해서 직접 쓰도록 했다. 따라서 이번에 공개된 『자경전기』의 단아한 한글 글씨는 덕온공주의 친필이다. 
 
박영국 국립한글박물관장은 "『자경전기』는 혜경궁홍씨로부터 정조, 효의왕후, 순조, 순원왕후를 거쳐 덕온공주까지 대를 이어 효로써 봉양하고자 하였던 왕실의 효성을 상징하는 유물"이라며 “덕온공주가의 한글 유물은 왕실과 연계된 부마 집안의 일괄 유물이라는 점에서 유물 하나하나에 역사성이 담겨 있다”며 유물의 가치를 설명했다.
 
덕온공주 친필을 보여주는 '규훈'.[사진 문화재청]

덕온공주 친필을 보여주는 '규훈'.[사진 문화재청]

 덕온공주가 쓴 『규훈(閨訓)』도 눈길을 끈다. 부녀자가 지켜야 할 덕목이나 예절 등을 기록한 책으로, 규훈의 외편(外篇) 독륜(篤倫)의 봉선장(奉先章)과 교자손장(敎子孫章)의 우리말 번역문을 단아한 궁체로 적은 것이다. 
 
또 이번에 환수된 자료에는 왕실에서 작성한 한글 편지와 왕실 여성들을 위한 한글 역사서도 다수 포함돼 있다. 순원왕후가 사위 윤의선(1823~1887)에게 보낸 편지도 그중 하나다. 이 편지엔 사위가 감기와 기침을 걱정하고, 덕온공주가 궁에 들어와 있어 든든한 마음을 전하고 있다. 윤의선은 순조와 순원왕후 사이의 셋째 딸인 덕온공주와 1837년에 혼인해 남녕위에 봉해졌다. 그러나 덕온공주와의 사이에 자녀가 없어 윤용구를 양자로 들였다. 
[사진 문화재청]

[사진 문화재청]

[사진 문화재청]

[사진 문화재청]

 
 윤용구가 쓴 『여사초략』(1899)도 있다. 중국 역사에서 모범적인 여인 30명의 행적을 한문으로 적고 이어 한글로 번역을 한 것이다. 이 책의 표지에는 윤용구가 친필로 제목을 적고 "기해년(1899) 10월에 석촌 퇴사가 딸아이에게 써서 보여준다'라고 적었다. 윤용구가 고종의 명을 받아 중국 상고시대부터 명나라 말기까지의 역사를 추려 한글을 번역해 편찬한 ‘정사기람(正史紀覽)’도 있다. 
 
덕온공주 손녀 윤백영이 궁체로 쓴 '환소군전'.[사진 문화재청]

덕온공주 손녀 윤백영이 궁체로 쓴 '환소군전'.[사진 문화재청]

 덕온공주의 손녀 윤백영이 환소군의 전기를 궁체로 쓴 『환소군전』도 중요한 자료다. 한소군은 서한 포선의 처로, 검소하고 어질며 사리에 밝았다고 한다. 윤백영은 "한글 궁체로는 처음으로 조선미술전람회(1929, 1931년)에 입선한 바 있다. 
16일 국립한글박물관에서 공개된 덕온공주가의 한글 유물 자료들. [사진 문화재청]

16일 국립한글박물관에서 공개된 덕온공주가의 한글 유물 자료들. [사진 문화재청]

 
 국립한글박물관은 2016년부터 덕온공주가의 왕실 한글 유물을 집중적으로 수집해, 순원왕후와 덕온공주의 친필을 포함 현재 400여 점을 소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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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은주 기자  jul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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