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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 오픈’ 68년 만의 외출… 로열 포트러시 골프장 어떤 곳?

중앙일보 2019.01.16 01:00

어려서는 잘 몰랐다. 세계 여러 곳을 여행해 보고 나서야 로열 포트러시가 세상에서 가장 멋지다는 것을 깨달았다. - 로리 매킬로이

북아일랜드 로열 포트러시 골프장. 오는 7월 '디 오픈 챔피언십'이 열리는 현장이다. [중앙포토]

북아일랜드 로열 포트러시 골프장. 오는 7월 '디 오픈 챔피언십'이 열리는 현장이다. [중앙포토]

북아일랜드의 로열 포트러시 골프장은 챔피언들을 키웠다. 라이더컵 캡틴을 역임한 대런 클락이 포트러시에 살고, 그레이엄 맥도웰은 포트러시에서 태어났다. 골프장에서 30분 거리에 사는 매킬로이는 어릴 적 자신의 영웅 대런 클락을 만나러 가끔 포트러시에 찾아왔다. 
 

7월 ‘디 오픈’ 열리는 북아일랜드 골프장
영국 본섬 외부 개최는 포트러시가 유일
입장권 판매 한 달 안 돼 20만 장 다 팔려
대회 시작 전 매진 기록 148년 만에 처음

섬의 북쪽 끝에 있는 포트러시는 바람이 강하다. 1588년 스페인의 무적함대 전함들이 이곳에서 난파를 당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 바람과 파도가 날카로운 절벽과 웅장한 사구를 쌓아 골프를 위한 천혜의 땅을 만들었다. 깃발만 꽂으면 빼어난 코스가 나오고 챔피언들을 키웠다. 곳곳에 뛰어난 골프장이 있고 날씨가 궂어 잡초처럼 강한 골퍼를 만들어낸다. 
 
디 오픈 챔피언십이 잉글랜드와 스코틀랜드가 있는 그레이트 브리튼 섬 밖에서 열린 것은 1951년 딱 한 번이었다. 그때 대회장이 북아일랜드 로열 포트러시였다. 
북아일랜드 출신의 메이저 우승자 로리 매킬로이(왼쪽)와 그레이엄 맥도웰. [AP=연합뉴스]

북아일랜드 출신의 메이저 우승자 로리 매킬로이(왼쪽)와 그레이엄 맥도웰. [AP=연합뉴스]

2010년과 2011년 매킬로이와 클락, 맥도웰이 메이저 우승을 차지했다. 인구 160만 명의 작은 북아일랜드에서 줄줄이 챔피언이 탄생하자 “북아일랜드가 세계 골프의 수도”라는 말이 나왔다. 세 선수가 로열 포트러시에서 오픈 챔피언십을 다시 열어야 한다고 주장해 올해 대회가 열리게 됐다. 스코틀랜드와 잉글랜드의 바닷가 명문 링크스에서 열리던 디 오픈은 68년 만에 그레이트 브리튼 섬 밖으로 나오게 됐다. 
 
북아일랜드엔 짙은 구름이 낄 때가 많다. 가톨릭 신자였던 로리 매킬로이의 큰할아버지는 1970년대 초반 개신교 민병대가 쏜 총에 맞고 세상을 떠났다. 북아일랜드의 수도 벨파스트 시내에는 아직도 복면 쓰고 총을 든 민병대 벽화가 남아 있다. 
디 오픈 챔피언십의 우승컵 '클라레 저그'. [중앙포토]

디 오픈 챔피언십의 우승컵 '클라레 저그'. [중앙포토]

이번 디 오픈 챔피언십은 북아일랜드 역대 가장 큰 이벤트다. 수많은 관광객이 들어오면서 갈등을 풀고 새로운 활력을 줄 것으로 예상한다. 영국의 텔레그래프는 “디 오픈 챔피언십이 어두운 시기를 끝내 게 해줄 대회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사람들은 역사의 일부가 되고 싶어 한다. 지난해 8월 입장권 판매를 시작하자마자 48시간 만에 4만 장이 팔렸다. 한 달도 되지 않아 20만 장 가까운 표가 다 나갔다. 디 오픈에서 대회 시작 전 표가 다 팔린 것은 148년 만에 처음이다. 
 
디 오픈은 7월 열린다. 로열 포트러시는 6월부터 코스를 닫고 대회를 준비한다. 중앙일보 테마여행이 역사적인 대회 직전에 코스를 만난다. 5월 24일 딱 하루 12명에게만 기회가 주어진다.
 
절벽 위에 서 있는 5번(파 4)홀과 ‘칼라미티(재앙)’이라는 이름이 붙은 14번(파 3)홀이 인상적이다. 레이아웃이 창의적이며 그린은 세계 최고로 꼽힌다. 코스에서 보는 던루스 성도 아름답다.   
로열 포트러시 인근에 있는 주상절리 자이언트 코즈웨이. 무려 6000만 년이나 됐다. [중앙포토]

로열 포트러시 인근에 있는 주상절리 자이언트 코즈웨이. 무려 6000만 년이나 됐다. [중앙포토]

위스키를 좋아하는 골퍼에게는 또 다른 즐거움이 있다. 1608년 개장해 가장 오래된 증류소인 ‘부시 밀스’가 코스 지척에 있다. 골프 코스에서는 무라카미 하루키가 위스키 성지 여행에서 극찬한 아일레이 섬과 킨타이어 반도가 보인다. 로열 포트러시 인근에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 ‘코즈웨이’가 있다. 술통을 짊어진 거인이 이 주상절리를 디디고 스코틀랜드로 건너갔다는 전설이 내려온다.  
 
 성호준 기자 sung.hoj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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