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지인 아들 죄명 바꿔달라…서영교, 임종헌에게 청탁 정황

중앙일보 2019.01.16 00:04 종합 12면 지면보기
임종헌. [뉴스1]

임종헌. [뉴스1]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구속된 임종헌(60) 전 법원행정처 차장의 재판개입 정황을 다수 확인해 추가기소했다. 전·현직 여야 국회의원들이 임 전 차장을 통해 대거 법원행정처에 ‘재판 민원’을 한 정황도 드러났다.
 

임종헌 재판개입 혐의 추가기소
전병헌·이군현·노철래 등
당시 의원들 ‘재판 민원’ 의혹
서 의원 측 “그런 적 없다” 부인

서울중앙지검 수사팀(팀장 한동훈 3차장 검사)은 15일 임 전 차장을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혐의로 또 기소했다. 검찰은 지난해 11월 기소한 임 전 차장의 재판과 병합해 심리해달라고 법원에 요청했다.
 
검찰에 따르면 임 전 차장은 2015년 5월 국회에 파견 나간 판사로부터 더불어민주당 서영교 의원의 청탁을 받았다. 서 의원은 당시 국회 법제사법위 소속이었다. 총선 당시 서 의원의 연락사무소장을 지낸 지인의 아들 A 씨가 강제추행미수 혐의로 재판을 받게 되자 죄명을 공연음란으로 바꾸고 실형 대신 벌금형으로 선처해 달라는 내용이었다. 민원을 받은 임 전 차장은 당시 서울북부지법원장을 통해 담당 판사에게 이런 내용을 전달했다. 임 전 차장은 또 법원행정처 기획총괄심의관을 통해 A씨 재판을 맡은 재정합의부장에게도 청탁을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재판 결과 죄명은 변경되지 않았지만, A씨는 징역형을 피해 벌금 500만원을 선고받았다. 강제추행은 10년 이하 징역 또는 1500만원 이하 벌금형에 처해진다.
 
또 임 전 차장은 같은 해 4월 전병헌 당시 의원으로부터 자신의 보좌관이자 손아래 동서인 임모씨의 정치자금법 위반 사건과 관련, “실형을 선고받은 임씨를 조기에 석방해달라”는 청탁을 받은 혐의도 받고 있다. 임 전 차장은 사법지원실 심의관에게 임씨 항소심 사건의 예상 양형 검토보고서 작성을 지시한 뒤 전 당시 의원에게 검토 결과를 설명해줬다.  
 
당시 재판부는 양형 검토보고서 대로 임씨를 보석으로 석방한 뒤 징역 8개월을 선고했다. 검찰은 당시 재판장인 김시철 서울고법 부장판사를 불렀으나 김 부장판사가 출석을 거부해 조사는 이뤄지지 않았다.
 
검찰은 임 전 차장이 2016년 8∼9월경엔 정치자금법 위반으로 재판 중이던 이군현·노철래 당시 의원에게도 비슷한 유형의 검토문건을 만들어 법률자문을 해준 점도 공소사실에 포함했다.
 
임 전 차장은 상고법원 도입에 반대하는 당시 서기호 정의당 의원을 압박하기 위해 그가 제기한 법관 재임용 탈락 취소 소송에도 개입한 것으로 전해졌다.
 
서영교 의원 측은 문자메시지로 “임 전 차장에게 죄명을 바꿔 달라고 한 적도 없고 벌금을 깎아달라고 한 적도 없다”며 의혹을 부인했다. 전병헌·이군현·노철래 전 의원에게도 연락을 시도했지만 전화가 닿지 않았다.  
 
김기정·정진호 기자 kim.kijeong@joongang.co.kr
공유하기
광고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