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미세먼지 공포…목에 거는 공기청정기 나왔다

중앙일보 2019.01.16 00:03 종합 16면 지면보기
전국 에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가 시행된 15일 세계 기상 정보를 시각화해 나타내는 비주얼 맵인 어스널스쿨로 확인한 이날 오후 2시 한반도의 초미세먼지 대기상황. [뉴스1]

전국 에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가 시행된 15일 세계 기상 정보를 시각화해 나타내는 비주얼 맵인 어스널스쿨로 확인한 이날 오후 2시 한반도의 초미세먼지 대기상황. [뉴스1]

#1. 50대 주부 장경옥씨는 며칠 전 50만원 대 공기청정기를 샀다. 미세먼지가 기승을 부리면서 실내 환기를 하지 못하는 날이 늘었기 때문이다. 장씨는 휴대전화에 대기 오염 정보 앱을 깔아두고 매일 미세먼지 농도를 체크한다.
 

콧속 끼우는 노즈 마스크도 등장
1월 공기청정기 판매 35% 늘어

어제 강남 평소 10배 초미세먼지
한·중, 내주 대기오염 논의키로

#2. 직장인 이모(26)씨는 요즘 화장을 지울 때 더 신경 쓴다. 그는 “미세먼지가 나쁨인 날에는 팩과 세안 브러시로 모공 청소를 꼭 해준다”며 “회사에서 평소 커피를 많이 마시는데 미세먼지로 기관지가 건조해지는 것 같아 커피보다는 차를 많이 마시고 있다”고 말했다.
 
15일 미세먼지보다 건강에 해로운 초미세먼지 농도가 치솟으며 미세먼지 공포가 확산됐다. 강남구의 초미세먼지 농도가 173㎍을 기록하는 등 서울은 평소보다 10배 이상 짙어진 초미세먼지에 시달렸다. 다행히 오후 들어 미세먼지 농도가 낮아지며 15일 오후 6시를 기해 수도권을 포함한 전국 10개 시·도에서 시행됐던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가 해제됐다. 이에 따라 16일부터 행정·공공기관 차량 2부제와 서울 지역의 노후 경유차량 운행 제한이 풀린다. 공공부문의 대기 오염물질 배출 사업장과 건설 공사장도 모두 정상 운영된다. 지난 12일 비상저감조치가 발령된 뒤 사흘 만이다.
 
‘D(Dust)의 공포’는 생활과 소비 행태까지 바꾸고 있다. 미세먼지가 연일 기승을 부리면서 공기청정기와 같은 환경 가전제품은 물론 마스크나 세척제와 같은 관련 상품도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 안티 더스트(Anti-Dust) 제품에 대한 소비자의 관심이 늘면서다.  
 
목에 거는 공기청정기

목에 거는 공기청정기

◆유모차용 공기청정기 등장=공기청정기는 이제 필수 가전제품으로 자리매김했다. 목에 걸어 사용하는 웨어러블 공기청정기, 유모차용 공기청정기까지 등장했다. 또 지난해 공기청정기 판매는 250만 대를 넘어섰다. 2016년 100만대 정도에 그쳤지만, 미세먼지의 심각성이 알려지면서 판매가 급증하고 있다. 공기청정기 시장은 2020년 300만 대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한다.
 
특히 미세먼지가 극성을 부린 지난 주말엔 판매가 급증했다. 롯데하이마트에서 지난 주말(12~13일) 공기청정기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60% 늘었다. 코웨이의 1월 공기청정기 판매량도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5%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코에 끼우는 마스크.

코에 끼우는 마스크.

공기청정기 렌털 문의도 폭증하고 있다. 현대렌탈케어는 1월 공기청정기 렌털 서비스 신규 가입 계정이 2배 증가했다고 15일 밝혔다. 미세먼지 비상저감 조치가 발령된 14일엔 가입 상담 고객 1000여 명이 몰렸다. 이는 평상시 상담 고객의 3배를 훌쩍 넘어선다.
 
의류관리기와 건조기도 미세먼지 수혜를 입었다. 외부 활동 후 의류에 묻은 미세먼지가 집안 대기 환경을 오염시킨다는 사실 때문이다. 의류관리기는 2017년 12만 대에서 지난해 20만대가 팔렸다. 의류 건조기도 지난해 130만 대가 팔렸다. 온라인몰 G마켓에서는 지난달 14일부터 이달 13일까지 한 달 동안 의류관리기 판매량이 109% 증가했고, 의류 건조기는 35%의 판매 증가율을 보였다. 실리콘으로 제작돼 코 안쪽에 끼워 사용하는 ‘노즈 마스크’도 등장했다. 일반 마스크에 비해 답답함이 덜해 젊은 소비자 사이에 인기다.
 
◆한·중, 미세먼지 대책 회담=미세먼지 사태에 한·중 정부가 오는 23일 서울에서 대기오염 문제를 집중 논의하기로 했다. 외교부 당국자는 15일 “한국과 중국이 23차 ‘환경협력 공동위원회’를 열기로 했다”며 “최근 미세먼지의 심각성이 대두되면서 이 문제를 우선 논의할 의제에 포함시켰다”고 말했다. 양국은 1993년부터 환경 문제에 대한 공동 대응을 논의하기 위해 환공공동위원회를 구성해 매년 정기적으로 회의를 열고 있다. 그런데 최근 미세먼지의 농도가 역대급으로 짙어지며 우려가 커졌고, 중국발 먼지가 원인일 수 있다는 국내외의 지적에 따라 양국이 원인 규명과 함께 공동 대응에 나서기로 한 것이다.
 
이를 위해 한·중 정부는 공동위에 앞서 22일 국장급 협의를 열어 중국의 미세먼지 저감 정책 등을 청취할 예정이다. 외교부 당국자는 “중국 땅이 넓고 대기오염의 원인 규명이 쉽지 않아 관련 연구가 추가적으로 필요한 상태”라며 “객관적인 데이터 수집에 주력하고 이를 중국과 지속적으로 공유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곽재민·최연수·이유정 기자 jmkwak@joongang.co.kr
공유하기
광고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