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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간제는 안돼"…세월호 순직 교사 손해배상 청구소송서 패소

중앙일보 2019.01.15 20:19
세월호 참사 당시 학생들을 구하려다 희생됐지만 '기간제'라는 이유로 사망보험금을 받지 못한 교사 유족들이 이재정 경기도교육감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청구 소송에서 패소했다.
 

수원지법, 세월호 기간제 교사 유가족 청구 기각
"기간제 교원가 국가공무원이라는 대법 판단 없어"
순직 교사 아버지 "교육 당국이 재판 독려했는데"

수원지법 민사1단독 박석근 판사는 15일 단원고에서 기간제 교사로 일하다 세월호 참사 당시 숨진 고 김초원(당시 26) 교사의 아버지 김성욱(61)가 이 교육감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고 밝혔다.
수원지법 전경 [사진 수원지법 홈페이지 캡처]

수원지법 전경 [사진 수원지법 홈페이지 캡처]

김 교사는 2014년 2월 단원고와 기간제 계약을 맺고 3월부터 2학년 3반 담임교사로 근무했다. 같은 해 4월 16일 학생들을 데리고 제주도로 수학여행을 가던 중 세월호가 침몰하면서 사망했다. 당시 김 교사는 침몰하는 배에서 제자들에게 구명조끼를 입히는 등 구조에 힘쓰다 희생된 사실이 알려졌다.
 
그러나 김 교사와 함께 숨진 고 이지혜(당시 31) 교사는 기간제 교사라는 이유로 순직을 인정받지 못했다. 사망보험금 지급 대상에도 포함되지 못했다. 공무원을 사망·상해 보험에 가입시키고 보험금을 지급하는 경기도교육청의 '맞춤형 복지제도'엔 정규직 교원만 포함되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김 교사와 이 교사는 정규직 교사들에게 지급된 1인당 5000만원에서 2억원의 보상금도 받지 못했다.
세월호 침몰 당시 학생들을 구하다 숨진 기간제 교사 김초원 교사.[중앙포토]

세월호 침몰 당시 학생들을 구하다 숨진 기간제 교사 김초원 교사.[중앙포토]

이런 사실이 알려지자 문재인 대통령의 특별 지시로 2017년 7월 공무원연금공단은 김 교사와 이 교사의 순직을 인정했다. 이들은 지난해 1월 국립대전현충원에 안장됐다.

 
김 교사의 아버지 김성욱씨는 딸의 명예를 지키고 기간제 교사에 대한 차별을 없애겠다며 2017년 4월 이 교육감에게 2500만원을 지급하라는 내용의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냈다. 그러나 소송 제기 2년여 만인 이날 법원은 이 교육감의 손을 들어줬다.
 
김씨 측은 "기간제 교원이라고 해도 맞춤형 복지제도가 적용되는 교육공무원에 해당하기 때문에 보험금을 지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박 판사는 판결문에서 "국가공무원에 기간제 교원이 포함된다면 교육감은 맞춤형 복지제도에 따라 기간제 교원을 피보험자로 한 생명보험 계약을 체결해야 할 의무가 있다"면서도 "관련 법에선 기간제 교원이 국가공무원법상 임기제 경력직 공무원 중 하나인 교육공무원에 해당한다는 법령 해석이 당연하게 도출된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시했다.
 
그러면서 "피고(이 교육감)가 김 교사에게 맞춤형 복지제도 적용을 배제한 2014년경은 물론 현재에 이르기까지 기간제 교원이 국가공무원에 해당하는지에 대한 대법원 판단은 나오지 않은 상태"라고 덧붙였다.
 
세월호 사고 당시 학생들을 구하고 사망한 고 김초원 교사의 부친 김성욱씨. 김씨는 이번 재판 결과에 반발하며 "항소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중앙포토]

세월호 사고 당시 학생들을 구하고 사망한 고 김초원 교사의 부친 김성욱씨. 김씨는 이번 재판 결과에 반발하며 "항소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중앙포토]

김 교사 측은 즉시 항소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김성욱씨는 중앙일보와 통화에서 "같은 업무를 담당했는데도 기간제라는 이유로 맞춤형 복지제도 대상에 포함하지 않는다는 것은 말도 안 된다"며 "교육 당국도 관련 제도가 바뀌면 딸이 맞춤형 복지제도에 포함될 것이라고 약속하면서 재판까지 독려해 놓고도 지금까지 하나도 지키지 않았다. 변호사와 판결문을 검토한 뒤 항소하겠다"고 말했다. 수원=최모란 기자 mor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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