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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이혼' 운명의 날…EU 일각선 "브렉시트 7월 연기 검토"

중앙일보 2019.01.15 01:30
14일(현지시간) 잉글랜드 중부 그릇공장 마을을 방문하고 돌아온 테리사 메이 총리가 총리 관저 앞에서 전용차에서 내리고 있다. 정부의 브렉시트 합의안에 대한 하원의 투표가 15일 실시된다. [EPA=연합뉴스]

14일(현지시간) 잉글랜드 중부 그릇공장 마을을 방문하고 돌아온 테리사 메이 총리가 총리 관저 앞에서 전용차에서 내리고 있다. 정부의 브렉시트 합의안에 대한 하원의 투표가 15일 실시된다. [EPA=연합뉴스]

 3월 29일로 예정된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일자가 7월 이후로 연기될 가능성이 나오고 있다. 15일(현지시간) 영국 의회에서 테리사 메이 총리의 브렉시트 합의안 투표가 부결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EU가 아무런 협정 없이 영국과 이별하는 ‘노 딜 브렉시트'를 막기 위해 브렉시트 일자 연기를 준비 중이라고 영국 일간 가디언이 14일 보도했다.
 
 메이 총리는 하원에서 브렉시트 합의안이 통과되도록 하기 위해 투표 전날인 14일 시민들 앞에 섰다. 이날 잉글랜드 중부 스토크-온-트렌트 지역의 그릇공장을 방문한 자리에서 그는 “의회에는 브렉시트를 미루거나 아예 중단시키기 위해 모든 방법을 이용하려는 이들이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우리는 3월29일 EU를 떠난다. (브렉시트) 시기를 늦추거나 제2국민투표를 해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브렉시트를 멈추자는 집회가 열리고 있다. [AP=연합뉴스]

브렉시트를 멈추자는 집회가 열리고 있다. [AP=연합뉴스]

 영국 정부는 이날 도날드 투스크 EU 정상회의 상임의장 및 장 클로드 융커 EU 집행위원장이 메이 총리에게 보낸 공동 서한도 공개했다. 여기서 이들은 영국과 마찬가지로 EU 역시 소위 '백스톱'(안전장치)가 적용되지 않길 바라며, 만약 적용되더라도 가능한 한 빨리 종료시키겠다고 밝혔다. 
 
 백스톱은 EU 소속인 아일랜드와 영국령인 북아일랜드의 국경 문제가 해소되지 않을 경우에 대비해 마련됐지만 보수당 의원들은 이를 주권 침해라며 반발하고 있다. 
 
현지 언론들은 야당은 물론 집권 보수당에서도 합의안에 반대하는 의원들이 많아 부결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메이 총리는 부결 시 3일 안에 ‘플랜B’를 의회에 제출해야 한다.
 
영국 의사당 밖에서 노 딜 브렉시트도 상관 없다는 푯말을 들고 있는 시민들 [EPA=연합뉴스]

영국 의사당 밖에서 노 딜 브렉시트도 상관 없다는 푯말을 들고 있는 시민들 [EPA=연합뉴스]

 15일 합의안이 부결될 경우 노 딜, 재협상, 총선, 제2 국민투표, 메이 총리에 대한 불신임투표 등 여러 시나리오가 떠오르고 있다. 가디언에 따르면 EU는 이런 상황에 직면한 영국 정부가 브렉시트 일자를 늦춰달라는 요청을 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5월 유럽의회 선거가 있기 때문에 이를 고려하면 7월까지 늦출 수도 있다는 판단이다.
 
EU 관계자는 "메이 총리가 현직을 유지하면서 의회 통과를 위한 시간을 더 달라고 요청할 경우 최대 7월까지 가능할 것"이라고 가디언에 말했다.
 
 하지만 제러미 코빈 노동당 대표는 합의안이 부결되면 적절한 시기에 메이 총리에 대한 불신임안을 제기하겠다고 밝혔다. 부결 표가 예상보다 많으면 조기 총선으로 이어져 정국 혼란이 가중될 수 있다.
 
 영국에선 하원의 3분의 2가 조기 총선 안에 동의하거나, 하원에서 총리 불신임안이 통과된 후 14일 내 새 총리 신임안이 의결되지 않으면 총선을 치르게 된다. 보수당과 연정을 꾸린 북아일랜드 민주연합당(DUP)이 코빈 집권에 강하게 반대하고 있어 총선 실현 가능성이 크지는 않다.
제러미 코빈 영국 노동당 대표 [AP=연합뉴스]

제러미 코빈 영국 노동당 대표 [AP=연합뉴스]

 
 제2 국민투표는 명확한 국민의 의사가 확인돼야 꼬인 실타래가 풀린다는 이유에서 거론된다. 어떤 질문을 할 것인지가 문제이긴 하지만 브렉시트냐 철회냐가 명확해지는 방법이다. 이를 위해서도 브렉시트 일자 연장은 불가피하다.
 
 EU와 영국 정부가 일단 브렉시트 일자를 연기해 놓고 재협상을 벌여 의회를 통과하는 절차를 밟을 수도 있다. 노 딜 브렉시트의 경우 EU가 입을 피해도 너무 크기 때문이다. 이럴 경우 보수당 브렉시트 강경파를 달랠 보완책이 마련될 것으로 보인다. 
 
 한국 정부는 노 딜 브렉시트 사태가 발생할 것에 대비해 오는 23일 영국 측과 외교부 국장급 협의를 벌이기로 했다. 외교부 당국자는 “노 딜 브렉시트가 되면 영국에 무관세로 수출하던 자동차나 항공기 부품 등의 관세를 내야 한다"며 “스카치위스키는 지난해 1억5000만 달러가량 수입됐는데, 관세 20%가 부과되면 국내 가격에 영향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노 딜 브렉시트를 피하기 위해 EU는 브렉시트 일자를 7월로 연기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AP=연합뉴스]

노 딜 브렉시트를 피하기 위해 EU는 브렉시트 일자를 7월로 연기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AP=연합뉴스]

 
 정부는 16일 관계부처 대책회의를 열고 노딜 브렉시트 시 대응책 등을 논의한다. 외교부 관계자는 “아일랜드와 영국 간 공동여행구역이 계속 유지될 것이므로 해외 여행객에게 당장 큰 어려움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런던=김성탁 특파원, 서울=이유정 기자 sunty@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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