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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IT는 규제 무풍지대…인터넷 경제 연평균 38% 성장

중앙일보 2019.01.15 00:11 종합 4면 지면보기
4 베트남의 질주 
베트남의 대표 IT 기업인 VNG는 창의력을 키워주는 근무 환경을 위해 사무실 곳곳에 휴식 공간과 녹지를 조성했다. 호찌민에 있는 VNG 본사의 직원들 책상마다 회사에서 제공한 화분이 놓여 있다. [사진 VNG]

베트남의 대표 IT 기업인 VNG는 창의력을 키워주는 근무 환경을 위해 사무실 곳곳에 휴식 공간과 녹지를 조성했다. 호찌민에 있는 VNG 본사의 직원들 책상마다 회사에서 제공한 화분이 놓여 있다. [사진 VNG]

지난해 11월 29일 베트남 호찌민. 카페 ‘더 커피 하우스’에 들어갔다. 빈자리가 없을 정도로 붐볐지만 카운터 앞에 계산하기 위해 아무도 줄을 서지 않았다. 자리에 앉아 앱으로 원하는 음료를 고르고 모바일 결제를 하면 음료가 나오기 때문이다. 이 카페를 운영하는 시드컴(Seedcom)은 이런 모바일·IT 트렌드를 오프라인 유통 매장과 결합해 폭발적으로 성장한 대표적인 베트남 기업이다. 현재 직원이 2만 명이다. 거리에서 택시를 잡기 위해 손을 흔드는 사람도 통 볼 수 없었다. 모두 베트남 차량호출 스마트폰 앱을 내려받아 택시를 불렀다.
 
베트남 통계청에 따르면 2015년부터 3년간 베트남의 국내총생산(GDP) 연평균 성장률은 6.56%다. 하지만 같은 기간 인터넷 경제성장률은 연평균 38%에 달한다(구글·테마섹 공동리포트). 특히 지난해 전자상거래 시장은 전년보다 50% 성장했다. 구글·테마섹 리포트는 베트남 인터넷 경제에 대해 “고삐를 풀어놓은 용과 유사하다”고 진단했다.
 
베트남 정부는 2016년을 ‘국가 창업의 해’로 지정하고 같은 해 5월 ‘2025 베트남 혁신 스타트업 생태계 지원제도’를 내놨다. 은행 대출 완화, 신용보증 제공, 법인세 감면, 근로자 기본훈련 과정 지원 등의 지원책을 쏟아냈다. 베트남 통계청에 따르면 2017년 한 해 새로 등록한 기업 수는 12만6859개. 전년 대비 15.2% 늘었다. 역대 최대였다. 2018년은 이보다 많은 13만5000개의 기업이 생긴 것으로 전망됐다.  
 
윤보나 코트라 베트남 호찌민무역관 조사관은 “2017년에만 베트남 스타트업에 2억9100만 달러(약 3257억원)의 투자가 성사됐는데, 이는 2년 만에 두 배 이상 증가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래픽=김주원 기자 zoom@joongang.co.kr]

[그래픽=김주원 기자 zoom@joongang.co.kr]

특히 IT 분야는 탄탄한 수요를 등에 업고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베트남에선 6000만여 명이 인터넷을 쓰고, 3000만여 명이 스마트폰을 이용한다. 베트남 언론사인 브이엔 익스프레스(Vn Express)가 선정한 ‘스타트업 베트남 2018’에 선정된 톱5 기업은 모두 IT기업인데, 유니콘으로의 도약을 노리고 있다. 유학생-대학 연결 온라인 플랫폼 엘라(ELLA·1위), 임대 방 관리 앱 에이미(AMI·2위), 인공지능 기반 챗봇 서비스인 봇 반 항(BOT BAN HANG·3위) 등이다.
 

중앙일보 신년기획 규제OUT 시리즈는 위 사진을 클릭하면 볼 수 있습니다. 사진을 클릭해도 안나오면 https://news.joins.com/Digitalspecial/340 링크를 클릭하세요.

시드컴의 딘 안 후안 대표는 “베트남의 기업 규제는 아주 간단하고 IT와 관련된 것은 더 단순하다”며 “창업하는데 정부가 특별히 자금을 대주는 식의 지원은 없었지만 특별한 규제도 없어 마음껏 개척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베트남 투자전문회사인 비비다이민(B.B.DAIMINH) 이영훈 대표는 “베트남 정부는 기업하기에 투명하고 안정적인 환경을 조성하려 하고 창업을 장려하지만 어떤 역할을 하기보다 지켜보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예컨대 차량호출 서비스를 제공하는 ‘그랩’이 베트남 운송 시장에 뛰어들 때도 별다른 제약이 없었다. 베트남에서 그랩은 차량뿐 아니라 오토바이 운송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베트남 내에서 많은 일자리를 만들었다.  
 
하지만 그랩이 비슷한 서비스를 하는 ‘우버’의 동남아 사업권을 인수하면서 덩치가 커지자 베트남 정부는 경쟁법 위반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다. 이 대표는 “기업이 성장하는 과정에서 문제가 생기면 그때 제재하면 되니, 성장하기 전부터 미리 규제를 가하지 않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 특별취재팀(해외)=베이징·항저우·쿠알라룸푸르·프탈링자야·
호찌민·싱가포르=최지영·이상재·김경진·최현주·박민제·하선영 기자 choi.ji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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