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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일미군 “북핵 15개 이상 보유”…사실상 핵보유국 인정 논란

중앙일보 2019.01.15 00:04 종합 10면 지면보기
주일 미군사령부(USFJ)가 제작해 지난해 말 공개한 동영상에서 북한이 중국·러시아와 함께 동아시아 ‘3개 핵 보유 선언 국가(three declared nuclear states)’로 규정돼 있다. [동영상 캡처]

주일 미군사령부(USFJ)가 제작해 지난해 말 공개한 동영상에서 북한이 중국·러시아와 함께 동아시아 ‘3개 핵 보유 선언 국가(three declared nuclear states)’로 규정돼 있다. [동영상 캡처]

주일 미군사령부(USFJ)가 북한을 핵 보유 선언국으로 규정하고, 핵무기 보유량을 15개 이상이라고 밝혔다. USFJ가 지난해 말 제작한 동영상(USFJ Mission video)에서다.  
 
14일 파악된 동영상에 따르면 USFJ는 북한을 중국·러시아와 함께 동아시아의 ‘3개 핵 보유 선언 국가(three declared nuclear states)’로 분류했다. 북한을 핵보유국으로 인정한 건 아니지만, 미군 당국이 북한의 핵무기 보유량을 직접 언급했다는 점에서 미국이 사실상 북한의 핵 보유를 인정한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이 지난 11일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미국의 궁극적인 목표는 미국 국민의 안전”이라고 언급한 것과 같은 맥락이 아니냐는 것이다.
 
폼페이오 장관의 이런 언급 직후 일각에선 미국이 북한과의 협상에서 북한의 비핵화가 아닌 핵탄두 운반 수단인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무력화와 대북제재 해제를 맞바꾸려는 취지일 수 있다는 논란이 일고 있다.  
 
군 관계자는 “군은 적군의 위협을 최대치로 상정하고 대비하는 게 일반적”이라며 “미군이 북한의 핵 보유를 기정사실화했다기보다 그 정도의 위협이 있으니 이에 대한 대비가 필요하다는 차원이 아니겠느냐”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주한미군도 수년 전 소식지를 통해 북한의 위협을 핵보유국에 준하는 수준으로 정의한 적이 있다”며 “북한을 핵보유국으로 인정한 것은 아닌 것으로 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국무부가 북한과의 비핵화 협상을 진행 중인 상황에서 미군이 이런 입장을 보임에 따라 논란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주일 미군 "독도는 분쟁지역”=주일 미군은 동영상에서 독도를 분쟁 지역이라고 밝히는 등 일본 측의 주장을 싣기도 했다. 동영상은 “이 지역은 수십 년, 수백 년 된 영토 분쟁으로 특징지어진다(the region is characterized by territorial dispute)”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영토 분쟁 지역 지도에 리앙쿠르 암초(Liancourt Rocks·독도의 서구식 명칭), 쿠릴열도, 남중국해, 센카쿠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를 표시했다.
 
독도의 분쟁 지역 언급은 일본 정부의 입장이 일방적으로 반영된 것이라는 지적이다. 일본은 독도 문제를 영토 문제로 쟁점화하고 있지만 한국 정부는 이를 인정치 않고 있다. 독도가 역사적·국제법적으로 대한민국 영토라는 기조에서 한·일 간에 독도와 관련한 영토·영유권 문제는 전혀 없다는 게 한국 정부의 입장이다. 그래서 해상초계기 사격 통제 레이더 가동 논란과 과거사 문제 등으로 한·일 간에 대립이 격화되는 상황에서 미국이 일본의 입장에 치우쳐 있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있다. 이와 관련, 정부 당국자는 “한·미 간의 동맹에는 이상이 없다”고 강조했다.
 
이근평 기자 lee.keunpy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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