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폼페이오 “북·미정상회담 세부계획 중” 대화 급가속 왜

중앙일보 2019.01.15 00:02 종합 10면 지면보기
지난해 6월 12일 싱가포르 카펠라 호텔에서 산책 중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과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 [중앙포토]

지난해 6월 12일 싱가포르 카펠라 호텔에서 산책 중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과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 [중앙포토]

 
북한이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친서ㆍ신년사에 이어 실무급에서도 미국에 대화 청신호를 보내면서 북ㆍ미 협상에 가속도가 붙고 있다. 북한측의 거부로 무산된 고위급 회담이 빠르면 이번 주 개최될 전망이다. 김 위원장이 중국을 방문해 ‘체제정비’를 마친 것도 이런 관측을 낳고 있다. 복수의 외교 소식통은  “북한 실무진도 무시 전략을 끝내고 대화를 서두를 채비를 하고 있다”고 전했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이 13일(현지시각) “세부사항을 계획(work out)하고 있다”는 언급은 정상회담의 일정과 장소 등을 양측이 구체적으로 조율하고 있다는 의미로 읽힌다. 이번 주 열리는 북핵 한ㆍ미 워킹그룹 화상 회의와 트럼프 대통령의 연두교서(29일)에서 가닥이 잡힐 것으로 보인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왼쪽 아래)이 이동식발사대(TEL)에 실린 대륙간탄도미사일 (ICBM)급 화성-15형을 살펴보고 있다. [노동신문 캡처]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왼쪽 아래)이 이동식발사대(TEL)에 실린 대륙간탄도미사일 (ICBM)급 화성-15형을 살펴보고 있다. [노동신문 캡처]

 
하지만 지지부진하던 북·미회담이 갑작스레 급물살을 타는 것을 두고 우려도 있다. 북한은 지난해 말부터 철저한 준비를 해 왔다. 중국과 러시아 등 든든한 후견도 챙겼다. 반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해 중간 선거에서 하원을 내준데 이어 러시아 스캔들, 셧다운(연방정부 일시적 업무정지) 등으로 북한 문제에 전력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당장 엘리엇 엥걸(민주ㆍ뉴욕) 하원의원은 13일(현지시간) “북한이 비핵화를 실천하지 않는 상황에서의 북·미회담은 북한에 주는 것 밖에는 안 된다”며 견제구를 날렸다. 아산정책연구원 최강 부원장은 “미국 내에서도 자칫 ‘사진 촬영 세리모니’에 그쳤던 지난해 싱가포르 정상회담의 재탕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 셧다운 사태 등으로 국내 정치에서 수세에 몰려있다. [연합뉴스]

트럼프 대통령, 셧다운 사태 등으로 국내 정치에서 수세에 몰려있다. [연합뉴스]

◇트럼프는 무슨 생각일까= 트럼프 대통령은 이달 1일 공개한 동영상에서도 “(북핵 협상에선) 서두르지 않는다(no rush)”는 발언을 되풀이했다. 지난해부터 이어져온 일관된 입장이다. 그러나 변화된 모습이 감지된다는 게 한ㆍ미 외교가의 공통된 시각이다. 민주당이 장악한 미 하원이 본격적인 출발에 앞서 북·미 문제의 진전과 셧다운 사태가 사상 최장을 기록하는 등 국내적으로 골칫거리가 많은 상황의 돌파구일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올 하반기에 본격적인 재선 레이스에 돌입하는 트럼프 대통령으로선 북핵 문제는 ‘미봉’으로라도 진도를 내고 싶어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전현준 한반도평화포럼 부이사장은 “북한의 비핵화는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 가도에 분명히 호재가 될 것”이라며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의 발등에 떨어진 불은 국내 정치문제이기 때문에 완전한 비핵화 ‘달성’보다는 ‘진전’으로 목표를 낮춘뒤 선거에 활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국립외교원 전봉근 교수는 “1차엔 역사적 의미라도 있었지만 2차마저 알맹이가 없다면 트럼프 대통령이 국내에서 역풍을 맞을 수 있다는 것도 고민 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노동당 중앙위원회 청사에서 신년사를 발표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1일 보도했다. [연합뉴스]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노동당 중앙위원회 청사에서 신년사를 발표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1일 보도했다. [연합뉴스]

 
 ◇김 위원장의 의도는= 전체주의 국가인 북한의 속성상 김 위원장에겐 국내 여론이나 야당의 반발은 고려대상이 아니다. 중국과 러시아의 우군도 얻었다. 하지만 김 위원장이 내색을 하지는 않지만 시간과의 싸움을 벌이고 있다는 게 정부 당국의 판단이다. 정부 당국자는 “북한은 2020년에 당창건 75주년을 맞는다”며 “김 위원장은 경제 발전 토대를 만들어 주민들에게 청사진을 제시해야 하는데 이를 위해선 대북제재 해제가 급선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최소한 올해 하반기 정도엔 대북제재가 해제되고 이후 국제사회의 수혈이 이뤄지도록 하는게 목표가 아니겠냐”고 덧붙였다. 그런만큼 김 위원장은 트럼프 대통령의 눈치를 살피면서 선(先)비핵화 후 제재해제 입장을 수정토록하는 방안을 끌어내기 위해 밀고 당기를 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외교부 당국자는 “회의론이나 우려가 있는 건 사실이지만 현재 상황은 사상 처음으로 북ㆍ미간 최고 지도자가 나선 만큼 한국 정부도 중간에서 최대한 역할할 공간을 찾고 있는 중”이라고 말했다.    

 
전수진 기자 chun.sujin@joongang.co.kr  
 
 
이도훈(오른쪽)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 스티븐 비건 미국 대북정책 특별대표가 지난해 외교부 청사에서 면담을 하고 있는 모습. 양측은 이번주 한미 워킹그룹 화상회의로 다시 조우한다.     우상조 기자

이도훈(오른쪽)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 스티븐 비건 미국 대북정책 특별대표가 지난해 외교부 청사에서 면담을 하고 있는 모습. 양측은 이번주 한미 워킹그룹 화상회의로 다시 조우한다. 우상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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