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본문

차량 거북이운행·비행기 회항…폭설보다 독한 ‘미세먼지와 전쟁’

중앙일보 2019.01.14 15:07
전국 대부분 지역의 초미세먼지 농도가 '매우 나쁨'을 나타내고 있는 14일 오후 서울 중구 서울시청 서소문별관 노후경유차 운행제한 단속 상황실에서 한 직원이 모니터를 확인하고 있다. [뉴스1]

전국 대부분 지역의 초미세먼지 농도가 '매우 나쁨'을 나타내고 있는 14일 오후 서울 중구 서울시청 서소문별관 노후경유차 운행제한 단속 상황실에서 한 직원이 모니터를 확인하고 있다. [뉴스1]

천안 뒤덮은 최악 미세먼지 “서울보다 심해”
 
14일 오전 충남 천안시 불당동 일대를 지나는 출근길 차량들이 느릿느릿 거북이 운행을 했다. 건너편 신호등을 보기 어려울 정도로 뿌연 먼지가 도심을 가득 뒤덮어서다. 이날 오전 8시 현재 천안 지역의 초미세먼지 농도(주의보 발령기준 75㎍/㎥ 이상)는 올해 들어 최고치를 기록했다.
 
지역별로는 성거읍측정소 106㎍/㎥, 백석동측정소 102㎍/㎥ 등으로 ‘매우나쁨’ 수준을 나타냈다. 서울에서 천안으로 출퇴근하는 김정희(48)씨는 “서울보다 천안의 미세먼지가 더 심각한 것 같다”며 “회사에서도 긴급하지 않으면 출장을 미루라는 지침이 내려올 정도”라고 말했다.
 
도심 곳곳을 뿌옇게 색칠하는 미세먼지가 또다시 전국을 뒤덮었다. 국립환경과학원에 따르면 14일 수도권과 강원 영서·충청권·광주·전북의 미세먼지 농도가 ‘매우 나쁨’ 수준을 나타냈다. 나머지 지역도 대부분 ‘나쁨’으로 분류되면서 전국 각지에서 미세먼지와 전쟁을 치렀다.
14일 오전 초미세먼지 주의보가 내려진 충남 천안시 불당동과 백석동 일대 하늘이 뿌옇게 변해 있다. [사진 천안시]

14일 오전 초미세먼지 주의보가 내려진 충남 천안시 불당동과 백석동 일대 하늘이 뿌옇게 변해 있다. [사진 천안시]

 
경기도, 버스 비치된 마스크 순식간에 동나
고농도 미세먼지가 기승을 부리자 전국 10개 시·도에서는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에 들어갔다. 대상 도시는 서울·인천시, 경기도 등 수도권 전역이다. 부산, 대전, 세종, 충남, 충북, 광주, 전북 등에서도 비상저감조치가 발령됐다.
 
경기도에서는 이날 짙은 미세먼지에 심한 안개까지 겹치자 강도 높은 비상저감조치를 폈다. 대표적인 게 출근길 시민들에게 1회용 미세먼지 마스크를 배포한 일이다. 경기도는 이날 대중교통 이용을 유도하기 위해 오전 6시부터 출근버스 1만2500대에 마스크를 비치했다. 버스당 100매씩 총 125만매가 배포된 마스크는 출근길 시민들에 의해 순식간에 동이 났다.
 
이날 경기도에서는 지난해 1차례에 이어 이날 2번째로 버스에 마스크가 배포됐다. 앞서 경기도는 지난해 버스 내 마스크를 비치하기 위해 10억 원 상당의 예산을 편성했다. 시민들에게 마스크를 3차례 지급할 수 있는 예산이다.
 
전국 대부분 지역에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가 시행된 14일 대전 서구청 앞에 설치된 미세먼지 알리미 신호등이 미세먼지 '심각' 단계를 나타내고 있다. 프리랜서 김성태

전국 대부분 지역에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가 시행된 14일 대전 서구청 앞에 설치된 미세먼지 알리미 신호등이 미세먼지 '심각' 단계를 나타내고 있다. 프리랜서 김성태

‘차량 2부제’ 전국 지방서도 본격 시행
아울러 경기도 내 906개 행정·공공기관에서는 이날 차량번호 끝자리가 짝수인 차량만 운행하는 2부제가 시행됐다. 또 수도권 행정·공공기관이 운영하는 39개 대기배출 환경 사업장은 단축 운영을 하거나 운영시간을 조정하도록 했다. 건설공사장 139곳은 공사시간을 단축하거나 살수차량을 운행하는 등 미세먼지 발생을 억제토록 했다.
 
부산에서도 미세먼지 주의보를 발령하고 시민에게 홍보하고 있다. 부산 관내 버스정류장 안내기 450개와 교통전광판 82개, 대기오염전광판 5개, 대기질 알리미 22개 등을 통해 미세먼지에 대한 주의를 당부했다. 이날 부산 서부권역에는 긴급재난문자가 발송되기도 했다.
 
광주광역시에서는 고농도 미세먼지로 인해 올해 첫 비상저감조치가 시행됐다. 이날 광주시와 5개 자치구 소속 공무원과 공공기관 임직원 차량 중 홀수차량에 대한 공공청사 주차장 출입을 제한한 게 대표적이다. 아울러 상무대로를 비롯한 27개 도로에 진공흡입차와 살수차를 긴급 투입해 미세먼지 감축에 나섰다.
전국적으로 미세먼지가 나쁨 상태를 보인 14일 오전 부산 동구 수정동에서 바라본 부산항 일대가 뿌옇게 보이고 있다. 송봉근 기자

전국적으로 미세먼지가 나쁨 상태를 보인 14일 오전 부산 동구 수정동에서 바라본 부산항 일대가 뿌옇게 보이고 있다. 송봉근 기자

 
‘미세먼지 주범’ 화력발전 80% 제한 
전국을 휩쓴 미세먼지 여파는 산업현장도 강타했다. 충남도는 지난 13일부터 보령과 태안·당진 화력발전 11기에 대해 발전 출력을 80% 수준으로 낮추는 ‘화력발전 상한제약’을 시작했다. 이튿날인 14일에는 태안·당진 화력발전 6기가 추가로 상한제약에 들어갔다. 인천에서는 영흥화력발전소 1, 2호기에 대한 발전 출력을 이날 오전 6시부터 오후 9시까지 80%까지 낮추도록 했다.
 
인천국제공항에서는 미세먼지로 인해 가시거리가 줄어들면서 이날 오전 10시15분 ‘저시정 2단계’를 발령했다. 저시정은 안개나 낮은 구름 등으로 조종사의 시야 확보가 어려운 상태를 말한다. 짙은 미세먼지로 인해 이날 오전 9시45분 인천에 도착 예정이던 간사이 발 항공편 1대가 김해공항으로 회항하기도 했다.
 
광주광역시·부산·천안·수원·인천=최경호·황선윤·신진호·최모란·최은경 기자
choi.kyeongho@joongang.co.kr
 
 
 
공유하기

Innovation Lab

Branded Cont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