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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부림 뒤 담배 피며 경찰 노려보는 10대···암사역 쇼크

중앙일보 2019.01.14 14:32
지난 13일 오후 일어난 암사역 흉기 난동 사건의 범인인 자퇴 청소년 A(19)군은 피해자 B(18)군이 함께 저지른 절도 범죄를 경찰에서 자백한 것을 놓고 다투다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나타났다. A군이 도주한 뒤 얼마 지나지 않아 경찰에 붙잡혔고, B군의 부상 크지 않았지만 사건 현장이 담긴 동영상이 온라인상에 퍼지면서 사회에 큰 충격을 줬다. 

  
◇몽키스패너ㆍ문구용 칼로 경찰 위협, 끝까지 간 ‘학교 밖 청소년’
14일 서울 강동경찰서에 따르면, 현장에서 체포된 A군은 학교를 자퇴한 미성년자였다.
A군은 13일 새벽 친구인 고교생 B군과 함께 강동구 소재 마트 등의 유리를 깨고 금품을 훔치는 등 특수절도 행각을 벌였다. 그러나 공범인 B군이 경찰에 붙잡힌 뒤 조사에서 "A와 함께 절도를 했다"고 자백을 한 사실을 알게 됐고, 이에 몸싸움을 벌였다. A군은 B군의 허벅지를 흉기로 찔렀고,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에게까지 몽키스패너로 위협을 가했다. 이후 문구용 칼을 들고 경찰을 노려보며 아무렇지 않게 담배를 피우는 모습까지 영상에 담겼다.  
 
경찰은 특가법상 보복상해 혐의로 A군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다행히 B군이 가벼운 찰과상을 입고 병원에서 치료를 받은 뒤 귀가하는 등 피해가 크지 않았지만, 우리 사회의 ‘학교 밖 청소년’들이 얼마나 위험한 상황에 놓여있는지가 이번 사건을 통해 여과 없이 드러났다는 지적이 나온다.   

 

◇칼든 범인에 경찰은 ‘삼단봉’과 ‘테이저건’    
경찰의 무기력한 대응도 논란이 되고 있다. 흉기로 위협하는 10대 학생에게 경찰이 삼단봉과 테이저건으로 대응하면서 시민들은 ”경찰의 대응이 너무 소극적이고 미흡하다“는 지적이 잇따랐다. 해당 영상을 본 시민 김모씨는 ”칼을 들고 덤비려는 범인에게 경찰이 꺼내 드는 게 겨우 삼단봉과 테이저건이라는 사실이 충격이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경찰 관계자는 “테이저건 전극이 두 개라 두 개가 모두 목표물에 꽂혀야 하는데, 한 개가 제대로 꽂히지 않으면서 테이저건이 작동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논란이 확산하자 민갑룡 경찰청장은 14일 기자간담회에서 “(영상을) 부분부분 보면 소극적인 대응처럼 보일 수 있지만, 현장에서 (범인과) 대치를 하면서 (범인을) 진정시키고, 상태를 봐서 물리력을 행사하는 일련의 과정이었다”며 “현장에 출동한 경찰은 칼을 든 범인에 매뉴얼에 따라 (알맞은) 조치를 한 것”이라고 밝혔다.  
 
민 청장은 그러나 테이저건 사용의 한계에 대해서도 인정했다. 그는 “테이저건의 전극 침이 두 개가 나가는데, 두 개가 정확히 목표물에 꽂혀야 한다”며 “현장에서는 그 부분 때문에 애로를 겪는데 실탄 한 발보다도 비용이 나가서 훈련을 많이 할 재정적 여력이 없다”고 말했다. 
 
◇시민들은 적절히 대응했나
특히 이번에 공개된 영상에서는 B군이 허벅지를 찔린 뒤 상가 건물 입구에 쓰러지는 모습이 담겼다. 그러나 근처 상가 안에 있던 사람들은 상처를 입은 B군을 건물 안으로 피신시키려 하지 않았다. 이에 네티즌들 사이에서는 "상가 안 사람들이 문을 막고 쓰러진 B군을 구경만 한 것은 잘못"이라는 비난 의견과 "더 큰 사태로 번지는 것을 막기 위한 적절한 조처였고 나라도 그렇게 했을 것"이란 옹호 의견이 대립했다. 
 
영상 속 건물 안 사람들이 해당 상가의 직원인지 일반 시민인지는 밝혀지지 않았다. 또 B군이 들어오지 못하도록 고의로 출입문을 막은 것인지 등에 대해서도 확인된 바는 없다. 당시 상황을 묻는 기자에게 업체 관계자는 "현재까지는 아무것도 말해줄 수 없고 본사를 통해서만 입장을 밝히겠다"고 밝혀왔다. 영상을 본 시민 서모씨는 "싸움 현장이 격렬하고, 흉기를 든 범인이 상가로 들어와 추가 범행을 저지르면서 (시민들) 본인이 피해를 입을 것을 우려하는 사람들의 마음은 충분히 이해한다"면서도 "그래도 어린 학생이 쓰러졌는데 지켜만 보는 어른들의 모습을 보면서 씁쓸함을 감출 수는 없었다"고 말했다.  
 
김다영ㆍ손국희ㆍ남궁민 기자 kim.dayoung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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