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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법연수생 절반이 '백수'···1·2등은 '김&장'으로 갔다

중앙일보 2019.01.14 14:12
14일 경기 고양시 일산동구 사법연수원에서 열린 '제48기 사법연수생 수료식'에서 수료생들이 서약을 하고 있다. [뉴스1]

14일 경기 고양시 일산동구 사법연수원에서 열린 '제48기 사법연수생 수료식'에서 수료생들이 서약을 하고 있다. [뉴스1]

“취업률이 낮은 것보다, 취업의 ‘질’이 떨어진다는 게 무섭죠.”
 
사법연수원은 14일 경기 고양시 장항동 사법연수원 대강당에서 ‘48기 연수생 수료식’을 열고 수료 대상자 117명에게 수료증을 줬다. 군 입대 인원 5명을 제외한 112명 가운데 수료식 전 취업에 성공한 사람은 53명(47.3%)에 그쳤다. 이는 지난해 47기 수료자의 수료식 취업률(50.3%) 보다 낮은 수치다. 연수생 취업률은 로스쿨 졸업자가 사회에 나온 첫 해인 2012년 40.9%로 떨어진 후 대부분 50% 아래를 밑돌고 있다. 연수원 관계자는 “경기침체와 경력자 선호, 사법연수원 수료자 감소에 따른 공공기관 임용 인원 축소로 인해 취업률이 낮아진 것”이라면서도 “몇 개월 후면 다들 취업에 성공한다”고 말했다.
 
그의 말대로 대부분의 연수생은 결국 일자리를 찾는다. 지난 47기 수료생의 경우 지난해 수료식 전인 1월 취업률은 절반 정도였지만, 몇 개월이 흐른 28월 취업률은 98%에 달한다. 하지만 이에 대해 연수원 46기 출신의 한 변호사는 “수료식 전 취업률이 낮다는 것은 수료생이 원하는 곳을 가게 되는 확률이 줄어든다는 의미”라며 “몇 개월 후에 다들 취업은 하게 되지만 자기가 꼭 가고 싶었던 곳에는 가지 못하게 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게다가 올해는 여성 연수생들의 취업 문턱이 높았다. 지난해 여성 연수생의 수료식 전 취업률은 50%로, 전체 연수생 취업률(50.3%)과 거의 차이가 없었다. 하지만 올해 여성 연수생의 수료식 전 취업률은 38.1%로, 최근 5년간 여성 연수생 취업률 중 가장 낮다. 남녀를 합한 전체 연수생 취업률(47.3%)에 비해서도 올해는 약 10%포인트나 낮다. ‘선호 보직’이라고 할 수 있는 검사직도 48기에서 임용된 20명 중 6명만이 여성이다. 지난해 47기의 경우에는 21명 중 14명이 여성이었다.
 
낮은 취업률과 앞으로의 고용 시장이 ‘더 좋아질 리는 없다’는 인식 속에 우수 연수생들의 선택도 대형 로펌으로 향했다. 47기 연수생 중 가장 좋은 성적을 받아 대법원장상을 받은 부산대 출신 김진수(30)씨는 김앤장 법률사무소로 취업했다. 그 다음 좋은 성적으로 법무부장관상을 받은 영남대 출신 이제하(31)씨도 같은 곳으로 취업했다. 그간 주로 우수한 성적을 받은 연수생은 군법무관으로 가는 사람을 제외하고는 법관이 되기 위해 재판연구원(로클럭)을 선택하는 경우가 많았다.
 
법조일원화에 따라 현재 수료생들은 7년 이상의 경력을 쌓아야 법관으로 임용될 수 있다. 서초동의 한 변호사는 "7년 동안 김앤장 법률사무소 등 대형 로펌에서 근무했던 사람이 다른 곳으로 옮기기가 쉽겠나"라며 "재판연구원은 단기 임용직인 만큼, 우수 인재들이 로펌이나 검찰 쪽을 향하게 되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14일 오후 경기도 고양시 장항동 사법연수원 대강당에서 열린 제48기 사법연수생 수료식에서 김명수 대법원장이 치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14일 오후 경기도 고양시 장항동 사법연수원 대강당에서 열린 제48기 사법연수생 수료식에서 김명수 대법원장이 치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날 수료식에서 김명수 대법원장은 "한 때 법률가들이 선택받은 사람들이라는 우월의식을 갖고 있어서 다른 직역의 사람들과 잘 어울리지 못한다는 평가도 있었다"며 "그러나 이제는 법률가가 매우 특별한 직업이 아니라 사회 어느 분야에서도 활동해야만 하는 보편적 직업으로 받아들여지는 시대에 이르렀다"고 당부했다. 이어 "한해 배출되는 법률가 수가 급격하게 증가해 법률가들이 설 자리가 많이 줄어들었다고 이야기한다"며 "하지만 여전히 법률가들이 활약하고 도움을 주어야 하는 영역이 많이 남아 있다. 무엇보다 상처 입은 사람들의 어려움과 고통에 공감하는 마음 자세를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후연 기자 lee.hooy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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