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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의 마지막 집창촌 철거 현장 충돌…용역 직원 입건

중앙일보 2019.01.14 06:00
인천 성매매 집결지 옐로하우스 지역에서 철거 용역 직원에게 폭행 당한 70대 남성이 구급차를 타고 이송되고 있다. [사진 독자 제공]

인천 성매매 집결지 옐로하우스 지역에서 철거 용역 직원에게 폭행 당한 70대 남성이 구급차를 타고 이송되고 있다. [사진 독자 제공]

지난 13일 오전 인천 미추홀구 숭의동 성매매 집결지 ‘옐로하우스’에서 철거업체 용역 직원이 성매매 업소 관계자를 폭행해 불구속 입건됐다. 
 
경찰에 따르면 철거업체가 옐로하우스의 한 성매매 업소 앞 주택·상가를 철거하던 중 가해자 A씨(41)와 피해자 B씨(72) 간 말다툼이 벌어졌다. B씨는 이 성매매 업소에서 주방 일을 하는 ‘주방 이모’의 남편이다. 
 
B씨가 먼저 “먼지가 많이 나니 물 좀 뿌려가면서 작업하라”고 했다. A씨가 대꾸했고 B씨가 이를 수긍하지 못하자 A씨가 B씨를 밀쳤다. B씨는 손목이 부러지고 허리를 다쳐 병원에 입원했다. 
 
A씨는 경찰 조사에서 “B씨를 밀쳤다”고 폭행 혐의를 시인했다. 경찰 관계자는 “A씨가 현장에서 철거 일을 하는 인부”라고 밝혔다. 철거업체에 용역을 준 숭의1구역 지역주택조합 관계자는 “A씨는 철거업체가 고용한 고철업체 직원”이라며“지나가는 사람이 참견하는 줄 알고 다툰 것 같다”고 말했다. 
 
사건 목격자는 “A씨가 폭행을 말리는 B씨 아내의 멱살을 잡고 욕설을 하며 삽으로 치려고 했다”고 말했다. 이 목격자에 따르면 폭행 사건이 발생한 후에도 철거작업은 계속됐다. 경찰은 피해자 진술을 받은 뒤 목격자 등을 조사할 계획이다.
13일 철거업체가 성매매 업소 앞 주택과 상가를 허물고 있다. [사진 독자 제공]

13일 철거업체가 성매매 업소 앞 주택과 상가를 허물고 있다. [사진 독자 제공]

지하철 숭의역 근처의 옐로하우스에서는 인적이 뜸한 가운데 10여 곳 업소가 영업하고 있다. 2004년 성매매방지특별법 시행, 2006년 숭의동 도시주거환경정비 사업계획 수립으로 33곳 가운데 20여 곳 업소가 문을 닫았다. 
 
지난해 6월 인천 미추홀구가 숭의동 숭의1구역 1단지(1만5611㎡)의 지역주택조합 설립을 승인하면서 현재 철거를 앞두고 있다. 철거된 자리에는 아파트가 들어설 계획이다. 
 
건물주나 업주가 떠난 이곳에는 30~60대 성매매 종사 여성 40~50명만 남았다. 일부 성매매 종사 여성들이 퇴거를 거부하고 있어 철거가 시작되면 충돌이 예상된다. 
성매매 업소가 모여 있는 옐로하우스 모습. [독자 제공]

성매매 업소가 모여 있는 옐로하우스 모습. [독자 제공]

옐로하우스에서 일하는 한 여성은 “폭행사건이 난 것은 처음이지만 이전에도 용역 직원들이 여러 번 찾아와 사람이 건물 안에 있는데 전기를 끊거나, 포장마차 주인에게 욕하며 ‘200만원 줄 테니 나가라’고 위협했다”고 주장했다. 
 
강현준 전국한터연합회(성매매 종사 여성 인권 단체) 회장은 “여성들의 이주 보상 문제를 법에서 보장하진 않지만 오래 기거한 터전을 잃는 만큼 지역주택조합이 이주 보상비를 지급해야 한다”며 “구청은 지금까지 불법 영업을 묵인해놓고 실질적 이주 방안도 내놓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지역주택조합 측은 “건물주 등과 보상 절차를 마치고 올 초 철거작업에 들어갔다”며 “주택이나 상가 일부는 이미 허물었고 성매매 업소는 사전 단계인 석면검사가 끝나면 구청 허가를 받아 빈 곳부터 철거할 것”이라고 밝혔다. 업소 철거 시기는 이번 주 말쯤이 될 거라 예상했다. 
 
인천=최은경 기자 chin1chu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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