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본문

[에코사이언스] 극심한 ‘유럽 폭설한파’의 원인

중앙일보 2019.01.14 00:03 종합 28면 지면보기
강찬수 환경전문기자·논설위원

강찬수 환경전문기자·논설위원

오스트리아 중북부 알프스 지역에 최고 3m의 폭설이 쏟아진 가운데 독일 남부와 오스트리아 등 유럽이 폭설과 한파로 몸살을 앓고 있다. 최근 열흘 동안 폭설 관련 사고로 숨진 사람만 20명이 넘는다. 영국 기상청도 지난 12일(현지 시각) 이번 겨울 맹추위가 닥칠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지난달 22일 성층권 돌발 기온상승(Sudden Stratospheric Warming, SSW)이 시작됐고, 그로 인해 새해 첫날 북극 상공 30㎞ 고도에서 부는 바람이 서풍에서 동풍으로 역전된 점을 근거로 들었다.
 
평상시 바람이 불고 비가 내리는 등 변화가 심한 대류권과 달리 더 높은 곳의 성층권은 날씨 변화가 거의 없다. 성층권 중에서도 아래쪽(고도 약 12㎞)은 섭씨 영하 50~60도로 차가운 상태를 유지한다. 그런 곳에서 며칠 사이 갑자기 기온이 수십도 상승해서 몇주 혹은 몇 달 지속하는 게 SSW다. 1950년대부터 알려진 현상이지만 기상학자들도 정확한 원인을 알지 못한다. 다만 대류권에서 위로 에너지가 파동 형태로 전달된 때문이라고 파악하고 있을 뿐이다.
 
문제는 SSW가 발생하면 북극 상공의 기층이 요동을 친다는 것이다. 북극을 중심으로 서에서 동쪽으로 흐르던 기류가 반대로 흐른다. 또, 찬 공기를 북극에 가둬두던 성층권의 제트기류, 즉 극와류(極渦流, polar vortex)가 약해지고 남북으로 크게 출렁인다. 빠르게 돌다가 약해지면서서 남쪽으로 처진 제트기류를 타고 북극의 찬 공기가 밀려 내려오면 동아시아나 유럽, 북미 가운데 어느 곳은 극심한 한파를 겪게 된다.
 
다행히 동북아는 한파 소식이 없지만, 유럽 각국이 이번 겨울 긴장하는 것은 지난해 경험 때문이다. 지난해 2월 유럽에도 시베리아 발(發) 한파로 50명 이상이 숨졌다. 당시 언론에서는 SSW를 ‘동쪽에서 온 야수(Beast from East)’라고 불렀다.
 
일부 학자들은 SSW가 지구온난화로 빈발해질 수 있다고 지적한다. 보통은 10년에 6번꼴로 발생하는데, 올해는 2년 연속 발생했다. 온난화가 진행되면 성층권 기온은 오히려 내려간다. 지표면에서 우주로 나가는 에너지를 대류권 온실가스가 붙잡기 때문이다. SSW는 온난화로 대류권에 쌓인 열을 해소하고 평형을 유지하려는 작용일 수도 있다.
 
지난여름 우리가 겪었던 극심한 폭염의 밑바탕에는 온난화가 있었다. SSW처럼 극심한 겨울 한파 뒤에도 온난화가 숨어있을 수 있다. 온난화를 막기 위해 온실가스를 줄여야 하는 이유는 이래저래 자꾸만 늘어난다.
 
강찬수 환경전문기자·논설위원
공유하기

Innovation Lab

Branded Content

광고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