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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스텔스기 알레르기…군, F-35A 3월 도입 앞두고 고민

중앙일보 2019.01.14 00:04 종합 10면 지면보기
군 당국이 한국 최초 스텔스기 배치를 앞두고 북한 반발 수위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스텔스기의 한국 도착 시점이 남북 군사공동위원회 개최 예정 시기와 겹치기 때문이다. 최근 잇따른 무기 도입에 비판 목소리를 높여온 북한이 스텔스기 배치를 놓고 군사공동위까지 파행으로 이끌 수 있다는 우려가 적지 않다.
 
[그래픽=김주원 기자 zoom@joongang.co.kr]

[그래픽=김주원 기자 zoom@joongang.co.kr]

13일 공군에 따르면 미국 현지에서 인수한 스텔스기 F-35A가 오는 3월부터 순차적으로 한국에 도착한다. 이는 2014년 미국 정부와 맺은 대외군사판매(FMS) 계약의 성과다. 당시 정부는 미국에서 F-35A를 도입하기로 결정했고 7조 4000억원 규모의 40대 구매 계약을 맺었다. 1호기는 지난해 3월 미국 텍사스주 포트워스 소재 록히드마틴 공장에서 출고됐고, 같은 해 연말까지 5대가 추가 출고됐다. 군 당국은 이중 2대를 3월까지 한국에 들여와 5월쯤 첫 번째로 실전 배치할 계획이다. 군은 또 올해 안으로 10여대를 들여오고, 2021년까지 40대 모두를 전력화할 방침이다. 국방부 관계자는 “우리 공군 조종사의 미국 현지 훈련도 차질 없이 진행되고 있다”며 “스텔스기 도입의 기존 계획은 순항 중”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군 당국은 남북 간 군사적 긴장완화 논의를 이어가야 하는 시기인 만큼 이번 계획에 북한 반발이 부담스러운 모양새다. 특히 9·19 남북 군사합의 이후 추진 중인 양측의 군사공동위가 F-35A의 한국 배치에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점이 고심거리다. 북한이 스텔스기 등 남한의 각종 무기 도입에 반발하며 군사공동위를 파행으로 이끌거나 개최 자체를 거부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밖에 제2차 북미정상회담에 이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서울 답방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실제 군 안팎에선 남한의 무기 도입을 둘러싼 북한의 최근 반발이 심상치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해 북한은 공중급유기 A330 MRTT 도입, 탄도탄 조기경보레이더인 그린 파인 블록-C와 해상초계기 포세이돈 구매 결정, 국방예산 증액 등을 놓고 “군사분야 합의에 대한 노골적인 위반”이라고 했었다. 한 예비역 장성은 “대규모 군사훈련과 무력증강 문제를 군사공동위에서 협의하기로 한 9·19 군사합의서 1조 1항을 근거로 북한이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같은 흐름에서 스텔스기 도입은 북측 반발을 정점으로 끌어올릴 수 있다. 스텔스기의 경우 북한의 방공망을 뚫고 평양의 주요 목표물을 타격할 수 있다는 점 때문에 김정은 정권이 가장 무서워하는 무기로 꼽힌다.  
 
지난해 3월 1호기 출고식에서도 북한은 기관지 노동신문을 통해 스텔스기 도입을 ‘반민족적 범죄행위’라고 비난했다. 이에 따라 군 당국은 F-35A의 도입과 배치 행사 등 전력화 일정을 ‘로키(low-key)’ 기조로 진행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그러나 이 경우 북한 눈치보기라는 비판 여론이 예상돼 고심이 깊다.  
 
이근평 기자 lee.keunpy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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