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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규진 수첩에 ‘大’자 표시…양승태 구속 가를 스모킹건

중앙일보 2019.01.14 00:04 종합 14면 지면보기
전직 대법원장으로는 사상 처음으로 검찰 조사를 받은 양승태 전 대법원장이 지난 11일 오후 서울중앙지검을 나서고 있다. 양 전 대법원장은 징용소송 재판거래 의혹에 대해 ’기억이 나지 않는다“며 혐의를 전면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양 전 대법원장의 추가소환은 비공개라는 입장을 밝혔다. [연합뉴스]

전직 대법원장으로는 사상 처음으로 검찰 조사를 받은 양승태 전 대법원장이 지난 11일 오후 서울중앙지검을 나서고 있다. 양 전 대법원장은 징용소송 재판거래 의혹에 대해 ’기억이 나지 않는다“며 혐의를 전면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양 전 대법원장의 추가소환은 비공개라는 입장을 밝혔다. [연합뉴스]

양승태 전 대법원장이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과 관련한 자신의 혐의를 대부분 부인함에 따라 검찰이 전직 사법부 수장에 대해 구속영장 청구에 나설지 주목된다.
 

법조계가 꼽는 단서 3가지
검찰, 양승태 지시사항 표시 의심
‘V’자 표시된 판사 블랙리스트
김앤장 변호사 독대문건도 주목
양승태 곧 재소환 … 영장 가능성

서울중앙지검 수사팀(팀장 한동훈 3차장검사)은 11일 양 전 대법원장에 대한 첫 검찰 조사에서 ‘강제징용 재판 개입’과 ‘법관 블랙리스트’ 등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의 핵심 혐의들에 대한 수사를 진행했다. 양 전 대법원장은 “기억나지 않는다” “사실이 아니다”는 취지로 혐의 대부분을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양 전 대법원장은 이날 검찰 조사를 마친 오후 8시40분부터 자정 무렵까지 조사받은 내용을 기록한 피의자 신문 조서를 검토한 데 이어 토요일인 다음날 오후 검찰에 다시 출석해 자신의 진술 내용을 확인했다. 검찰은 양 전 대법원장의 혐의가 40여 개에 달하는 만큼 14일 이후 한두 차례 추가로 소환해 조사하지 못한 나머지 혐의들에 대해서도 조사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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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조계에선 양 전 대법원장이 혐의를 대부분 부인함에 따라 결국 검찰이 구속영장을 청구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통상적으로 피의자가 혐의를 부인하는 취지의 진술은 ‘증거 인멸 우려’와 ‘피의자 간 서로 입을 맞출 가능성’ 등 검찰이 내세우는 주요 영장 청구 기준 중 하나이기 때문이다.
 
한 차장검사 출신 변호사는 “검찰이 물증을 확보하고 있는데도 사실관계를 부인하거나 기억이 나지 않는다는 식으로 나오면 구속영장 청구의 근거가 된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검찰이 양 전 대법원장의 혐의를 입증할 수 있는 결정적인 증거 ‘스모킹건’ 을 확보한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법조계에선 양 전 원장의 구속 여부를 가를 결정적 물증으로 ‘이규진 수첩’과 ‘판사 블랙리스트’ ‘김앤장 독대 문건’ 등 3가지를 꼽고 있다.
 
이규진 서울고법 부장판사는 지난 2015년부터 대법원 양형위원회 위원으로 일하면서 각종 재판 거래와 법관 사찰 등에 개입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는 이 과정에서 양 전 대법원장 등 윗선의 지시나 보고 내용을 모두 3권의 수첩에 꼼꼼하게 기록했다. 특히 검찰은 이중 한자 ‘大(대)’자로 따로 표시된 부분이 양 전 대법원장의 직접 지시사항을 의미한다고 보고 있다.
 
검찰은 자신들이 확보한 이른바 ‘판사 블랙리스트’에도 양 전 대법원장의 직접적인 흔적이 담긴 것으로 보고 있다. 당시 법원행정처가 인사 불이익을 줄 판사들을 나눠서 보고하면, 양 전 대법원장이 직접 ‘V’ 표시를 해 최종 결정을 내렸다는 것이다. 김앤장 압수수색에서 확보한 ‘독대 문건’도 있다. 김앤장 측이 작성한 이 문건엔 2015~2016년 양 전 대법원장이 한상호 변호사 등을 수차례 독대해 일본 강제징용 소송 절차를 논의한 내용이 담겼다고 검찰은 의심한다. 
 
김기정·박사라·정진호 기자 kim.kij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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