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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전에 ‘손’ 쓸까 말까, 고민하는 벤투

중앙일보 2019.01.14 00:03 경제 6면 지면보기
지난 12일 키르기스스탄과 2차전에서 수비수 김민재(맨 왼쪽)가 전반 42분 머리로 결승골을 터뜨리고 있다. 한국축구대표팀은 아시안컵 초반 2연승으로 16강 진출을 확정지었지만, 16일 중국을 이겨야 조 1위에 올라 유리한 대진표를 받을 수 있다. [연합뉴스]

지난 12일 키르기스스탄과 2차전에서 수비수 김민재(맨 왼쪽)가 전반 42분 머리로 결승골을 터뜨리고 있다. 한국축구대표팀은 아시안컵 초반 2연승으로 16강 진출을 확정지었지만, 16일 중국을 이겨야 조 1위에 올라 유리한 대진표를 받을 수 있다. [연합뉴스]

아시아 ‘축구왕’ 손흥민(27·토트넘)이 ‘왕의 도시’ 아부다비에 입성한다. 2019 아시안컵 축구대회 본선 조별리그 두 경기에서 부진했던 한국 축구대표팀에겐 천군만마인 셈이다.
 
손흥민은 소속팀인 토트넘과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경기가 끝난 직후 아시안컵이 열리는 아랍에미리트(UAE)행 비행기에 오른다. 중간합류는 지난해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전 대한축구협회와 토트넘이 합의한 일정에 따른 것이다. 손흥민은 두바이를 거쳐 아부다비에 머무는 대표팀에 합류한다.
 
아부다비는 UAE를 구성하는 7개 토후국 중 맏형 격이다. 셰이크 칼리파 빈 자예드 알 나얀(71) 아부다비 왕이 UAE 대통령을 겸해 ‘왕의 도시’로도 불린다. 손흥민은 ‘아시아 발롱도르’라 불리는 중국 티탄저우보 선정 ‘베스트 풋볼러 인 아시아’ 4회 수상에 빛나는 아시아 최고 축구 스타다. 시장 가치 9390만 유로(1203억원, 국제스포츠연구센터 기준)로, 아시안컵 참가 선수 중 최고인 ‘왕’이다.
 
파울루 벤투(50·포르투갈) 한국 축구대표팀 감독은 당초 16일 열리는 조별리그 C조 3차전 중국전은 건너뛴 뒤, 결선 토너먼트부터 손흥민을 기용할 계획이었다. 그런데 한국이 조별리그 1, 2차전에서 실망스러운 결과를 보여주면서 고민에 빠졌다. 한국은 7일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116위 필리핀에 1-0으로 어렵게 이겼다. 12일 키르기스스탄(91위)전에서도 1-0으로 간신히 승리했다. 볼 점유율은 74.35%로 높았고 슈팅도 19개나 쏟아부었지만, 달랑 한 골에 그쳤다. 오히려 아시안컵 본선이 처음인 키르기스스탄에 슈팅 10개를 내주며 세 차례나 실점 위기를 맞았다.
 
벤투호는 2연승으로 같은 조 중국(2승)과 함께 16강 진출을 조기에 확정했지만 마냥 좋아하지도 못하는 형편이다. 골 득실 +2로 중국(+4)에 뒤진 조 2위다. 16일 조별리그 3차전에서 중국에 비기거나 지면 조 2위로 결선 토너먼트에 나선다. 조별리그 순위는 토너먼트 대진으로 직결된다. 조 1위는 ‘꽃길’이다. 각 조 1위가 유력한 호주·이란·일본 등 우승 후보와 결승전 이전에는 만나지 않는다. 또 2위 팀보다 이동 동선도 짧다. 반면, 조 2위는 ‘가시밭길’을 걷는다. 8강에서 ‘아시아 최강’ 이란, 4강에서 ‘숙적’ 일본을 만날 수 있다.
 
그렇다면 중국전에 손흥민을 내보내야 할까. 찬반양론이 엇갈린다. 찬성 쪽은 “벤투 감독이 포메이션과 전술을 좀처럼 바꾸지 않는 만큼, ‘확실한 해결사’ 손흥민이 가세해야 승리 가능성이 커진다”고 입을 모은다. 손흥민에게 체력적으로 부담이지만, 조 1위로서 얻는 이점이 더 많다는 이유에서다. 한국이 러시아 월드컵 최종예선(2017년) 당시 중국에 0-1로 진 뒤로 중국 측 도발이 거세졌는데 “이번에 본때를 보여주자”는 목소리도 있다. 반대쪽에선 “장시간 이동 후 충분한 휴식 없이 경기에 나서면 부상 위험이 커진다”고 주장한다. 한국의 목표는 ‘조 1위 16강행’이나 ‘타도 중국’이 아니라 ‘59년 만의 우승’인 만큼, 손흥민이 최상의 컨디션을 발휘할 수 있도록 기다려야 한다는 주장이다.
 
다행히 손흥민이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는 데 오래 걸리지 않을 전망이다. 여름철 아부다비는 낮 최고 섭씨 50도까지 치솟는 ‘열사(熱沙)의 땅’이지만, 요즘 같은 겨울철은 섭씨 25도 안팎이고 날씨도 맑다. 벤투 감독 취임 이후 대표팀 전술이 ‘손흥민 맞춤형’인 점도 손흥민의 팀 적응 측면에서는 긍정적이다.
 
이란 공격수 아즈문(가운데)이 베트남 수비수들을 제치고 돌파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이란 공격수 아즈문(가운데)이 베트남 수비수들을 제치고 돌파하고 있다. [AP=연합뉴스]

2연승으로 16강행을 확정하고도 웃지 못하는 한국과 달리 ‘쌀딩크 군단’ 베트남은 2연패 했지만 활기차다. 베트남은 12일 조별리그 D조 2차전에서 이란에 0-2로 졌다. 이라크전 2-3 패배에 이어 2연패다. 18경기 연속 무패(9승9무) 이후 2연패로 어수선하지만 박항서(60) 베트남 대표팀 감독 덕분에 팀은 안정적이다. 박 감독은 이란전 직후 “수비진의 실수가 잦다”는 베트남 언론의 지적에 “실점은 선수 한두 명 책임이 아니다. 모든 잘못은 감독인 나에게 있다”며 자신을 탓하고 제자를 감쌌다.
 
베트남 언론 ‘24h’는 “경기 후 박항서 감독이 선수들을 불러모아 ‘여전히 16강 진출의 기회가 남아 있다. 머리를 들고 (3차전 상대) 예멘과 싸우자’고 격려했다. 스승의 의지를 읽은 선수들도 함께 각오를 다지며 긍정적인 분위기를 유지하고 있다”고 전했다. 
 
송지훈 기자, 아부다비=박린 기자 milkym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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