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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S 출품하려 1년 준비…5일 전시에 1억, 그래도 남는 장사”

중앙일보 2019.01.14 00:02 경제 3면 지면보기
디지털 헬스케어 스타트업 웰트의 강성지 대표는 ’미국 시장에 제품을 팔려고 하는 스타트업에게 CES는 대체제가 없는 창구“라 고 말했다. [박민제 기자]

디지털 헬스케어 스타트업 웰트의 강성지 대표는 ’미국 시장에 제품을 팔려고 하는 스타트업에게 CES는 대체제가 없는 창구“라 고 말했다. [박민제 기자]

4400여개.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지난 11일(현지시간) 폐막한 소비자가전전시회(CES) 2019에 참여한 기업 수다. 지난해보다 500여개 늘었다. 주최측인 미국 소비자 기술협회(CTA)는 관람객 수도 지난해(18만2198명)보다 더 많았던 것으로 본다.
 
일반 관람객에겐 CES는 미래기술 트랜드를 한눈에 볼 수 있는 전시회다. 하지만 전시 참여 기업들에게 총만 들지 않았지 단 한명의 관심이라도 더 끌어내야 하는 살벌한 ‘전쟁터’다. 특히 참여 기업중 30%인 스타트업의 경우 더 절박할 수 밖에 없다. 중앙일보는 2016년과 2017년에 이어 올해 3번째로 CES에 참여한 디지털 헬스케어 스타트업 웰트의 강성지(34) 대표를 현지에서 만나 ‘스타트업의 CES 생존법’에 대해 물었다. 강 대표는 2016년 삼성전자 사내 벤처프로그램인 C-랩을 통해 웰트를 창업한 뒤 착용하면 건강관리를 도와주는 스마트벨트를 개발했다. 강 대표는 “CES는 스타트업에게 뼈가 부러지고 살이 뜯겨나가는 전장”이라고 털어놨다.
 
이번이 3번째 CES다.
“처음엔 삼성전자 C-랩 소속으로 왔었고, 독립한 뒤에도 왔다. 두 번 다 스타트업이 모여있는 ‘유레카파크’에 부스를 열었다. 올해는 좀 더 많은 돈을 투자해 디지털 헬스케어 분야 대기업이 모인 2층 전시장으로 왔다. 부스도 9㎡에서 36㎡로 늘었다.”
 
스타트업에게 CES는 어떤 의미인가.
“뼈가 부러지고 살이 뜯겨나가는 전장이다. 뭔가 두각을 나타내고 싶다면 사력을 다해야 하는 전쟁터다. 준비도 많이 해야 하고 비용도 많이 든다. 하지만 이렇게 많은 바이어가 한곳에 모이는 기회가 없다. 이렇게 많은 언론이 관심을 가져주는 곳도 없다. 미국 시장을 타깃으로 한 이상 CES는 대체제가 없는 창구다.”
 
어떻게 준비했나.
“지난 1년 간 준비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해 10월 프랑스를 방문할 때 경제 사절단으로 동행해 스마트 벨트를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에게 소개할 수 있었다. 덕분에 프랑스 명품기업 에스티 듀퐁과 협업할 수 있게 됐고 이번에 에스티 듀퐁 콜라보레이션 스마트벨트를 CES에 출품할 수 있게 됐다.”
 
왜 명품업체와 협업이 필요했나.
“다른 기능이 들어가 있지 않은 벨트도 명품이면 수백만원씩 내도 비싸다고 하지 않는다. 하지만 우리 벨트는 착용만 하고 있으면 낙상 위험도, 걸음 수, 앉은 시간, 허리둘레, 과식여부 등을 감지할 수 있는데도 16만5000원이라는 가격이 비싸다고 한다. 그래서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 부분을 고민했다. 이번에 부스를 스타트업이 아닌 글로벌 대기업들이 모여 있는 이곳으로 택한 것도 같은 이유에서다.”
 
성과가 있었나.
“가격은 더 올라갔는데 이번엔 오히려 싸다고 하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사전 행사인 ‘언베일’에 1000만원을 내고 3시간 가량 부스를 차려서 미디어의 관심을 끈 것도 효과가 있었다. 오늘 하루만 7개 언론사에서 인터뷰를 하고 갔다. 지난번보다 배 이상 많다. 샘스클럽 등 미국의 유력 유통 체인점에서도 다녀갔다.”
 
CES에 나오는데 비용이 많이 드나.
“예전에 유레카파크에 부스를 열었을 때는 모두 약 3000만원이 들었다. 이번에는 36㎡짜리 부스를 빌리는데만 3000만원 들었고 디자인 하는데 3000만원, 언베일 행사 비용 1000만원, 직원 5명이 2주 전부터 미국 출장와서 준비한 비용까지 하면 1억원 이상 들어갔다. 5일간 1억원이 들어간 셈이다. 하지만 4000개 기업이 경쟁하는 곳인 만큼 투자를 소홀히 할 수도 없다. 그래도 브랜드 이미지 좋아지고 여러군데서 연락왔으니 남는 장사다.”
 
앞으로 CES에 올 스타트업에 조언하자면.
“목적을 분명히 해야 한다. 미디어에 제품을 많이 알리는 게 첫째, 바이어나 유통점등 판매 채널을 확보하는게 두번째다. 그리고 타사 기술동향을 살펴 보기 위한 목적도 있을 수 있다. 미디어 노출을 원하면 확실한 이벤트로 언론 노출을 노려야 한다. 판매 채널이 목표라면 최소 주문수량 등을 사전에 파악해 놓고 제품을 어떻게 전시할지 데모버전 영상을 만들어야 한다. 기술 동향을 보려면 부스를 버리고 계속 돌아다녀야 한다. 중요한 것은 3가지를 전부 다 하려 해선 안된다.”
 
라스베이거스=박민제 기자 letme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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