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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한 가족] 제대로 먹으면 영양 균형, 맘대로 먹으면 만병 근원

중앙일보 2019.01.14 00:01 건강한 당신 1면 지면보기
글 싣는 순서 
① 식사 습관 더하고 빼기 
② 간식의 두 얼굴
 
 먹으면 입이 즐겁고 출출한 배도 달랠 수 있는 간식. 한 끼 식사로는 부족한 열량과 영양소를 보충하는 건강한 식생활의 원동력이다. 다양한 맛과 식감을 가진 간식의 매력이다. 하지만 간식은 그 활용도에 따라 ‘약(藥)’이 되기도 때론 ‘독(毒)’이 되기도 한다. 규칙적인 식사 패턴을 망가뜨려 과식·폭식을 유발한다. 간식은 언제 무엇을 먹느냐에 따라 신체 건강에 미치는 영향이 달라진다. 중앙일보 건강한 가족 신년기획 ‘바른 식습관이 건강 지킨다’ 마지막 주제는 간식이다. 간식의 양면성과 영양 균형을 잡아주는 건강한 간식 섭취법에 대해 알아봤다. 
 
간식은 정해진 식사와 식사 사이에 먹는 음식이다. 아침·점심·저녁 식사를 제외하고 추가로 먹고 마신 것은 모두 간식이다. 스스로 간식을 즐기지 않는다고 생각해도 평소 무의식적으로 커피·차·술을 마시고 대화를 하면서 쿠키·빵·케이크를 즐긴다면 간식으로 식사 후 공복감을 달래고 있는 셈이다. 가천대 길병원 내분비대사내과 이기영 교수는 “간식은 그 자체로 식욕을 조절해 체중·혈당 관리에 도움을 주지만 과하면 비만·당뇨병으로 이어지는 첫 단추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소아·청소년·고령자는 간식 필수
 
간식은 긍정과 부정의 양면성을 가지고 있다. 적절한 간식은 바른 식습관을 길러주는 든든한 조력자다. 부적절한 식사 습관으로 심해진 영양 불균형을 교정한다. 소아·청소년이나 고령층에게 간식은 필수다. 소아·청소년은 활동량이 많은데다 체격이 커지고 키가 자라면서 체중당 영양소 요구량이 많다. 고령층은 나이가 들어 활동량과 기초대사량이 줄어 식욕이 감퇴한다. 영양이 부족해도 공복감을 잘 느끼지 못한다. 이 시기에는 근육량도 줄어 영양 상태가 부실해지면 면역 기능이 떨어지고 질환 발생 위험이 커진다. 게다가 위장 기관의 용량이 작고 음식을 소화·흡수하는 기능이 부족해 한번에 많은 양을 먹기 어렵다.
 
 
이때 간식은 세끼 식사로 부족해지기 쉬운 영양을 효과적으로 보충하는 역할을 한다. 이를 뒷받침하는 연구도 있다. 서울백병원 가정의학과 박현아·강재헌 교수 연구팀이 65세 이상 고령층을 대상으로 간식 섭취와 영양 상태를 분석한 결과 식사만 한 고령층 그룹은 영양 섭취 적절성을 유지하는 비율이 남성 20.1%, 여성 20.7%였지만 간식을 챙겨 먹은 그룹은 남성 39.3%, 여성 37.9%로 높았다.
 
 
간식은 공복 시간을 줄여준다. 이는 천천히 먹는 식습관을 기르는 데 기여한다. 끼니를 거르면 공복 시간이 길어져 식욕을 유발하는 호르몬인 그렐린이 많이 분비된다. 극심한 공복감에 음식을 서둘러 많이 먹는다. 서울대병원 가정의학과 박민선 교수는 “간식은 위가 비어 있는 공복 시간을 줄여 그다음 식사 때 과식·폭식을 억제하는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자연스럽게 식사 속도를 늦춰 체중·건강 관리에도 도움을 준다. 식사 속도가 빠를수록 포만감을 덜 느껴 섭취하는 칼로리가 늘어나 체질량 지수가 증가하고 혈당이 급격하게 오르내려 당뇨병 발병 위험이 높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간식이 항상 좋은 것은 아니다. 과하면 탈이 난다. 간식이 에너지 과잉을 유도해 신체 건강에 치명적일 수 있다. 간식에 숨겨진 또 다른 얼굴이다.

 
 
 
 
양 적어도 열량 높아 에너지 과잉
 
간식은 양에 비해 칼로리가 높다. 입이 심심하다며 주섬주섬 먹으면 적정량을 넘기기 쉽다. 일반적으로 즐겨 먹는 간식은 고열량·저영양 식품이 대부분이다. 햄버거 1개는 350㎉, 라면 1그릇은 500㎉다. 이들 간식의 열량은 밥 한 공기 열량(300㎉)과 비슷하거나 더 높다. 소소해 보이지만 간식을 가볍게 넘기기 어려운 이유다.
 
 
규칙적인 식사 패턴도 망가뜨린다. 원인은 밤늦게 먹는 간식인 ‘야식’이다. 전날에 먹은 음식이 다음 날 아침까지 소화되지 않아 굶는 경우가 많아진다. 반복적으로 아침을 거르고 간식을 달고 살아 살이 찌기 쉽다. 비만한 사람은 저녁·간식으로 하루에 필요한 열량을 채운다는 분석도 있다.
 
구강 건강관리에도 악영향을 끼친다. 한국인은 커피·탄산음료·빵·아이스크림 같은 간식에서 당을 섭취하는 비율이 80% 이상으로 절대적이다. 간식을 자주 먹으면 음식 찌꺼기가 치아·잇몸 사이에 남아 충치가 잘 생긴다. 강릉원주대 치과대학 박덕영 교수팀이 간식과 구강 건강의 상관관계를 조사한 결과, 간식을 하루 2회 이상 먹는 그룹은 그렇지 않은 그룹보다 치아우식증(충치) 경험이 두 배 정도 높았다(한국치위생과학회, 2011). 간식을 먹는 횟수가 하루 1회인 집단은 충치 개수가 2.78개지만 하루 2회는 3.61개, 하루 3회 이상이면 4.06개로 늘었다는 연구도 있다.
 
 
 
간식도 편식 말고 골고루 먹어야
 
바른 식습관은 올바른 간식 섭취에서 시작된다. 간식을 섭취할 때도 규칙이 필요하다.
 
첫째, 정규 식사를 방해하지 않도록 한다. 간식이 식사량을 줄이지 않게 하는 것이다. 서울아산병원 영양팀 윤소윤 팀장은 “간식은 오전 10시나 오후 3시에 먹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늦은 밤 야식도 피한다. 간식을 먹는 횟수는 한두 번으로 제한하고 섭취하는 열량은 1일 에너지 권장량 중 15% 수준인 200~300㎉로 맞춘다. 바나나 1개, 귤 2개, 떠먹는 요구르트 1개, 우유 200mL 1팩 정도다.
 
 
둘째, 피자·햄버거·치킨·과자·라면으로 끼니를 때우지 않는다. 이들 식품은 열량은 높지만 포화지방·나트륨·당 함량이 높다. 영양소는 거의 없지만 자극적인 맛에 과잉 섭취하기 쉽다.
 
 
셋째, 좋아하는 식품만 먹지 않는다. 계란·유제품·호밀빵·과일·견과류 등으로 변화를 줘야 몸에서 부족한 영양소를 골고루 보충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커피·두유·탄산음료·과채음료 등 음료 섭취를 줄인다. 음료는 최근 늘어나는 한국인 당 섭취의 주범이다. 갈증이 심할 때 음료 대신 물을 마시면 당 섭취를 줄일 수 있다.
 
권선미 기자 kwon.sunm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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