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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산물 '오키소' 효과…섬으로 일본 젊은이가 몰려온다

중앙일보 2019.01.13 13:00
[더,오래] 이형종의 초고령사회 일본에서 배운다(18) 
시마네현 아마초의 고품질 소고기 브랜드 '오키소'의 오키소 모습. 시마네현에서 약 60km 떨어진 섬에 있는 아마초라는 지자체가 세상의 주목을 받고 있다. [사진 아마초 홈페이지]

시마네현 아마초의 고품질 소고기 브랜드 '오키소'의 오키소 모습. 시마네현에서 약 60km 떨어진 섬에 있는 아마초라는 지자체가 세상의 주목을 받고 있다. [사진 아마초 홈페이지]

 
시마네현에서 약 60km 떨어진 섬에 있는 아마초라는 지자체가 세상의 주목을 받고 있다. 젊은 세대의 ‘I턴(지역에 인연이 없는 사람이 이주하는 것)’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기 때문이다. 젊은이들은 섬에서 나는 토산물의 상품화에 성공하는 등 지역 발전에 앞장서고 있다. 또 지역 주민들과 함께 지역종합발전계획인 ‘섬의 행복론’을 수립하는 등 커뮤니티 활성화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아마초는 면적 33.5㎢의 작은 섬이다. 객관적으로 보면 아마초의 지리적 조건은 열악하다. 본토와 섬을 연결하는 교통수단은 페리밖에 없고, 3시간이 걸린다. 마땅한 의료시설도 없다. 아무것도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렇지만 자연의 선물이 있다. 풍요의 바다에 둘러싸인 아마초는 해산물의 보고다. 고대부터 어패류를 조정에 헌상해왔다. 귀중한 문화유산 등이 많이 남아 있는 지역으로 유명하다.
 
아마초, 인구감소·고령화·재정위기 3재에 허덕
아마초도 다른 지역과 마찬가지로 저출산 고령화, 인구감소의 심각한 문제를 안고 있다. 1950년 피크 시점에 7000명에 달했던 인구가 계속 감소해 현재는 2350명이다. 심각한 저출산 고령화가 진행돼 주민의 5명 중 2명이 고령자다. 가까운 장래의 일본 인구구조를 보여주는 과제 선진지역이다.
 
오랫동안 공공사업이 지역의 중심산업이 되다 보니 지방채 발행에 따른 부채가 급증했다. 매년 부채 상환액이 예산의 3분의 1을 차지할 정도다. 20·30세대는 도시로 떠나고 공공투자가 급격하게 축소되면서 지방교부세가 삭감되고 재정이 위기에 몰렸다. 인구감소·고령화·재정위기의 삼중고에 시달리던 아마초는 다른 지자체와 합병대상 지역으로 거론되기도 했지만 주민들은 독립노선을 지켰다.
 
아마초는 존폐 위기를 벗어나기 위해 2002년부터 대대적인 개혁을 단행했다. 공무원들은 스스로 30%의 급여를 삭감했다. 제 살을 깎는 개혁조치는 지역주민들에게 위기의식을 불러일으켰다. 2003년에는 주민들 스스로 지역의 운명을 건 ‘아마초자립촉진플랜’ 수립했다. 인구증대와 산업진흥을 위한 투자 확대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는 전략이었다.
 
먼저 산업진흥 차원에서 바다, 바람, 소금 등의 자원을 이용해 섬 전체를 브랜드화하는 계획을 수립했다. 아마초는 해산물의 세포를 파괴하지 않은 채 냉동하는 신기술인 CAS(Cells Alive System) 개발에 나섰다. 작은 섬으로서는 큰 모험이었다.
 
아마초 지자체에서 개발한 신상품 중 히트상품인 '소라 카레'의 모습. 이런 산업진흥 정책은 고용을 대폭 늘리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었다. [사진 아마초 홈페이지]

아마초 지자체에서 개발한 신상품 중 히트상품인 '소라 카레'의 모습. 이런 산업진흥 정책은 고용을 대폭 늘리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었다. [사진 아마초 홈페이지]

 
CAS를 활용한 진공 포장 기술로 해산물 유통을 획기적으로 개선했다. 신상품도 적극적으로 개발했다. 히트상품인 소라 카레, 바위 굴도 그중 하나다. 또한 고품질 소고기에 ‘오키 소’라는 브랜드를 붙여 최대 시장인 도쿄에도 진출했다. 오키 소는 현재 전국적으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이런 산업진흥 정책은 고용을 대폭 늘리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었다. 섬 밖으로부터 젊은 외부인의 유입도 크게 늘었는데, 자녀교육 환경을 개선한 '고교 매력화 프로젝트’의 역할이 컸다.
 
그동안 외부에서 이주한 젊은이들은 열악한 자녀교육 환경 때문에 얼마 머물지 못하고 떠나는 일이 많았다. 예를 들면 섬에 하나밖에 없는 고등학교는 학생 수가 감소함에 따라 폐교 위기에 처하기도 했다. 고교 매력화 프로젝트는 섬 밖의 학생들을 끌어들이는 데 성공하면서 대학 진학률을 높여나갔다. 그 결과 90명도 안 되던 고교 3학년의 학생 수가 지금은 160명을 넘었다.
 
젊은 이주민과 주민들이 합작한 지역 발전 계획
독특한 산업연수생 제도도 외부 이주자의 정착에 기여했다. 연수 기간 섬에서 업무 경험을 쌓아 스스로 이주를 결정할 수 있게 하는 프로그램이다. 연수생들은 섬 생활에 매력을 느끼고 자신의 독자적 아이디어를 활용해 상품 개발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주민들의 자립 의지와 열린 사고, 외지인 정착 프로그램이 아마초의 최대 성공 요인이 아닌가 생각한다.
 
2018 국제 섬 관광 여수포럼에서 아베 히로시 ㈜메구리노와 대표가 여수엑스포컨벤션센터 컨퍼런스홀에서 기조강연을 하고 있는 모습. '메구리노와'는 아마초 지자체에서 만든 제도인 외지인 정착 프로그램의 대표적인 성공 사례이다. [뉴시스]

2018 국제 섬 관광 여수포럼에서 아베 히로시 ㈜메구리노와 대표가 여수엑스포컨벤션센터 컨퍼런스홀에서 기조강연을 하고 있는 모습. '메구리노와'는 아마초 지자체에서 만든 제도인 외지인 정착 프로그램의 대표적인 성공 사례이다. [뉴시스]

 
대표적인 성공 사례는 메구리노와(巡の環)라는 회사였다. 아베 히로시(阿部裕志) 대표는 2008년 섬에 이주한 젊은이 3명과 이 회사를 설립했다. 아베 대표는 대형 자동차제조업체를 그만두고 섬 전체를 지속 가능한 모델로 만들고자 이주를 결정했다.
 
아베 대표는 메구리노와를 배움의 장으로 만들고, 지역사회의 혁신을 이끄는 인재를 육성하는 방안을 추진했다. 지역의 특산품을 발굴해 상업화하는 것이 아니라 인재육성을 지원하는 사업에 역점을 두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인재들은 지역 발전을 위한 컨설팅 업무를 하는 한편 이온, 산토리, 히타치 제작소 등 유명기업의 요청을 받아 숙박연수사업도 벌이고 있다.
 
오직 어민과 농민들로 구성된 강사진은 지역에서 협력하며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도시인들 사이에서 감성과 인간으로서의 매력을 높이는  프로그램이라며 인기가 높다. 지역 특산품을 온라인으로 판매하는 아마웹 백화점도 운영한다. 마지막으로 아마초의 공공시설과 학교 등의 홈페이지를 제작하고, 주민의 생활모습과 지혜를 소개하는 책자를 시리즈로 제작해 판매하는 출판사업도 하고 있다.
 
아베 대표는 “지역의 미래는 그곳에 사는 사람들이 직접 만들어 가야 한다. 남의 손을 빌리면 후세대로 계승되는 지속 가능한 대책이 나오지 않는다”고 주민의 주도적 참여를 강조한다. 아베 대표의 철학은 아마초에 깊숙이 스며들어 있다.
 
아마초 지역 케이블 방송국 커뮤니티 채널 편성표. 아마초는 기존 주민과 이주자들이 하나가 돼 섬의 발전 계획을 수립하고 전 주민이 하나가 돼 활력 넘치는 커뮤니티 만들기를 추진하고 있다. [사진 아마초 홈페이지 캡처]

아마초 지역 케이블 방송국 커뮤니티 채널 편성표. 아마초는 기존 주민과 이주자들이 하나가 돼 섬의 발전 계획을 수립하고 전 주민이 하나가 돼 활력 넘치는 커뮤니티 만들기를 추진하고 있다. [사진 아마초 홈페이지 캡처]

 
아마초는 기존 주민과 이주자들이 하나가 돼 섬의 발전계획을 수립한다. 주민 모두가 주인의식을 가지고 외부의 관점과 아이디어를 수용하고, 전 주민이 하나가 돼 활력 넘치는 커뮤니티 만들기를 추진하고 있다.
 
주민과 행정 직원들이 4개 팀을 만들어 1년에 걸쳐 다양한 아이디어를 논의한다. 여기엔 커뮤니티 디자인 전문가 야마자키 료우(山崎亮)씨가 조언한다. 주민들이 토론을 통해 만든 발전계획에는 숫자의 나열이나 미사여구가 안 보인다. ‘섬의 행복론’이란 주제로 그린 흥미로운 삽화가 가득하고 다양하고 구체적인 제안이 담겨 있다.
 
아마초는 2004년부터 2014년까지 I턴 437명, U턴 204명을 전국에서 받아들였다. 이주자의 정착률은 60%에 이른다. 현재 지속 가능한 지역 발전 사례로  일본 전역에 소개되고 있다. 작은 섬이 어떻게 젊은 사람들을 끌어들일 수 있을까. 아마초의 혁신 모델은 일본뿐만 아니라 다른 나라의 지자체에 매우 의미 있는 시사점을 던져 주고 있다.
 
이형종 한국금융교육원 생애설계연구소장 theore_creato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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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형종 이형종 한국금융교육원 생애설계연구소장 필진

[이형종의 초고령사회 일본에서 배운다] 한국은 급속하게 초고령사회로 진입하고 있다. 초고령사회에서는 인생 80세 시대와 다른 삶의 방식이 전개된다. 기존의 국가 시스템과 사회 제도 등을 근본적으로 재검토해 인생100세 시대에 걸맞는 인프라를 구축해야 한다. 앞서 고령화를 경험한 일본의 초고령사회에서 일어나는 다양한 현상과 대응책 등을 통해 해답을 찾아보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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