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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세먼지 습격에 시민은 ‘답답’, 한·중 공동연구는 ‘답보’

중앙일보 2019.01.12 06:00
지난 7일 오후 서울 송파구에서 바라본 서울 도심. 지난해 서울의 초미세먼지가 '나쁨' 이상 일수는 61일로 엿새 중 하루 꼴이었다. [뉴시스]

지난 7일 오후 서울 송파구에서 바라본 서울 도심. 지난해 서울의 초미세먼지가 '나쁨' 이상 일수는 61일로 엿새 중 하루 꼴이었다. [뉴시스]

미세먼지로 인한 건강과 생활 위협은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지만 주요한 원인으로 거론되는 중국발(發) 영향에 대한 한·중 간 공동연구는 제자리걸음에 머물고 있다.

한파 그치자 주말 미세먼지 극성
지난해에만 서울 ‘나쁨’ 이상 61일
서울·베이징 공동연구단 발족했으나
아직 기초자료 공유조차 안 돼

 
11일 서울시 보건환경연구원에 따르면 연구원이 이달 초 베이징시 측에 대기 질 자료를 요청했으나 이날까지 회신이 없는 상태다. 미세먼지 발생 원인 및 대책 연구를 위한 기초자료 공유조차 안 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앞서 서울시와 베이징시는 지난해 11월 미세먼지 저감을 위한 ‘대기 질(質) 공동연구단’을 발족한바 있다. 공동연구단에는 서울시 보건환경연구원과 베이징 환경보호과학연구원, 베이징 환경보호모니터링센터 등이 참여하고 있다. 연구 결과는 올해 말까지 발표할 예정이다.
 
일각에선 미세먼지가 발생하는 원인을 놓고 두 나라 간 갈등 양상이 빚어지면서 공동연구가 ‘첫 단추’를 꿰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류여우빈(劉友賓) 중국 생태환경부 대변인은 지난해 12월 말 브리핑에서 “서울의 오염물질은 주로 자체적으로 배출된 것”이라고 말해 논란이 시작됐다. 그러면서 류 대변인은 “11월 6∼7일 서울에서 심각한 대기오염 현상이 나타났지만, 중국에서는 11월 초에 대규모, 고강도의 대기 이동은 발생하지 않았다”며 구체적인 근거를 제시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박원순 서울시장이 7일 한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서울연구원과 환경부 산하 연구원들은 ‘50∼60% 이상이 중국 영향’이라고 분석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서울 미세먼지 발생 지역별 기여도 (자료: 서울연구원)

서울 미세먼지 발생 지역별 기여도 (자료: 서울연구원)

두 나라 간 미묘한 신경전 국면이 초래하면서 국내 미세먼지 발생 원인을 분석하고 저감 대책을 마련하는 일정과 내용상 차질이 빚어질 것으로 우려된다.
 
서울연구원에 따르면 서울의 지역별 초미세먼지 배출원 중에 ‘국외 원인’은 55%(2016년)를 차지한다.<그림 참조> 최유진 서울연구원 연구위원은 “계절이나 기상 변화 등에 따라 다르지만 중국 기여도가 50~70% 된다고 보면 맞다”고 말했다. 장임석 국립환경과학원 통합대기질예보센터장은 “서울 미세먼지 발생에 있어 중국의 평균 영향은 연간 30~50% 정도 된다”며 “최대 60~80%로 높아진 때도 있다”고 분석했다. 
 
박원순 시장이 제시한 초미세먼지 저감 목표는 ‘2020’, ‘2515’로 요약된다. 내년까지 초미세먼지(PM 2.5) 농도를 20㎍/㎥ 이내로, 2025년까지 15㎍/㎥ 이내로 낮추겠다는 것이다. 지난해 서울 평균치는 23㎍/㎥이었다. 
 
무엇보다 더 큰 문제는 체감도다. 서울에서 2010년 초미세먼지 측정을 시작한 이래 ‘나쁨’(35㎍/㎥ 초과) 이상 일수는 525일이었다. 일주일 중 하루 이상(16.0%) 초미세먼지 공습이 있었던 셈이다. 세계보건기구(WHO) 나쁨 기준(25㎍/㎥)을 적용하면 훨씬 더 늘어난다. 런던·로스앤젤레스·도쿄·파리 등 주요 도시(12~14㎍/㎥)와 견줘도 두 배 수준이다. 중국과 공동연구 및 대책 마련 없이는 ‘2020’, ‘2515’  달성이 불가능하다는 얘기다.
 
주요 도시별 초미세먼지 비교 (자료: 서울연구원)

주요 도시별 초미세먼지 비교 (자료: 서울연구원)

서울시는 대기 질 개선을 위해 올해 2220억원대 예산을 투입할 방침이다. 지난해(1500억원)보다 50% 가까이 늘어난 것으로, 경유차 저공해화, 지하철 환풍구 개선, 친환경 보일러 보급, 공기청정기 지원 등에 쓰인다.
 
보다 적극적인 대기 질 개선 정책을 펼쳐야 한다는 주문도 있다. 권수정 서울시 의원(정의당)은 “최근 들어 서울 미세먼지에서 중국발 기여도는 줄어드는 추세”라며 “연간 3000억원대인 특별교부금을 대거 투입해 사대문 안 차량 진입 제한, 전기버스 확대 보급, 자전거 도로 확충 같은 더욱 과감한 대책을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상재 기자 lee.sangja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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