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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 전 대법원장 압수수색 영장 기각한 부장판사 사표 내

중앙선데이 2019.01.12 00:39 618호 3면 지면보기
이언학

이언학

검찰이 양승태 전 대법원장을 소환조사하며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 수사에 속도를 내는 가운데 양 전 대법원장과 직간접적으로 관련됐던 판사들이 사의를 밝히고 있다.
 

우리법연구회 출신 이언학 부장
“압수수색 신중” 밝혔다 여론 뭇매
양 전 원장과 일했던 판사도 사의

11일 법원 관계자에 따르면 이언학(52·사법연수원 27기·사진) 서울중앙지법 영장전담 부장판사가 2월 정기인사를 앞두고 최근 사표를 제출했다.
 
지난해 2월부터 영장전담으로 일해 온 이 부장판사는 진보 성향 판사 모임인 우리법연구회 출신이다. 하지만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 수사가 시작되며 양 전 대법원장의 주거지 압수수색 영장 등을 기각해 여론의 뭇매를 맞기도 했다. 지난해 10월 8일 이 부장판사는 양 전 원장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을 기각하며 “주거, 사생활의 비밀 등에 대한 기본권 보장 취지에 따라 압수수색은 신중해야 한다”고 밝혔다. 또 그는 박병대 전 대법관에 대한 구속영장이 청구됐을 때 재배당을 요구하기도 했다. 이 부장판사는 박 전 대법관의 배석판사였다.
 
이 부장판사는 사직 이유에 대해 따로 언급하지 않았다. 하지만 재경지법의 한 판사는 “영장전담판사로서의 부담감은 물론, 자신의 재판 공정성이 의심받는 상황에 큰 스트레스를 느꼈을 것”이라고 전했다.
 
양 전 대법원장 시절 법원행정처 기획총괄심의관을 역임했던 최영락(48·연수원 27기) 대구고법 판사도 최근 사의를 표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2017년 2월부터 지난해 2월까지 1년 동안 법원행정처 기획총괄심의관으로 근무했다. 양 전 대법원장 시절 임명됐다가 김명수 대법원장이 취임하며 재판부로 복귀한 것이다.
 
고법의 한 판사는 “수사와 조사가 최 부장판사를 직접적으로 겨냥하진 않았지만 같이 일했던 사람들이 줄줄이 수사받는 상황이 얼마나 불편하고 참담했겠느나”며 “법원에서 계속 버티기 어려웠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대법원에 사표를 제출해야 하는 공식 기간은 끝났지만, 2월 인사 전 사표를 내는 법관들이 지금보다 더 늘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한 판사는 “사표는 원래 언제고 낼 수 있는 거였는데 대법원이 이번에는 전례 없이 사표 기한을 연장한다고 하는 등 부적절한 해석이 가능한 일을 했다”며 “때가 되고 다른 뜻이 있어 떠나는 법관들이 다수겠지만 현재 진행되는 법원 안팎의 갈등에 염증을 느껴 떠날 결심을 굳힌 법관들도 꽤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후연·박사라 기자 lee.hooy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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