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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화물선 "바다에 사람 빠져" 신고때, 충돌 사실 안알렸다

중앙일보 2019.01.11 18:10
긴박했던 낚싯배 사고 당시 교신과 구조 영상 확인해보니 
 
경남 통영시 욕지도 남쪽 약 80㎞ 떨어진 해상에서 여수선적 9.77t급 낚싯배(무적호)가 전복된 가운데 당시 낚싯배와 충돌한 화물선이 통영 연안 VTS와 나눈 교신 내용이 확인됐다. 또 해경은 이날 수중 구조장면이 담긴 1분짜리 동영상도 공개했다.  
  
11일 통영해경 등에 따르면 파나마 선적 LPG 가스 운반선인 3000t급 화물선은 11일 오전 4시47분쯤 통영 연안VTS에 무적호의 전복 신고를 했다. 당시 교신 내용을 보면 화물선은 “지금 현재 포지션에서 어선 전복 되어서 사람들 익수자 발생했습니다. 본선이 지금 구조하고 있는데 지금 가고 있습니다. 포지션이 33-48.8N, 128-13.6E입니다”고 말했다.
11일 오후 7시쯤 경남 통영항에 입항한 사고 화물선. 해경은 화물선 항해사 등을 상대로 낚싯배와 부딪힌 경위 등을 조사할 계획이다. [사진 통영해경]

11일 오후 7시쯤 경남 통영항에 입항한 사고 화물선. 해경은 화물선 항해사 등을 상대로 낚싯배와 부딪힌 경위 등을 조사할 계획이다. [사진 통영해경]

 
VTS에서 ‘말씀하시는 선박 어디십니까?’라고 묻자 “KOETA입니다 KOETA”라고 자신들의 배 이름을 말했다. VTS에서 ‘전복 선박 바로 옆에 있습니까’라고 묻자 “바로 2케이블(200m) 옆에 있는데 사람들 물에 빠진 거 다 보입니다”고 덧붙였다.  
 
또 VTS에서 ‘선원구조 협조 해주시구요. 전복 선박 선명은 어떻게 됩니까’라고 말하자 “선명이 안보입니다. 불이 다 꺼져 있는 상태고 (바다 위에) 사람들만 보이고 있습니다”고 말했다. 해경 관계자는 “화물선이 낚싯배의 전복 사실은 신고했으나 당시에 자신들의 배와 충돌한 사실은 알리지 않았다”고 말했다.  
 
해경은 이날 사고 직후 뒤집힌 낚싯배 안에 공기층인 에어포켓에 피신해 있던 사람들을 구조하는 장면이 담긴 30초짜리 영상 2개를 공개했다. 영상을 보면 수중 구조요원들이 공기호흡기를 착용시키고 호흡법을 알려주는 장면이 나온다. 그러면서 “자, 천천히, 입으로 숨을 쉬고 코로 불어요 코로, 수경 쓰고 수경 쓰고”라고 말했다. 또 다른 영상에서는 수중 구조 요원들이 “안에 몇 명이에요, 2명? 금방 올 거예요. 여기 나가는데 30초밖에 안 걸리니까”라며 안심시키는 목소리 등이 들리기도 한다. 
 
통영항에 입항한 사고 화물선. [사진 통영해경]

통영항에 입항한 사고 화물선. [사진 통영해경]

이날 무적호 생존자 김모(58)씨 등 2명은 에어포켓에서 수 시간을 버티다 구조됐다. 김씨는 “구명 조끼를 입으라는 소리에 배 밖으로 탈출하려고 절반쯤 나왔는데 물을 두번 마시니까 나가다가는 죽겠다는 생각이 들어 다시 들어와 에어포켓쪽에 있었다”며 “당시 캄캄한 배 안에 사람이 있다고 수십 수백 차례나 벽을 두드리며 구조를 기다렸다”고 긴박했던 순간을 기억했다.  
 
김씨는 또 “매트리스가 많아 그것을 깔고 체온을 유지하며 버틸 수 있었다”며 “3시간 가까이 버틴 것 같았는데 불빛이 보여 이제야 살았구나 싶어 소리를 질렀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오후 7시쯤 낚싯배와 충돌한 화물선이 통영항에 입항했다. 해경은 오후 7시 40분부터 화물선의 한국인 기관사와 외국인 조타사와 1항해사 등을 상대로 사고 경위 등을 조사하고 있다.  
 
부산·통영·인천=황선윤·위성욱·김민욱 기자 w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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