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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경제전문가 "미·중 무역전쟁 언제 끝나냐면.."

중앙일보 2019.01.11 17:17
[사진 중국기업가]

[사진 중국기업가]

중국의 저명한 경제 전문가(+작가) 우샤오보(吴晓波)가 지난해 말 '예견 2019: 국운 70'이라는 연말 토크 콘서트에서 한 연설이 화제다. 2018년을 돌아보고 2019년 일어날 일들을 예측했는데 경제 문외한도 술술 이해할 수 있는 수준이다. 연설 내용을 간단히 추려봤다.
 

10년 지나도 무역전쟁 안 끝날 것
일대일로, 위안화 국제화, 5G가 전장

2018년 중국에서 가장 유명해진 동물 2마리가 있다. 하나는 블랙스완(흑조), 나머지 하나는 회색 코뿔소다. 블랙스완은 예기치 못한 변수를, 회색 코뿔소는 인지하고는 있지만 잊기 쉬운 상시 리스크를 뜻한다.
 
블랙스완의 예로는 미중 무역전쟁, ZTE 사건*, 화웨이 사건*, 암호화폐 버블 붕괴 등이 있겠다. 회색 코뿔소는 부동산 리스크, 지방정부 채무 리스크를 예로 들 수 있다. 여기에 또 하나, 주식시장은 중성(中性) 회색 코뿔소다. 2018년 상하이와 선전 종합주가지수는 각각 25%, 37% 하락했다. 세계 최하위 성적이다. 2018년 블랙스완과 회색 코뿔소가 번갈아 등장하면서 불확실성이 한껏 높아졌다.
 
ZTE 사건: 2018년 4월 중국 2위 통신장비 업체 ZTE가 미국의 대북·대이란 제재를 위반했다는 이유로 7년간 미국 기업들과 거래를 금지당한 사건. 퀄컴 같은 미국 반도체 업체로부터 핵심 부품을 조달해온 ZTE는 큰 위기에 봉착했다. 7월 미국 정부는 ZTE가 벌금과 보증금을 납부하자 제재를 풀어줬다.  
 
화웨이 사건: 2018년 12월 초 멍완저우 화웨이 CFO가 미국의 요청으로 캐나다에서 체포당한 사건. 사유는 이란제재 위반 혐의다. 멍완저우는 80억원대 보석금을 내고 조건부 풀려난 상태. 오는 2월 6일 첫 재판을 앞두고 있다.
[사진 셔터스톡]

[사진 셔터스톡]

가장 큰 화두 - 미중 무역전쟁은 언제 끝날 것인가?
 
미국의 철강 생산량은 1894년 영국을 앞지르더니 1902년에 이르러서는 영국의 산업 생산량을 뛰어넘어 세계 최대 경제대국이 됐다. 이후 116년간 미국은 3차례의 중요한 무역전쟁을 치렀으며 영국, 소련, 일본을 차례차례 무찔렀다. 이젠 중국이 타깃이다. 지난 40년간 중국의 GDP(국내총생산) 성장률은 연평균 약 9.2%를 기록했다. 미국은 3%대 성장을 유지 중이다. 이 속도대로라면 앞으로 12년~15년 뒤에 중국의 GDP가 미국을 넘어서게 된다.  
 
따라서 미중 무역전쟁은 아주 길게 이어질 것이다. 2028년이 돼도 미중 무역전쟁은 끝나지 않을 가능성이 굉장히 높다. 그렇다면 중국과 미국은 특히 어떤 분야에서 피터지게 싸울 것인가? 크게 5개 분야가 있다.
 
1. 중국제조 2025
 
중국굴기의 과정에 필수 요소가 있다면 그것은 제조업이다. 2018년 '메이드 인 차이나' 제품이 전 세계 소비재 생산량의 60%를 차지했다. 비용우위, 규모의 경제 덕이었다. 하지만 문제는 기술과 브랜드가 없다는 것이다. 기술과 브랜드 실력을 끌어올리는 것, 이것이 바로 중국제조 2025의 핵심이다.
 
그간 중국과 미국이 제조업 분야에서 비교적 잘 지내왔던 것은 바로 이러한 장단점이 분명했기 때문이다. 미국이 잘 하는 기술과 브랜드를 중국이 '넘보지' 않았었다. 하지만 이제는 상황이 달라졌다. 아주 치열한 경쟁이 펼쳐질 것이다.
 
2. 일대일로
  
일대일로는 한 마디로 위안화와 인프라 건설 실력을 해외로 수출하고 식량과 광산물을 수입해 주변국과 우호적인 관계를 구축하는 프로젝트다. 일대일로 사업 관련 인구 수는 중국의 2배, 약 28억명이다. 만일 중국이 지난 40년간 키워온 실력을 28억명의 삶과 결부시킨다면 중국 경제는 한 단계 도약할 것이다. 이는 미국이 용납할 수 없는 일이다.
 
3. 위안화 국제화
 
일대일로 사업에서 빠질 수 없는 것이 바로 위안화 국제화다. 카자흐스탄의 원유, 미얀마(버마)의 쌀을 중국이 수입할 때 미국 달러가 아닌 위안화를 쓴다면 달러 패권에 상당한 충격이 갈 것이다.
 
4. 핀테크
 
2017년 중국의 모바일 결제규모는 미국의 50배였다. 중국인이 미국인보다 더 똑똑해서일까? 아니다. 그냥 중국이 미국보다 인구가 훨씬 많기 때문이다.
 
5. 5G 상용화
 
마지막 경쟁분야는 바로 5G(5세대 이동통신)다. 2019년 예비 상용화 단계를 거쳐 2020년 완전 상용화가 될 것이다. 이는 향후 10년은 이어질 기나긴 경쟁이 될 것이다.
[사진 셔터스톡]

[사진 셔터스톡]

중국 부동산 시장은 붕괴할 것인가?
 
2018년 한해 중국 70개 대도시 집값 변화 추이를 보고 놀랐다. 집값이 하락한 도시는 예상 외로 베이징, 상하이, 샤먼 3곳밖에 없었다. 나머지 67개 도시의 집값은 올랐다. 2019년 부동산 시장은 상당히 복잡한 양상으로 흘러갈 것이다. 위안화를 대거 발행하고 소비가 위축되는 상황에서 부동산은 여전히 매력적인 자산이 될 것이다(부동산은 실물자산으로 인플레이션을 헷지할 수 있음). 1분기 부동산 정책이 올해 거시경제를 판단하는 중요한 기준이 될 것이다.
 
[사진 셔터스톡]

[사진 셔터스톡]

2019년 경제 예측
 
이대로라면 상반기 경제도 그다지 낙관적이지 않을 것이다. 그렇다면 하반기는? 불확실성이 너무 커서 선뜻 말하기 어렵다. 그래서 거시경제 전문가 30명에게 거시경제, 자본시장, 미중 무역전쟁에 대한 생각을 물었다.
 
2019년 거시경제  
 
좋을 것이다 - 1명
비슷할 것이다 - 9명
비관적이다 - 18명
판단 불가 - 2명
 
2019년 자본시장
 
활발할 것이다 - 10명
비슷할 것이다 - 10명
얼어붙을 것이다 - 6명
판단 불가 - 4명
 
2019년 미중 무역전쟁
 
격렬한 싸움이 될 것이다 - 10명
누그러질 것이다 - 15명
합의에 이를 것이다 - 1명
판단 불가 - 4명
 
한 마디로 올해 중국 경제는 힘들다고 볼 수 있다. 만약 민영경제에 대한 제도적 지원이 아니라 계속해서 인프라 건설을 통해 경기를 부양하려 한다면 경제 회복은 인플레이션의 방식으로 나타나게 될 것이다. 따라서 올해는 매우 경계해야 할 한 해다. 다만 제조업 분야는 조금 기대가 된다. 2014년 이후부터 중국 공장에선 센서기술, 클라우드컴퓨팅 등 여러 기술을 도입하기 시작했다. 기술 도입으로 얻은 성과는 소비자 맞춤형 제품을 만들어 보다 감성적으로 다가갈 수 있다는 점이다.
 
이밖에 우샤오보는 경제에서 매우 중요한 투자심리가 위축된 것은 민간기업이 힘을 못 쓰고 있기 때문이라고 진단하며 국유기업과 민간기업의 관계를 시대에 맞게 재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래야만 2700만 중국 민영기업이 경제를 이끌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는 지난해 큰 논란이 됐던 국진민퇴(國進民退)를 염두에 둔 발언으로 보인다. 국진민퇴란 국가가 전면에 나서고(국진), 민간기업은 뒤로 물러난다는(민퇴) 뜻이다. 실제로 우샤오보는 지난해 국진민퇴 현상을 공론화한 장본인이기도 하다.
 

차이나랩 이지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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