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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8배 사죄 나선 예천군민들…"군의원 뽑은 우리 잘못"

중앙일보 2019.01.11 16:29
경북 예천군의회 박종철 의원이 11일 오후 경찰 조사를 받기 위해 예천경찰서로 출석하며 기자들의 질문을 받고 있다. 박 의원은 외국 연수 도중 가이드를 폭행해 고발당했다. [연합뉴스]

경북 예천군의회 박종철 의원이 11일 오후 경찰 조사를 받기 위해 예천경찰서로 출석하며 기자들의 질문을 받고 있다. 박 의원은 외국 연수 도중 가이드를 폭행해 고발당했다. [연합뉴스]

미국·캐나다 해외연수에서 가이드를 폭행한 혐의로 고발당한 경북 예천군의회 박종철 부의장이 11일 상해 혐의 피의자 신분으로 경찰에 출석했다. 박 부의장은 출석에 앞서 폭행 동기 등을 묻는 기자에게 "죄송하다. 조사에 성실히 임하겠다"는 말을 되풀이했다.
 
경찰 소환된 박종철 부의장 "죄송하다"는 답변만
박 부의장은 이날 오후 3시쯤 경북 예천경찰서에 SM5 승용차를 타고 나타났다. 조수석에서 내린 그는 "의원직을 사퇴할 의향이 있느냐"고 묻자 "물의를 빚어 죄송하다. 가이드님께도 다시 한번 사죄드리고 국민께도 사죄드린다"고 말했다. 또 "폭행이 일어나기 전 어떤 일이 있었느냐"는 물음엔 "조사에서 답변드리겠다"고 했다.
해외연수 도중 가이드를 폭행해 상해혐의로 입건된 박종철 예천군의원이 11일 오후 경찰 조사를 받기 위해 예천경찰서에 도착해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뉴스1]

해외연수 도중 가이드를 폭행해 상해혐의로 입건된 박종철 예천군의원이 11일 오후 경찰 조사를 받기 위해 예천경찰서에 도착해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뉴스1]

 
또 "주변 지인들에게 '나만 당할 수 없다. 다른 것이 더 있다'는 식으로 말을 했다는데 사실이냐"고 묻는 말에도 답하지 않았다. 
 
다만 "폭행 사실을 인정하느냐"는 질문에는 "예. 인정합니다"라고 했다. "처음에 가이드에게 사과하지 않았다"는 물음엔 한숨을 쉬고 대답을 하지 않았다. "해외연수 경비 문제로도 고발장이 접수됐다"는 지적엔 "들은 바가 없다"고 말했다. 박 부의장은 마지막으로 "죄송하다는 말밖에 드릴 말씀이 없다"고 말한 후 경찰서로 들어갔다.
지난달 12월 23일(현지시각) 캐나다 토론토에서 박종철 예천군의회 의원이 가이드를 폭행하는 장면. [연합뉴스]

지난달 12월 23일(현지시각) 캐나다 토론토에서 박종철 예천군의회 의원이 가이드를 폭행하는 장면. [연합뉴스]

 
경찰은 박 부의장을 상대로 가이드 폭행과 상해 혐의에 대해 조사할 예정이다. 박원식 예천경찰서 수사과장은 "폭행을 당한 가이드에게 답변서를 받아 박 부의장을 소환하게 됐다"며 "조사 시간은 3~4시간 정도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주민들은 "투표 잘못한 우리 잘못"이라며 108배 
앞서 이날 오전 10시30분 예천군민으로 구성된 '예천군의원 전원사퇴추진위원회(이하 사퇴추진위)'와 전국농민회총연맹 예천군농민회는 예천읍 예천상설시장 앞에서 규탄 집회를 열었다. 100여 명의 집회 참가자들은 '군의원 전원 사퇴하라'라고 적힌 현수막과 피켓을 들고 군의원 사과와 자진 사퇴를 촉구했다.
11일 오전 경북 예천군 예천읍 예천상설시장 인근에서 '예천군의원 전원사퇴추진위원회' 회원들이 예천군의원 전원사퇴를 요구하는 집회를 하고 있다. 예천=김정석기자

11일 오전 경북 예천군 예천읍 예천상설시장 인근에서 '예천군의원 전원사퇴추진위원회' 회원들이 예천군의원 전원사퇴를 요구하는 집회를 하고 있다. 예천=김정석기자

11일 오전 경북 예천군 예천읍 한 도로에서 예천군민들이 예천군의원들의 전원 사퇴를 요구하며 예천군의회로 행진하고 있다. 예천=김정석기자

11일 오전 경북 예천군 예천읍 한 도로에서 예천군민들이 예천군의원들의 전원 사퇴를 요구하며 예천군의회로 행진하고 있다. 예천=김정석기자

 
전병동 사퇴추진위원장은 "우리는 지금까지 군의원들이 군민 앞에 사과하고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길 지켜보았으나 아직 책임 있는 조치가 없다"며 "예천군의회는 법적 절차를 밟아 문제가 된 의원들을 제명하고 추악한 해외연수로 입은 출향인과 예천군민들의 정신적 충격을 보상하라"고 주장했다. 사퇴추진위는 군의원 전원이 사퇴할 때까지 집회 등 활동을 계속할 방침이다.
 
집회를 마친 참가자들은 약 2㎞ 떨어진 군의회까지 행진한 후 이형식 군의회 의장에게 '예천군의원 전원사퇴 요구서'를 전달했다. 
11일 오전 경북 예천군 예천읍 예천군의회에서 전병동 예천군의원 전원사퇴추진위원장이 이형식 예천군의회 의장에게 '예천군의원 전원사퇴 요구서'를 전달하고 있다. 예천=김정석기자

11일 오전 경북 예천군 예천읍 예천군의회에서 전병동 예천군의원 전원사퇴추진위원장이 이형식 예천군의회 의장에게 '예천군의원 전원사퇴 요구서'를 전달하고 있다. 예천=김정석기자

11일 오전 경북 예천군 예천읍 예천군의회 이형식 의장이 기자들의 질문을 받자 인상을 찌푸리고 있다. 예천=김정석기자

11일 오전 경북 예천군 예천읍 예천군의회 이형식 의장이 기자들의 질문을 받자 인상을 찌푸리고 있다. 예천=김정석기자

 
일부 군민들은 군의회 앞에서 108배를 하기도 했다. 108배는 예천군의원을 배출한 예천군민으로서 국민에게 사죄하는 의미다. 108배 행사를 주도한 예천군농민회는 "대한민국의 국격을 떨어뜨리고 국제적 망신을 시키면서도 부끄러움을 모르는 군의원을 뽑은 지역민으로서 정말 죄송하다"고 했다. 108배를 하는 모습을 본 일부 주민은 "사고는 군의원들이 쳐 놓고 정작 사과는 군민이 하고 있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11일 오전 경북 예천군 예천읍 예천군의회 앞에서 예천군민들이 '국제적 망신을 일으킨 예천군의원을 뽑아 사죄드린다'며 108배를 하고 있다. 예천=김정석기자

11일 오전 경북 예천군 예천읍 예천군의회 앞에서 예천군민들이 '국제적 망신을 일으킨 예천군의원을 뽑아 사죄드린다'며 108배를 하고 있다. 예천=김정석기자

11일 오전 경북 예천군 예천읍 예천군의회 앞에서 예천군민들이 '국제적 망신을 일으킨 예천군의원을 뽑아 사죄드린다'며 108배를 하고 있다. 예천=김정석기자

11일 오전 경북 예천군 예천읍 예천군의회 앞에서 예천군민들이 '국제적 망신을 일으킨 예천군의원을 뽑아 사죄드린다'며 108배를 하고 있다. 예천=김정석기자

 
한편 예천군의회 박 부의장을 비롯한 의원 9명과 군의회 사무국 직원 5명은 지난달 20일부터 29일까지 7박 10일간 일정으로 미국과 캐나다 해외연수를 떠났다. 연수 나흘째인 12월 23일 박 부의장은 캐나다 토론토에서 이동하던 버스 안에서 가이드를 주먹으로 수차례 때려 다치게 했다. 일부 군의원들이 연수 기간 가이드에게 '여성 접대부가 있는 술집에 데려가 달라'고 요구했다는 의혹도 제기된 상태다. 
 
예천=김정석 기자
kim.jungse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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