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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코 성폭력 없었다"는 조재범···결정적 증거 없다면

중앙일보 2019.01.11 11:42
조재범 전 코치의 혐의. [연합뉴스, 중앙포토]

조재범 전 코치의 혐의. [연합뉴스, 중앙포토]

"결코 그런 일 없다"는 조재범 
전 한국 여자 쇼트트랙 국가대표팀 코치였던 조재범(38)씨가 자신에게 제기된 성폭력 의혹에 대해 강하게 부인하고 있다. 조씨는 상습상해 혐의가 인정돼 지난해 9월 19일부터 수원구치소에 수감 중이다. 1심에서 징역 10월을 선고받고, 현재 항소심을 진행하고 있다. 
 
인신이 자유롭지 못하다 보니 직접 언론이나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에 입장을 전하지 못하는 처지다. 구치소에서 조씨를 접견한 법률대리인은 “조 전 코치가 ‘그런 일이 결코 없다’고 한다”고 말했다. 성추행으로 판단할 수 있는 부적절한 신체접촉 또한 없었다는 게 변호인의 주장이다. 
노태강 문화체육관광부 제2차관이 9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세종대로 정부서울청사 별관에서 빙상 조재범 전 코치 성폭력 행사 관련 브리핑을 갖고 체육계 성폭력 비위 근절을 위한 대책을 발표 후 고개숙여 인사를 하고 있다. [뉴스1]

노태강 문화체육관광부 제2차관이 9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세종대로 정부서울청사 별관에서 빙상 조재범 전 코치 성폭력 행사 관련 브리핑을 갖고 체육계 성폭력 비위 근절을 위한 대책을 발표 후 고개숙여 인사를 하고 있다. [뉴스1]

 
'상해 혐의'와 '성폭력 의혹' 연관성 
하지만 경찰과 검찰의 시각은 다르다. 경찰은 지난달 19일과 이달 초 각각 의혹을 제기한 심석희(22) 선수를 조사했다. 한 차례 더 보강조사도 계획하고 있다. 심 선수는 앞서 지난달 17일 조씨를 아동·청소년의 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강간상해) 혐의로 고소했다. 
 
그동안 조씨는 상습상해 혐의만 받았었다. 하지만 경찰은 고소장 접수 후 조씨가 성폭력 과정에서 위력을 행사했을 수도 있다고 보고 있다. 검찰 역시 당초 오는 14일로 예정된 조씨의 항소심 선고 공판을 미뤄달라고 법원에 요청했다. ‘상해 혐의’와 ‘성폭력 의혹’ 사이에 연관성이 있을 수 있어서다.
2018평창동계올림픽을 앞두고 한국 여자 쇼트트랙 심석희 선수를 폭행해 국가대표팀 코치에서 제명된 조재범 전 코치가 경찰 조사를 위해 경기도 수원시 경기남부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로 출석한 모습. [연합뉴스]

2018평창동계올림픽을 앞두고 한국 여자 쇼트트랙 심석희 선수를 폭행해 국가대표팀 코치에서 제명된 조재범 전 코치가 경찰 조사를 위해 경기도 수원시 경기남부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로 출석한 모습. [연합뉴스]

 
과거 성폭력 의혹 증거 찾기 집중
사건을 수사 중인 경기남부지방경찰청은 자칫 고소인에 대한 2차 피해로 번질 수 있는 민감함 성폭력 사건인 만큼 보안에 신경 쓰는 모습이다. 현재 고소인의 주장을 뒷받침할만한 증거 찾기에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다. 
 
뭐든 증거가 담겼을 만한 휴대 전자기기는 압수해 분석 중이다. 압수품에는 과거 사용했던 수 대의 스마트폰은 물론 외장 하드도 포함됐다. 하지만 현재까지 ‘결정적 증거’는 확보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조씨가 흔히 쓰는 메신저인 카카오톡 외에 추적이 어려운 보안 메신저인 텔레그램을 활용했을 수도 있다고 보고 이 부분도 살펴보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수사가 진행 중인 사안이라 답변하기 곤란하다”고 말했다. 
 
조씨 측은 아직 고소장 내용을 파악하지 못했다. 다만 휴대 전자기기의 비밀번호를 알려주는 등 수사에는 협조적이라고 한다. 일부 언론에서는 조씨가 심 선수를 무고나 명예훼손 등 혐의로 ‘맞고소’할 계획이라고 보도했지만, 조씨 측 변호인은 부인하고 있다. 이 변호인은 중앙일보에 “아직 고소장 확인 전이라 (맞고소 등) 이후 진행사항에 대해서는 아직 결정된 것이 없다”고 말했다.
조재범 코치 성폭력 사건 의혹 관련 진상규명 및 스포츠계 성폭력 문제 재발방지 촉구 기자회견이 열린 10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젊은 빙상인 연맹, 문화 연대 등 시민단체원 들이 발언을 하고 있다. [중앙포토]

조재범 코치 성폭력 사건 의혹 관련 진상규명 및 스포츠계 성폭력 문제 재발방지 촉구 기자회견이 열린 10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젊은 빙상인 연맹, 문화 연대 등 시민단체원 들이 발언을 하고 있다. [중앙포토]

 
'증거' 없다면 치열한 진실공방 예상
지난해 ‘남편의 억울함을 풀어주세요’라는 제목의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 글로 촉발된 대전 곰탕집 성추행 사건의 여파는 컸다. 남녀 갈등 양상으로까지 치달았었다. 각각 다른 목소리를 내는 집회가 동시에 열리기도 할 정도였다. 피고인인 남성을 옹호하는 쪽은 “성추행을 당했다는 피해자의 진술만으로 유죄를 내릴 수 없다”고 주장했지만, 피해자인 여성을 지지하는 쪽은 “일관된 진술은 충분한 증거가 된다”고 반박했다.  
 

조씨 성추행 의혹 사건 역시 증거가 없다면 치열한 진실공방이 벌어질 수 있다고 법조계는 진단한다. 경기중앙변호사회 소속의 한 변호사는 “일종의 ‘미투’(#Me Too·나도당했다)성 사건이긴 하지만 법원 입장에서는 무죄추정의 원칙(판결이 내려지기 전까지 피고인은 무죄라는 원칙) 역시 무시할 수는 없다”며 “본인의 주장을 뒷받침하거나 서로의 주장을 깰 명확한 증거가 없다면 곰탕집 사건처럼 논란이 일어날 수 있다”이라고 말했다.
 
심 선수의 고소 배경을 봐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역시 익명을 요청한 또 다른 변호사는 “지금까지 나온 내용을 보면 심 선수가 조 전 코치로부터 기존 상습상해 건과 관련해 합의요청이 들어오자 고심 끝에 추가고소를 결심했다고 한다”며 “심 선수의 일관적이고 정확한 진술만으로도 증거의 효력이 있다”고 말했다.
 
수원=김민욱 기자 kim.minwo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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