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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인당 둘러본 김정은, 시진핑과 북경반점 2시간 오찬

중앙일보 2019.01.10 00:03 종합 4면 지면보기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4차 ‘생일 방중’ 일정을 마치고 9일 전용 열차 편으로 귀국길에 올랐다.
 

‘생일 방중’ 마치고 열차로 귀국
베이징 1박2일 시진핑과 7시간
동인당, 350년 된 생약 제조업체
제약산업은 북의 중요 외화벌이

7일 평양을 출발한 김 위원장의 이번 방중은 10개월 사이 네 번째다. 그는 자신의 생일인 8일 베이징에 도착한 뒤 1박2일간 머무르며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정상회담 및 식사 등으로 약 7시간을 함께 했다. 신년사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2차 정상회담 의지를 보인 김 위원장이 먼저 중국의 든든한 지지를 확보함으로써 회담장에서의 입지를 다지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김 위원장은 이날 오후 2시쯤 베이징 역에 도착해 전용 열차에 탑승했다. 열차는 2시8분쯤 베이징 역을 출발했으며 10일 오전 중 북·중 국경을 통과해 북한 영내로 들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이 같은 일정은 전용열차 편으로 처음 중국 방문길에 올랐던 지난해 3월의 일정과 흡사하다.
 
김 위원장은 귀국길에 오르기 전 베이징 중심부의 북경반점(베이징 호텔)에 들렀다. 그는 이곳에서 시 주석과 약 2시간 동안 부부동반으로 오찬을 함께 한 것으로 보인다. 1917년 지어진 북경반점은 베이징에서 가장 전통 있는 호텔로 1949년 10월 1일 중화인민공화국 수립 후의 리셉션 등 중요 국가 행사가 열린 유서 깊은 곳이다.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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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위원장은 앞서 두 차례 베이징 방문 시엔 모두 공식 영빈관인 댜오위타이(釣魚臺)에서 시 주석과 오찬을 했다. 베이징 소식통은 “북·중 정상이 북경반점에서 만났다면 아무래도 댜오위타이보다 더 자유스러운 분위기 속에 마음속에 있는 말을 할 수 있는 계기가 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틀간에 걸친 두 정상의 만남에서 정상회담 시간은 8일 오후 1시간가량이었다. 그런데 식사로 만난 시간은 8일 열렸던 만찬만 4시간이었다. 당국에 따르면 현지시간으로 밤 10시30분을 넘겨서야 만찬이 끝났다고 한다. 이 때문에 이번 방중을 놓곤 북·중 관계를 미국 등 국제사회에 과시하기 위한 ‘생일 방중’이었다는 관측이 이어지고 있다.
 
이에 앞서 김 위원장은 이날 오전 전용 차량 편으로 숙소인 댜오위타이를 나와 베이징 외곽 이좡(亦庄)의 경제기술개발구에 있는 동인당 공장에 도착했다. 김 위원장은 공장 시설을 20~30분 정도 시찰했다.
 
김 위원장이 둘러본 동인당은 청나라 강희제 때 약방으로 문을 연 이래 350년의 역사를 이어 온 중국의 대표적 제약 기업이다. 중의학에 바탕을 둔 생약 제조를 위주로 하는 동인당은 중국 전역에 점포를 열고 있으며 외국인 관광객에게도 널리 알려져 있다. 베이징 동인당 공장은 중국 내 일류 제약 생산기지로 중국 고위 관리들도 단골로 시찰하는 곳으로 알려져 있다.
 
김 위원장이 이좡 개발구에 입주한 하이테크 기업들을 제쳐두고 동인당을 방문한 것은 전통 산업을 현대화해 일류 기업으로 자리 잡은 성공 경험을 북한의 경제개발 과정에 활용하기 위한 의도로 풀이된다. 북한 기업들도 한방 의학을 바탕으로 생산한 약품을 중국 등으로 수출하고 있어 북한에 제약산업은 중요한 외화벌이 수단 중의 하나다.
 
김 위원장은 지난해 3월 1차 방중 때에는 중국과학원을 방문해 가상현실(VR) 헤드셋으로 보이는 기기 등을 체험했다. 이어 그해 6월 3차 방중에서는 중국농업과학원과 베이징시 궤도교통지휘센터를 방문했다. 중국은 경제 개발을 독려하고 있는 김 위원장의 관심에 맞는 장소를 골라 시찰할 수 있도록 배려했다.
 
이날 김 위원장의 차량 행렬에는 6대 정도의 버스와 구급차까지 따라붙었고 사이드카 수십대가 호위했다. 동인당 공장에는 김 위원장과 기념 촬영을 염두에 둔 듯 플래카드가 내걸렸고 경찰 수백 명이 삼엄한 경호를 펼쳤다. 
 
베이징=예영준·신경진 특파원 yyjun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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