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갑자기 나타났다 사라진 '고성 명태'가 남긴 수수께끼

중앙일보 2019.01.07 14:56
동해안에서 자취를 감추다시피 한 명태가 최근 강원 고성군 공현진 앞바다에서 잡혀 자원회복에 대한 어민들의 기대감을 높였다. 사진은 지난달 20일 어획된 명태. [고성군 제공]

동해안에서 자취를 감추다시피 한 명태가 최근 강원 고성군 공현진 앞바다에서 잡혀 자원회복에 대한 어민들의 기대감을 높였다. 사진은 지난달 20일 어획된 명태. [고성군 제공]

지난달 하순 강원 고성군 죽왕면 공현진 앞바다에 갑자기 나타났다가 사라진 명태에 대한 의문이 어민과 수산전문가들 사이에서 커지고 있다. 표본을 추출해 유전자 분석을 한 결과 방류했던 치어가 아니라 모두 자연산으로 판명난 데다 그동안 알려졌던 명태 회유 경로가 아닌 공현진 연안에서만 잡혔기 때문이다.
 
7일 고성군과 지역 어민들에 따르면 지난달 18일 공현진 앞바다에서 대구를 잡으려고 쳐놓은 그물에 명태가 어획되기 시작해 연말까지 2만1000여 마리가 잡혔다. 지난해 4월에도 고성 공현진 앞바다에서는 200여 마리의 자연산 명태를 포획하기도 했다. 그러다 지난주 초 40여 마리가 잡힌 후 지금까지 더는 나타나지 않고 있다.
 
멸종위기인 명태가 갑자기 잡히자 어민과 수산전문가들 사이에서는 '명태 살리기 프로젝트' 차원에서 2014년부터 추진된 치어 방류 효과를 본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제기됐다. 그동안 정부는 31만6000여 마리의 치어를 방류했다.
 
하지만 강원도한해성수산자원센터가 어획된 명태 가운데 100마리를 표본 추출해 국립수산자원관리공단에 유전자 분석을 의뢰한 결과 방류된 명태가 아닌 자연산으로 밝혀졌다. 때문에 이 명태가 어디서 왔는지에 대한 궁금증이 증폭되고 있다.
 
북쪽에서 남쪽으로 회유하는 것으로 알려진 명태가 공현진보다 북쪽인 거진이나 대진에서는 잡히지 않은 점도 의문이다. 공현진보다 훨씬 북쪽인 대진이나 거진해역에서 먼저 명태가 잡혀야 하는데 이곳에서는 잡히지 않고 이들 지역 보다 훨씬 남쪽인 공현진에서 잡힌 게 이상하다고 수산전문가들은 설명했다.
 
어민들은 명태가 알려진 회유 경로가 아닌 다른 경로로 공현진 앞바다까지 온 게 아니냐는 추측을 내놨다. 공현진 앞바다 수심 깊은 곳에 정착해 살다가 표층수가 차가워지자 수면 가까이 올라왔다가 잡혔다는 말도 나오고 있다. 여러 추측이 나오는 가운데 수산전문가들은 보다 정확한 내용이 밝혀지기까지 명태 회유 경로와 습성 등 세밀한 조사·연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번에 잡힌 명태가 표본 검사에서 자연산으로 나오자 그동안 방류한 치어의 행방에 대해서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관련 기관들은 유전자 검사를 한 표본은 전체 어획량의 극히 일부분이라며 어획된 명태 가운데는 방류된 명태들도 포함돼 있을 수 있다는 기대를 버리지 않고 있다. 방류된 명태가 잡힌 것은 지금까지 3마리에 불과하다.
 
강원도한해성수산자원센터 관계자는 "지난달 잡힌 2만여 마리 가운데 불과 100마리만 표본 검사를 했을 뿐"이라며 "추가로 확보한 500마리의 표본 검사를 더 진행할 예정인 만큼 결과는 두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김지혜 기자 kim.jihye6@joongang.co.kr
 
공유하기

중앙일보 뉴스레터를 신청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