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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미세먼지 오염 양극화…파란 하늘과 짙은 스모그가 공존

중앙일보 2019.01.07 01:00
지난달 17일 오전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서울 도심에 미세먼지가 가득하다. 두터운 미세먼지층 위에 파란 하늘도 보인다. [연합뉴스]

지난달 17일 오전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서울 도심에 미세먼지가 가득하다. 두터운 미세먼지층 위에 파란 하늘도 보인다. [연합뉴스]

지난해 서울지역 초미세먼지 연평균 농도가 최악을 기록했던 2016년 이후 2년 연속 개선되면서 가장 맑았던 2015년 수준을 회복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입자 크기가 더 큰 미세먼지(PM10)는 1995년 공식 측정을 시작한 이래 가장 낮았다.

지난해 서울 초미세먼지 오염 낮아졌지만 '나쁨' 일수는 그대로

 
하지만 스모그가 심한 날은 줄지 않아 서울의 하늘이 맑은 날과 탁한 날로 나뉘는 '미세먼지 오염의 양극화' 조짐마저 보인다.
 
6일 서울시 대기환경정보 자료를 바탕으로 분석한 결과, 지난해 서울지역의 초미세먼지(PM2.5) 연평균 농도는 ㎥당 23㎍(마이크로그램, 1㎍=100만분의 1g)으로 잠정 집계됐다.
이는 지난 2017년의 25㎍/㎥보다는 8% 정도 개선된 수치다.
 
서울시는 2013년부터 초미세먼지 농도를 제시하고 있는데, 지난 2015년 23㎍/㎥로 개선된 이후 2016년 26㎍/㎥로 다시 악화했다.
지난해 서울의 초미세먼지 농도 23㎍/㎥는 2015년과 함께 체계적인 측정을 시작한 이래 가장 낮은 수치인 셈이다.
 
미세먼지(PM10) 역시 지난해 서울시에서 40㎍/㎥를 기록, 1995년 공식 측정을 시작한 이래 가장 낮았다.
지금까지 PM10 수치가 가장 낮았던 해는 2012년으로 41㎍/㎥를 기록했다.
 
이와 함께 초미세먼지의 24시간 평균치가 15㎍/㎥ 이하인 '좋음' 일수는 2017년 101일에서 지난해 129일로 28%나 늘어났다.
대신 '보통'인 날은 201일에서 174일로 줄었다.
 
특히, 지난해 9월은 30일 가운데 26일이 '좋음'이었다.
덕분에 9월 평균 농도도 관측 이래 가장 낮은 9.6㎍/㎥이었고, 세계보건기구(WHO) 연평균 기준 10㎍/㎥를 충족했다.
지난해 9월 27일 오전 서울 남산 산책로에서 시민들이 파란 하늘을 보며 가을의 정취를 느끼고 있다. [뉴스1]

지난해 9월 27일 오전 서울 남산 산책로에서 시민들이 파란 하늘을 보며 가을의 정취를 느끼고 있다. [뉴스1]

이와 관련 전문가들은 "9월에는 서울뿐만 아니라 전국적으로 초미세먼지 농도가 낮았는데, 평소보다 동풍이 많이 불었고, 높은 고도까지 오염물질 혼합이 잘 이뤄진 덕분”이라고 설명했다.
정부나 지방자치단체의 오염 배출량 줄이기 노력도 있었지만, 날씨 덕을 톡톡히 봤다는 해석이 나오는 이유다.
서쪽 중국의 대기오염이 큰 폭으로 개선된 것도 이유다.

지난 4일 중국 생태환경부 발표에 따르면 베이징의 초미세먼지 평균치는 2017년 58㎍/㎥에서 지난해 51㎍/㎥로 12% 개선됐다.
 지난달 26일 오전 서울 종로 일대가 미세먼지와 안개로 뿌옇다. 이날 오전 서울 종로구 등 10여 개 구의 미세먼지와 초미세먼지 농도는 '나쁨' 수준을 보였다. 지난해 서울에서 '나쁨' 수준을 보인 날은 모두 62일이었다. [연합뉴스]

지난달 26일 오전 서울 종로 일대가 미세먼지와 안개로 뿌옇다. 이날 오전 서울 종로구 등 10여 개 구의 미세먼지와 초미세먼지 농도는 '나쁨' 수준을 보였다. 지난해 서울에서 '나쁨' 수준을 보인 날은 모두 62일이었다. [연합뉴스]

하지만 서울시 미세먼지가 개선됐다고 속단하기는 이르다는 지적도 있다.
동종인 서울시립대 환경공학부 교수는 "과거 서울시가 초미세먼지 개선 목표를 2018년 18㎍/㎥로 삼았다가 슬그머니 후퇴한 사례가 있는데, 최근의 개선은 나빠졌던 것이 원래 추세대로 되돌아온 것으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서울의 공기가 계속 나아질 것인지는 좀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더욱이 지난해 초미세먼지가 24시간 환경기준치 35㎍/㎥를 초과해 '나쁨' 또는 '매우 나쁨'으로 분류된 날수는 총 62일로 2017년 63일에서 하루 62일로 하루 줄어드는 데 그쳤다.
특히 24시간 평균이 75㎍/㎥를 초과해 '매우 나쁨'으로 분류된 날수는 2017년 3일에서 지난해 4일로 오히려 늘었다.
이 때문에 평상시 하늘이 맑은 날과 고농도 미세먼지가 발생하는 날이 극명하게 대비되면서 시민들이 짙은 스모그에 과거보다 더욱 민감하게 반응하게 된다는 설명도 나오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 3월 20일과 21일 서울의 초미세먼지는 7~8㎍/㎥로 '좋음'이었다.
하지만 불과 이틀 뒤 23일에는 50㎍/㎥로, 24일에는 86㎍/㎥, 25일에는 99㎍/㎥까지 치솟으면서 시민들이 큰 불편을 호소했다.
결국, 월요일인 3월 26일 서울 등 수도권에 미세먼지 비상저감 조치까지 발령됐다.
불과 3~4일 사이에 극과 극을 달린 것이다.
 
강찬수 환경전문기자  kang.chans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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